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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 - 열두 달 옷 이야기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27
권윤덕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그림책을 보자마자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 마치 우리 어릴 적 옷들을 그대로 보고 있는 듯하기 때문이다. 그때는 정말 이런 옷을 입었고, 이렇게 물려받아 입었다. 언니로부터, 오빠로부터, 형으로부터, 누나로부터 물려받아 가끔 속상하기는 했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다. 당연히 그래야 되는 줄로만 알고 지냈던 그때였다.
그림책을 보면 탄성이 또 한 번 더 나온다. 부록으로 들어있는 종이인형놀이 때문이다. 어릴 때 이런 기억이 다들 있다. 문구점에 파는 종이인형을 사다가 놀이도 하고 솜씨 좋은 아이들은 또 다른 옷을 그리고, 오려서 입히곤 했었다. 어릴 때 그 놀이를 하고 한참을 잊어버렸는데 이 책을 보니 그 기억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그림책 첫 장에는 어릴 때 많이 보았음직한 여러 소품들이 있다. 머리핀이며, 방울이며 단추 등이다.
책 속에는 우리의 어린 날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큰 언니에게서 물려받은 커다란 옷, 물려 줄 남동생이 있기에 남자 옷 같은 옷, 눈싸움을 하여도 추위 따위는 끄덕없는 오리털 파카도 만날 수 있다. 하나하나 그려진 옷들에게는 지금은 잘 볼 수 없는 무늬며 디자인이지만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정겹다.
명절이면 입던 한복, 빨간 댕기며 색동저고리, 복주머니도 있다. 참, 한 번씩 빗어 내리던 참빗도 있다.
아버지의 작은 옷을 줄여 만든 옷도 근사하기만 했다. 아무리 크고, 낡은 옷도 엄마 손만 가면 멋진 옷으로 변한다. 그래서 엄마 손은 특별한 것이다. 발표회 때 드레스가 필요해도 걱정은 필요 없다. 엄마가 은박지로 멋지게 장식을 해주기 때문이다. 지금은 잘 볼 수 없는 부채치마도 있다. 어릴 때 이 치마 한 벌 있으면 동네 멋쟁이였다.
각 페이지마다 있는 옷이며, 신발, 모자, 액세서리 등은 하나도 허투루 볼 수 없다. 우리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모두 담겨있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부터 어른, 아니 할머니, 할아버지도 함께 볼 수 있는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