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은 주제를 다룬 그림책이다. 그 무게만큼이나 설명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하지만 이 그림책에는 아주 차분히, 그리고 좀 더 의미 있게 다루고 있다. 동물들의 생활을 통해 그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살아가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그런 것들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보여준다. 남을 위해 늘 도움을 주었던 ‘오소리’는 자신이 늙어서 이제 그 때가 온 것을 알아차린다. 그리고는 조금씩 그 ‘이별’을 준비한다. 하지만 그것이 두렵지만은 않다. 그저 예전만큼 몸이 잘 움직여지지 않아서 몸을 두고 떠나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이 그림책을 보면서 특별히 읽어둔 구절이기도 하다. 아니 몇 번을 읽었다. 이 한 문장을. 예전에는 마음대로 뛰어다니던 것도 이제는 할 수 없어 조금은 안타깝지만 그래도 흐뭇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을 만큼 넉넉한 마음을 가진 오소리다. 오소리는 그 날 저녁 아주 특별한 잠을 자면서 긴 터널을 지나간다. 이제는 남은자의 몫이다. 이별을 하였지만 모두는 오소리를 아름답게 기억한다. 그래서 이들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오소리가 무엇을 선물하고 떠났는지를 안다. 그림책을 보다보면 슬프다는 느낌이 들다가도 그래도 아름다운 이별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그림책의 맨 마지막장을 보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뭉클해진다. 이 어려운 주제를 어떻게 풀어가고 있을지 그림책 표지를 보며 궁금해 했지만 역시라는 생각을 하며 마지막장을 넘기게 된다. 더불어 살아가고, 위해서 살아가고, 베풀면서 살아가는 것이 정말 아름다운 삶이라는 것을 알게 하는 그림책이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우리가 어렸을 적에 들었던 ‘해님 달님’ 또는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라는 이야기의 한 마디이다. 이 말은 우리 나라의 옛이야기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올려지는 말이기도 하다. 해님달님은 아주 오랜 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옛이야기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 들었을 때도 새롭듯이 요즘 우리 아이들에게 읽혀줘도 전혀 무리가 없을 만큼 그 이야기에는 가치가 있다. 그 이야기 속에는 우리 민족의 생활도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착한 사람은 하늘이 돌보고 나쁜 일을 하면 이렇게 나쁜 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또한 어머니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에 대해서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무서운 동물이라는 이미지를 깨트리기도 한다. 어리석기만 하다. 그 인물을 아마도 그 시대에 나쁜 일을 하는 사람을 상징하고 있기에 읽는 이로 하여 대리만족도 느껴보게 한다. 이 그림책에서 관심 있게 보아지는 부분은 그림이다. 무섭기만 한 호랑이도 아주 해학적으로 그려졌다. 화려하지 않은 색감을 선택했지만 그 장면마다 감정을 잘 표현하는 그림과 색이 글과 잘 어우러졌다는 느낌이다. 요즘 아이들은 사실 놀이보다 컴퓨터 게임을 더 좋아한다. 그러기에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어떻게 생각할 지 궁금해진다. 하지만 엄마나 할머니가 무릎위에 앉혀놓고 해 주시는 이야기가 어디 컴퓨터게임만 못할까라는 생각을 한다. 그만큼 옛이야기에는 듣는 이로 하여금, 읽는 이로 하여금 푹 빠져들게 하는 뭔지 모를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빠져들면서 옛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스며들듯이 받아들일 것이다. 이 그림책을 아이와 함께 읽어본다면 아마도 해와 달도 무심히 보지 않을 것이며, 사물 하나하나에도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지 나름대로 상상해보는 즐거움도 가져보리라 기대도 해 본다.
요즘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안전한 생활 습관과 사고 대처 능력을 길러주는 일이다. 사실 그 어떤 교육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요즘 그 어느 때보다 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기에 적절하게 나온 그림책이라 생각된다. 이 책은 어린이들의 생활에서 꼭 알아야 하는 것들, 위험한 생활요소들을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그 목차를 살펴보면 정말 상세하게 나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도서와는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그에 대처하는 방법을 아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과 잡지 기사의 형식을 보여주고 있는 이 책에서는 여러 안전 교육 전문가와 어린이들이 함께 모여 회의를 하는 첫 장면부터 아이들에게는 좀 더 중요하게 다가가고 있다. 콜라주 기법, 만화 형식의 그림이 책 읽는 즐거움을 가지게 하면서 여러 동물들이 등장하고 있다. 자칫 너무 무섭게 다가갈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이런 요소를 더해 놓은 배려가 눈에 뜨인다. 이제는 좀 더 섬세한 안전 교육이 필요하다. 그러기에 이 책에 있는 각 인용문들은 무척 중요하게 생각된다. 이럴 때, 이런 일들이 있다면 이렇게 대처하라고 알려준다. 사실 방과 후 학교에 가보면 예전보다 더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러 온 것을 볼 수 있다. 어떠한 방법으로든 아이들은 지켜줘야 한다. 예방 교육도 중요하고 지속적인 관심도 중요하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어른들에게도 꼭 읽어둬야 할 것 같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눠보아야겠다는 것이다. 함께 보면서 아이들과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고 적극적인 예방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그림책이다.
압록강은 흐른다./아이세움논술명작 미륵을 통해 본 것들 필독서나 명작들을 읽을 때면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왜 이리 내용이 딱딱하지?, 좀 더 부드럽게 읽을 수 없을까? 이 책을 읽으니 그런 부담감이 덜하다. 글의 중간 중간에 재미있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그런지 고전 명작이라기보다는 삽화가 곁들인 이야기 같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또한 사진도 곁들어 있어 그 이해도를 높이기도 한다. 작가가 말한 자전적 소설이라는 것에 더욱 믿음을 갖게 한다. ‘책의 표지에 고난은 사람을 더 강하게 만드는 걸까?’라는 글이 있다. 이 글만으로도 이 책의 내용을 조금은 짐작하게 한다. 아마도 이 글의 주인공 미륵이 어린 시절 여러 사건을 겪고 난 후 더 단단해졌던 것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압록강을 건너 상하이를 거쳐 유럽은 간 미륵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단단하게 다듬어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 이야기 속에는 한국의 풍습과 우리네 정서도 느껴볼 수 있다. 우리네 정서를 좀 더 강하게 느껴볼 수 있었던 이유가 그가 건너간 외국, 그곳의 생활과 한 눈에 비교가 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서당에서 한학을 공부하였으나 중학에서 서양식의 교육을 받게 된다. 그러나 건강 때문에 혼자 독학하여 의학 전문학교에 입학한다. 3학년이 되던 해 3.1운동이 일어나 주인공은 항일 운동을 하게 되고 결국 상해로 망명하고, 유럽으로 향한다. 그 후 독일에서 공부를 하게 된다. 이 소설은 1인칭의 소설이다. 1인칭의 소설의 장점은 책 속으로 빠져들기 쉽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책 소개글을 미리 읽어두어서인지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과 작가를 한꺼번에 이해할 수 있는 소설이기도 했다.
우리 어릴 적에도 이랬다. 그냥 친해서 손 한 번 잡았는데, 등교를 하거나 하굣길에 손잡고 함께 했을 뿐인데 아이들은 놀려댄다. 그러고 보면 화장실에도 늘 누구랑 누구가 사귄다고 쓰인 글귀들을 종종 본 기억이 떠올려진다. 이 책을 읽으니 그 때의 일들이 새삼스럽다. 초등학교 1학년, 정말 모든 것을 새롭게 접해볼 시기이다. 첫 사회생활인 셈이니 이리저리 마음이 부딪히는 일들이 많다. 유치원 다닐 때에는 늘 손잡고 다니던 아이도 입학 후 손을 잡으면 여러 친구들의 놀림이 있을 수도 있다. 그냥 단짝이라서 손을 잡고 다녔을 뿐인데 말이다. 이 책에서 나오는 주인공들의 이름이 참 재미있다. 초등 1학년 ‘환희’와 짝꿍 ‘백두산’이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이 사이좋은 둘이 손을 잡고 하교를 하다 친구의 놀림에 갈등이 시작되는 것이다. 둘이 손을 잡지 않은 후부터 가장 친한 단짝 친구와 사이가 멀어진다. 이 이야기가 좀 더 실감나고 재미있는 이유는 정말 이럴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제 짝꿍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고, 어른들 또한 어릴 적 일들이 떠오르기도 할 거 같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 속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선생님이다. 이 둘의 사이를 너무 잘 알기에 둘이 사이좋게 화해하고, 다시 친해질 수 있도록 나름대로 방법(?)을 취한다. 비록 엄마는 실감나게 환희를 야단치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순수한 마음은 그대로 전해진다. 이제 막 학 생활을 시작하는 초등학교 1학년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재미있게 엿볼 수 있는 동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