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이런 글이 좋다. 가벼운 듯하면서도 작가의 삶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풀어놓은 이런 글이 좋다. 얼마 전 작가가 초등학교 평교사로 정년퇴임을 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기에 그 분이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였을까도 짐작해보았다. 그즈음에 쓴 글이니 아마도 더 많은 이야기가 있으리라. 이 시인의 글을 읽으면 어렵지 않다. 그러나 분명히 그 속에 뭔가 울림이 있다는 것은 안다. 시인과 함께 한 아이들의 시를 읽어도 마찬가지였다. 그 어렵지 않은 글들에서 아이들은 저마다의 말을 끄집어내고 시로 만들어내었다. 참 고슬고슬해서 읽기가 좋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만 섬진강 물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아이들이 재잘대는 소리가 책에서 들리는 듯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가장 크게 들리는 소리가 시인이 사는 진메 마을의 이야기가 더 많다. 그냥 시골이며, 농사를 짓고 있는 줄만 알았던 그곳에 나름대로의 개발이 있나보다. 아마도 시인에게는 그것들이 그리 마음이 아픈가보다. 충분히 이해된다. 지금까지 시인이 낸 책들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섬진강이었다. 그 섬진강 주변에 약간의 개발이 있다면 그 누구보다 그 곳에서 오랜 터를 잡고 있는 시인의 마음이 가장 힘들리라 생각해본다. 글을 읽으니 시인은 참으로 마음이 텁텁했나보다. 가끔씩 비춰진 그의 마음을 글줄마다 진하게 느껴볼 수 있다. 오래된 마을. 왜 시인이 이 말을 제목으로 붙여놓았는지도 책을 읽어야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때로는 새로운 것에 눈을 돌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는 오래된 것이 익숙해서 더 좋은 것이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편리함과 개발이라는 것에 가끔 그것들을 놓아야 한다. 그것에서 오는 어떤 감정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것이다. 역시 김용택 님은 역시 구수하다. 시인은 고향의 구석구석에 담긴 자신의 이야기를 참으로 절절하게도 풀어놓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