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과서를 보면 정말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예전에는 교과서를 보고 또 참고서를 보기도 했는데, 요즘 교과서에는 나름대로 알차다. 매년 대학 고득점자들이 하는 말 중 하나가 교과서를 중심으로 하였다는 말을 하곤 했다. 이 책의 시리즈는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이나 또는 글을 좀 더 체계적으로 쓰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읽어두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보게 된다. 먼저 목차를 보니 여러 분야를 잘 다루고 있다. 역사부터 시작해서 사회를 보는 눈과 전반적인 이해, 경제적인 문제도 생각해보게 한다. 또한 그 시대의 문화와 사회는 어떤 관계가 있고, 그 속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해 보게도 한다. 더불어 사는 삶도 생각해 보게 하고, 환경과 자원까지 더듬어보게 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부터 그 질문을 좀 더 구체화시키고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 준다.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게 하도록 하여 토론의 기술도 익히게 하고 그 속에 자신의 사고를 키울 수 있기도 한다. 논술에 대해 걱정하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도 논술에서 다뤄지는 문제들이 결코 우리가 먼 일이 아니기에 한번쯤 읽어두어도 좋을 책이라고 생각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왠지 고기반찬보다는 나물반찬에 된장국이 좋다. 그것을 먹고 나면 속이 정말 편안하다. 어려서는 그렇게 먹기 싫던 반찬들도 크고 나면 그리워진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음식을 좋아하는 것인지, 아님 그 때 그 시간들을 그리워하는 것인지 조금은 헷갈리기도 한다. 이런 봄이면 특히 그렇다. 쌀보다 보리가 더 많이 섞인 밥에 무와 파, 멸치 몇 개만 둥둥 떠 있는 된장국, 봄나물 두어 종류에 몇 년 묵은 짠지 하나만 있어도 그냥 맛나게 먹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이런 게 착한 밥상이라고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글을 읽노라면 책제목처럼 모든 것이 참 착하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시골 밥집 아줌마의 이야기가 참 곰살(?)맞고 따뜻하다. 책을 읽는 것인지 아님 살아가는 이야기, 좋은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정겹다. 이 책을 읽기 전 작가의 대한 이야기를 들을 적이 없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작가의 이력을 읽어보고나 그가 한 일을 들춰보지 않아도 그녀가 어떤 삶을 그리워하고 어떤 미래를 꿈꾸는지 충분히 짐작해볼 수 있다. 책 속에 있는 사진 몇 장들이 꽤 괜찮게 다가온다. 책의 글을 읽기 전에 먼저 사진들을 훑어보기도 했다. 그 사진들을 보는 내내 이런 공간에서 이런 밥상을 받고 나면 어렸을 적 할머니가 해 주시던 소박한 밥상을 받는 듯하기도 하겠다고 생각되었다. 간간히 소개되는 음식들은 그 조리법도 있어 한번쯤 용기 내어 그 음식을 만들어봄직도 하겠다. 작가는 작가의 말의 한 부분에 이렇게 적어놓았다. -저는 할머니가 될 때까지 그렇게 시골사람으로 밥집 아줌마로 신나게 지내고 싶습니다. 자연을 만나 그 곳에 나는 음식으로 밥상을 차려내고 그곳에 만난 사람들과 정겹게 살아가겠다는 꿈이 보이기도 하는 글이다. 책을 읽고 있으면 이 착한 아줌마가 해 주는 착한 밥상을 받으러 그곳으로 한번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생에게 ‘에너지’라는 것을 설명해주려면 나름대로 고민을 한다. 너무 쉽게 설명을 해주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고, 어려운 것이라고 해 두면 알려고 하지 않을까 내심 걱정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에너지라는 것을 그림과 이야기를 한데 묶어 재미있게 알려주고 있다. 책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모두 정보이지만 딱딱하지 않다. 조금 어려운 부분은 그 뜻을 따로 설명하고 있고 그 원리는 이해가 쉽도록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다. 각 페이지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삽화는 재미도 있지만 그 주제를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에너지는 무엇이며, 언제부터 만들어지고 사용되었는지, 그리고 어느 곳에 어떻게 사용되어지고 왜 필요한지 자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어떤 것을 에너지라고 할 수 있는지, 자연의 힘으로 에너지를 만들어야 했던 원시시대에는 어떻게 그 에너지를 이용했는지도 알 수 있다. 그러기에 미래에는 어떤 에너지원이 필요한지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사용되어지고, 어떻게 아끼고 보존해야 하는 것까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한 눈에 보고 이해하도록 한 책이다. 책의 뒷부분에는 이 책에서 배운 것들을 한번쯤 이해하고 갈 수 있도록 퀴즈도 준비해 둔 것이 눈에 뜨인다.
그림책이라 하면 으레 글이 적고 그림이 많은 것을 생각한다. 하지만 이 그림책은 다르다. 오히려 그림보다 글이 더 많다. 하지만 그림을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글을 읽는 내내 뭔가 생각하는 게 있어 좋다. 모두 3편의 동화가 모여 있는 이 그림책은 채만식 선생님의 작품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작가이다. 소설을 쓰신 분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채만식 작가가 쓴 소설 중 어린이가 읽어도 이해하기 쉬운 것 중 모두 3편의 소설을 골라 그림책으로 엮었다. ‘왕치와 소새와 개미와’ 를 읽다보면 언뜻 개미와 베짱이라는 이야기가 떠올려지기도 하지만 끄트머리에서는 그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 이들이 가진 생김새가 왜 그렇게 변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왕치는 머리가 벗겨지고, 소새는 주둥이가 뾰족하게 길어지고, 개미는 허리가 잘록해진다. 아마도 이들은 처음부터 이러지는 않았나보다 그 모습을 살펴보면 그 개성이 잘 드러난다. 왕치는 어리석고 게으르며, 소새는 똑똑하기는 하지만 조금은 얄미운, 개미는 부지런한 사람을 풍자하고 있다 ‘이상한 선생님’은 일제 시대에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고 있다. 박선생님은 자신의 편리하거나 이익만을 위해 강자의 편에 서고 한다. 아이들은 이런 박선생님이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는 이야기이다. ‘쥐들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러 나섰다’ 고양이 때문에 피해를 보는 쥐들이 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것은 정말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모두는 희생을 각오하고 모두 힘을 합해야만 고양이를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이 읽은 동화이기에 자칫 어려울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그것은 나만의 생각이었다. 글의 중간 중간에는 어른들이 쓰는 말이나, 그 시대에 썼던 말, 사투리 등은 따로 적어두는 배려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글들만 익혀도 낱말공부를 하는 느낌도 든다.
“봄이 오면” 이 제목을 보는 순간 무조건 이 그림책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절이 주는 느낌도 있지만 무엇인지 모르게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이었다. 아주 희망적인. 이 그림책만 보고 있으면 마치 봄을 한 아름 안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산에 들에 꽃이 피어 모든 것이 화려하고 풍요롭다. 그 색채마저 따사롭다.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곳에 앉아있으면 누구나 편안한 낮잠에 빠져든다. 그렇게 잠이 들면 행복한 꿈을 꾸게 된다. 봄 낮잠을 자지 않는 것은 없다. 아기에게 책을 읽어주던 엄마도,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있던 아가도 꾸벅꾸벅 잠을 잔다. 마루에 있는 인형들도 잠을 잔다. 마당에 있던 강아지도 잠을 잔다. 햇볕을 쬐던 할아버지는 잠을 자고, 장난감을 타고 놀던 누나도 잠을 잔다. 가겟집 아주머니도 대문 밖에서 잠을 자고, 그 주위를 맴돌던 고양이도 잠을 잔다. 시냇물을 타고 놀던 오리 가족도 잠을 자고, 풀잎 속에 있던 거미도, 생쥐도 잠을 잔다. 나뭇가지 참새도, 구름도 바람도 모두모두 잠을 잔다. 모두가 사르르 사르르르 잠을 잔다. 참 예쁘다. 정말 예쁘다. 봄이 오면 정말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다. 그 역동적인 삶 속에 잠깐 쉬어가는 것이 낮잠이다. 이렇게 봄이 뿌려주는 향기를 맡으면 누구나 한번쯤 이렇게 낮잠을 잔다. 이 책을 보고 있으면 잠을 자지 않는 것은 없다. 인형도 자고, 참새도 잔다. 봄이 뿌려주는 잠가루이다. 이 봄잠에 가장 먼 저 깬 아가의 해맑은 모습이 반갑다. 마치 동요를 부르듯이, 동시를 읽는 듯 책 속의 말들이 정겨운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