우리 어릴 적에도 이랬다. 그냥 친해서 손 한 번 잡았는데, 등교를 하거나 하굣길에 손잡고 함께 했을 뿐인데 아이들은 놀려댄다. 그러고 보면 화장실에도 늘 누구랑 누구가 사귄다고 쓰인 글귀들을 종종 본 기억이 떠올려진다. 이 책을 읽으니 그 때의 일들이 새삼스럽다. 초등학교 1학년, 정말 모든 것을 새롭게 접해볼 시기이다. 첫 사회생활인 셈이니 이리저리 마음이 부딪히는 일들이 많다. 유치원 다닐 때에는 늘 손잡고 다니던 아이도 입학 후 손을 잡으면 여러 친구들의 놀림이 있을 수도 있다. 그냥 단짝이라서 손을 잡고 다녔을 뿐인데 말이다. 이 책에서 나오는 주인공들의 이름이 참 재미있다. 초등 1학년 ‘환희’와 짝꿍 ‘백두산’이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이 사이좋은 둘이 손을 잡고 하교를 하다 친구의 놀림에 갈등이 시작되는 것이다. 둘이 손을 잡지 않은 후부터 가장 친한 단짝 친구와 사이가 멀어진다. 이 이야기가 좀 더 실감나고 재미있는 이유는 정말 이럴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제 짝꿍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고, 어른들 또한 어릴 적 일들이 떠오르기도 할 거 같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 속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선생님이다. 이 둘의 사이를 너무 잘 알기에 둘이 사이좋게 화해하고, 다시 친해질 수 있도록 나름대로 방법(?)을 취한다. 비록 엄마는 실감나게 환희를 야단치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순수한 마음은 그대로 전해진다. 이제 막 학 생활을 시작하는 초등학교 1학년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재미있게 엿볼 수 있는 동화책이다.
‘일요일 아침 일곱 시’는 무조건 잠을 자는 시간이다. 그런 내가 그런 단잠에 빠져있을 때, 다른 곳에서는, 다른 사람들은, 다른 사물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지 생각해보게 하는 그림책이다. 읽는 이로 하여금 아주 색다른 상상을 불러일으키지만 그 상상의 세계는 지극히 아름답기만 하다. 멀리 있지 않고 아주 가까이, 우리 곁에서 일어나는 상상의 세계이다. 분명히 이런 날이 있다. 평소보다 유난히 일찍 눈이 떠져 멍하니 있던 일요일 아침이 있다. 그냥 깊게 잠을 자두어도 될 것이라 생각되지만 왠지 창밖이 궁금해지기도 한 적이 있다. 그림책이 참 편안하다. 아니 차분한다고 말해두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아마도 ‘일요일’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주려는 것 같다. 하지만 그 편안한 느낌 속에는 자기만의 상상이 숨어있다. 보슬보슬 오는 빗소리에 창문을 열면 밖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일요일 아침, 비오는 소리에 창문을 열어보던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은 정말 상상의 세계이다. 세상 어디 곳 하나도 허투루 바라볼 수 없음을 의미하기도 하는 듯하다. 뭔가 꽉 찬 듯하면서 여백이 느껴지는 그림이다. 차분한 느낌이 들게도 한 그림은 보는 즐거움을 맘껏 누리게 한다. 그 그림을 보는 못지않게 그림이 아주 차분하다. 글을 읽고 있으면 마치 비오는 소리를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차분하다고 해서 아이들이 읽어내지 못한 그림과 글이 아니다. 이 그림책의 가장 큰 매력은 아이의 생각을 지금 이 자리에서 점점 더 넓게 퍼져 나가게 한다는 것이다. 방 안에서 문을 열고 바라본 세상 모든 곳으로 커져간다. 아마도 아이는 이 그림책을 통해 다른 곳에 있는 모든 것들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을 가져보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된다.
학교가 좋다는 말, 정말 아이들에게는 필요한 말이다. 아이들이 집 이외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므로 부모로서 아이들이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면 더없이 기분 좋은 말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의 표지에 있는 아이의 표정이 책 속의 이야기를 짐작하게 한다. 아이들은 자연에 누워 정말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은 전교생 서른아홉명인 하호분교 1년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아니 ‘기록’이라는 그리 거창하게 달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냥 하루하루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일기장이다. 남의 일기장을 허락받고 읽으니 그 또한 재미가 더하기만 하다. 가장 먼저 눈 여겨 본 것은 아이들의 시였다. 그렇게 특별나게 지은 시는 아니다. 하지만 그 시가 오히려 맛스럽다. 자기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놓았으니 군더더기가 없다. 기교 따위는 아예 생각지도 않는다. 그러니 읽는 이로 하여금 아이의 마음을 고스란히 읽어낼 수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모두가 제 할 일을 톡톡히 한다. 그러면서 커나가나 보다. 아마도 이것은 아이들 스스로 자연을 일구고 키워내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자연이 역시 아이들의 밑거름이 되었다. 아니 선생님이며 학교이다. 봄이면 씨를 뿌리고 싹을 틔워서 여름에 무성히 키워 가을에 거둬들이며 겨울이면 다음 봄을 준비하는 텃밭을 보며 아이들은 그렇게 1년을 계획하고 일구고 정리해 나간다. 이곳에서의 선생님은 지도자로서의 역할도 있겠지만 아이들을 그냥 잘 지켜봐주는 것만으로도 그 역할이 특별하다고 할 수 있겠다. 무엇이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신다. 그리고는 그 다음의 역할은 아이들 개개인의 몫이었다. 그러니 그 아이들의 글에는 할 말이 더 많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이 아이들을 정말 자연과 함께 하며 잘 배우고 있다라는 것이다. 도시 아이들이 체험하지 못하는 것들까지 이 아이들은 누리고 있다. 여느 학교에서도 요즘 모둠수업이나 체험수업을 하고는 있다. 하지만 이처럼 늘 자연과 함께 또는 더불어서 하지 못한다. 아이들에게는 자연이 학원이며, 친구이며, 선생님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팝업북을 보면 너무 좋아한다. 책을 펼치면 그 튀어 오르는 그것에 한참을 쳐다보며, 때로는 만져보며 신기해한다. 그렇게 책이라는 것이 즐거운 것이며 친하게 느끼게 한다. 이 책은 팝업북이라는 것 외에도 또 하나의 장점이 있다. 그것은 손가락 인형이 책속에 있다는 것이다. 책 속에 애벌레 인형이 달려있으니 아이가 신기해하며 책에 관심을 가진다. 책을 보며 여러 동물들도 만날 수 있어 어린 아이들에게는 더없이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아이들은 애벌레를 좀처럼 보기 힘들다. 도시에 살아서이기도 하지만 화분을 뒤져도 나오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 이런 책이 좋은 학습이 될 것 같다. 애벌레의 생태도 알 수 있으며 그 주변 환경도 잘 살펴볼 수 있다. 애벌레 꿈틀이가 땅 속에서 나오려다 놀라서 그 구멍 속으로 다시 들어가 버린다. 모두가 애벌레가 무서워하는 동물들이다. 귀여운 애벌레가 땅 속으로 나오려다 다시 들어가는 모습을 각 페이지마다 재미있게 표현되어져 있다. 각 동물들을 잘 살펴보는 것도 자연 공부가 될 것 같다. 아이들은 각 페이지 마다 다양한 장소에서 살고 있는 곤충과 동물들을 발견하는 기쁨도 가져볼 수 있다. 엄마와 같이 곤충과 동물 그리고 식물들을 보면서 그 이름과, 생김새, 그리고 먹이, 각각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다.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책을 통해 재미있는 놀이도 하면서 자연에 대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림책 책 한 권을 통해 여러 재미와 자연공부를 한꺼번에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119는 우리에게 정말 많은 일을 하는 곳이다. 이 책은 아이들이 소방차와 그 소방관들이 하는 일에 대해 재미있게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소방차는 아이들이 정말 좋아한다. 그 강렬한 빨간색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아마도 그 용감한 소방관들에 대한 믿음도 있으리라 생각도 해 본다. 이 책의 작가는 이미 다른 책을 통해 만난 적이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내용들만, 또는 그 그림책 속에서 아이들이 인지하고 익혀야 하는 것들을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었던 그림책들이었다. 이번에도 그런 것들에 벗어나지 않았다. 작가의 개성이 돋보이는 그림책이다. 그림책 작가의 이름을 보지 않아도 이 그림책은 그 작가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리처드 스캐리 특유의 유머와 재치가 있기 때문이다. 이 그림책의 장점은 소방관들과 소방서에서 하는 일을 아주 상세하게 알려주지만 딱딱하지 않게 알려준다. 재미를 더한 그림책이다. 그림을 보다보면 다소 엉뚱한 모습이 많이 나온다. 그것은 아마도 아이들에게 그런 엉뚱함을 통해 정말 알아야 하는 것들을 더 상세하게 알려주려는 의도인 것 같다. 만약 아이들이 보는 정보그림책이 너무 딱딱하기만 하다면 아이들이 더 이상 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그림책은 아이들이 재미와 정보를 함께 얻을 수 있는 그림책이라 생각된다. 그림책 구석구석을 보면 화재경보기의 역할도 알려주고, 평소 보기 힘든 소방서 안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소방차에 있는 여러 도구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지식정보도 알려주지만 맨 마지막에서 보여준 피자를 나눠먹는 모습은 그들에 대한 고마움도 함께 느껴보게 한다. 그림책이 가진 재미를 통해 지식정보를 알게 하는 그림책이라고 해 두면 가장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