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좋다는 말, 정말 아이들에게는 필요한 말이다. 아이들이 집 이외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므로 부모로서 아이들이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면 더없이 기분 좋은 말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의 표지에 있는 아이의 표정이 책 속의 이야기를 짐작하게 한다. 아이들은 자연에 누워 정말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은 전교생 서른아홉명인 하호분교 1년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아니 ‘기록’이라는 그리 거창하게 달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냥 하루하루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일기장이다. 남의 일기장을 허락받고 읽으니 그 또한 재미가 더하기만 하다. 가장 먼저 눈 여겨 본 것은 아이들의 시였다. 그렇게 특별나게 지은 시는 아니다. 하지만 그 시가 오히려 맛스럽다. 자기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놓았으니 군더더기가 없다. 기교 따위는 아예 생각지도 않는다. 그러니 읽는 이로 하여금 아이의 마음을 고스란히 읽어낼 수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모두가 제 할 일을 톡톡히 한다. 그러면서 커나가나 보다. 아마도 이것은 아이들 스스로 자연을 일구고 키워내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자연이 역시 아이들의 밑거름이 되었다. 아니 선생님이며 학교이다. 봄이면 씨를 뿌리고 싹을 틔워서 여름에 무성히 키워 가을에 거둬들이며 겨울이면 다음 봄을 준비하는 텃밭을 보며 아이들은 그렇게 1년을 계획하고 일구고 정리해 나간다. 이곳에서의 선생님은 지도자로서의 역할도 있겠지만 아이들을 그냥 잘 지켜봐주는 것만으로도 그 역할이 특별하다고 할 수 있겠다. 무엇이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신다. 그리고는 그 다음의 역할은 아이들 개개인의 몫이었다. 그러니 그 아이들의 글에는 할 말이 더 많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이 아이들을 정말 자연과 함께 하며 잘 배우고 있다라는 것이다. 도시 아이들이 체험하지 못하는 것들까지 이 아이들은 누리고 있다. 여느 학교에서도 요즘 모둠수업이나 체험수업을 하고는 있다. 하지만 이처럼 늘 자연과 함께 또는 더불어서 하지 못한다. 아이들에게는 자연이 학원이며, 친구이며, 선생님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