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스의 탄생 - 튀김옷을 입은 일본근대사
오카다 데쓰 지음, 정순분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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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문화로 근대 역사를 짚는다는 모토에도 불구하고, 

음식문화사보다는 그냥 식품사, 영양사에 더 가까운 듯하다. 

풍부한 역사적, 사회학적 분석과 예증을 기대하면 약간 실망할 지도. 

또한 일본 글쓰기의 특성인지 명제의 반복이 많고, 

저자의 문체 자체도 좀 지루하기도 했다.  

어쨌거나 한국 음식 문화에도 큰 영향을 끼친  

일본의 洋食과 제과제빵의 전래/발생사를 더듬어 볼 수 있는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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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 - 그가 구한 것은 동물원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The Earth)’였다!
로렌스 앤서니 지음, 고상숙 옮김 / 뜨인돌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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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재개발이 이뤄지는 산동네에는  

살림도 제대로 못 챙기고 쫓겨나듯 떠나간 이들만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살았던 개들이 있었다. 

재개발을 위해 거주지를 철거당한 주민들을  '철거민'이라고 하듯이,  

어느 방송사에서는 그런 개들을 '철거개'라고 불렀다. 

철거개의 존재는 우리의 삶이 '인간'과 '인공'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었음을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는 마찬가지로 

도시와 도시민의 삶을 구성하는 요소 속에 

동물원과 동물원의 동물들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전쟁은 삶의 모든 것을 파괴한다. 

전쟁이 파괴하는 것들에 대해 우리는 어떤 상을 가지고 있을까? 

인명 피해나 건축물의 파손, 재산 피해 등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전쟁으로 인류의 찬란한 문화유적이 파괴되기도 하고, 

도서관의 지적 보고가 처참하게 유린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평시에는 콘크리트로 둘러싸여 생명체와 멀어져 버린 인간의 삶을  

조금이나마 윤기있게 해주는 역할로 각광받지만

전시에는 도시의 잉여존재에 불과할 동물원의 동물들. 그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단지 동물원의 동물 구조기만은 아니다.  

전쟁이 바그다드 시민들의 삶을 어떻게 파괴했고, 

그들은 전쟁을 어떻게 겪어내고 있었는지 민간인의 신분으로 생생하게 증언한다. 

로렌스 앤서니는 극단적이거나 전투적인 동물보호 운동가는 아니다. 

사람의 목숨과 생존이 경각에 처한 상황에서 

동물을 구조하는 일의 현실적 어려움과 한계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목격한 것은 동물들만의 참상이 아닌 

동물들과 함께 살았던 사람들이 겪는 고통인 셈이다.  

 

존경스러운 것은 그가 놀랄 만큼의 행동력과 기민한 판단력으로 

결국 동물권 복구에 성공했다는 사실이다.   

그가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은 먹이를 구하고 우리를 청소하는  

가장 원초적이고 단순한 동물원 업무였고, 

그가 마지막까지 심혈을 기울인 것은 지속가능한 동물원의 운영 

-그로 인해 지속가능한 동물원 동물들의 삶-이었다.  

실천과 행정이 조화를 이룬 기가 막힌 프로젝트가 아닌가. 

그가 기본적으로 동물원 개념에 찬성하지 않는 야생동물 보호운동가임에도 불구하고, 

'바그다드 시민을 위한 동물원'이라는 현실적 재건 목표를 설정하고 

미군정과 세계 동물보호단체의 지원을 동시에 이끌어낸 일은 

여러 모로 시사하는 점이 많을 듯 싶다. 

 

물론 이 책은 이라크 전쟁의 대의명분이 과연 옳았는가, 

무엇을 위한 전쟁이었는가와 같은 질문은 없다. 

동물들의 구조 현장에서 피부로 느낀 후세인 정권의 잔혹무도함이랄지

전장에서 만나는 개인들의 행위와 감정이 있을 뿐이다.

아울러 책의 곳곳에는 동물들을 구조하고 먹이는 데에 

도움을 아끼지 않은 미군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동물을 사랑하는 미국인'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가슴이 울컥해졌다. 

그들에게 동물은 보호와 연민의 대상이지만,

언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할지 모르는 이라크의 남녀노소 시민들은 모두 적일 뿐이다. 

 

그저 서로 죽이는 인간들. 

폭격와 파괴의 엄청난 공포 속에서 

동물원의 동물들은 과연 무엇을 보고 느꼈을까? 

우리는 과연 '인간'이라고, '인간답다'라고 말할 수 있는가? 

 

p.s. 구조기 자체도 흥미진진하거니와 번역도 매끄러운 편이어서 

단숨에 읽어내려가는 재미가 있다. 다만 관련 자료 사진이 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저자의 사진도, 동물원 사진도 없어서 그게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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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동경 東京憧憬 - JR을 타고 즐기는 나만의 테마 여행
박용준 외 지음 / 안그라픽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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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기 전에 계획을 짤 때는 읽기 좋다.

교통편(JR 노선)이 한눈에 알아 보기 좋게 나와 있고

지역별로도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보기만 해도 정신이 혼미해지는 여타 가이드북에 비해

디자인이 깔끔한 것이 맘에 들어서 구입했다.

그러나 막상 여행에서 손에 들고 다니며 쓰기에는

현장에서 실용적으로 쓸만한 정보가 매우 부족하다.

노선도가 주요 역명만 표기 되어 있어

가뜩이나 복잡한 노선을 독해하는 데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심지어 책 앞에 소개된 노선도는 일부 틀린 부분까지 있다.

 

지역 약도는 방향 표시도 안 되어 있어 보기가 매우 불편하다.

지역 관광 정보도 쇼핑과 식당 위주로 짜여져 있어

(딱히 차별적인 정보도 없는 것 같다. 여행 사이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정보들이다)

쇼핑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면 사실 무용지물이다.

지역 특성, 지도 이런 기본적인 가이드북 요소들은 전혀 없다.

오로지 노선에 따른 관광 정보를 심플하게 정리한 책이다.

 

제일 아쉬운 것은 현장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여행팁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가령 하코네행 오다큐센을 탈 때는 1-6번 차량에 탑승해야 하고,

7번 이후는 중간에 노선이 분리되어 다른 곳으로 간다든가

우리와 달리 개찰구를 드나드는 식의 낯선 환승 방법 등

막상 여행지에서 부딪치는 당혹스러움에 대한 팁이 전무하다.

현장에서 막상 참고할 게 별로 없는 가이드북이랄까.

그 대신 현장 정보가 빠진 무난한 입문서이기 때문에

시의성이 생명인 여타 가이드북과는 달리 몇년 두고 봐도 괜찮을 법하다.

 

결론적으로 여행을 처음 준비하는 사람에게

도쿄 전체를 개관하고 감을 잡기에 편리한

깔끔하게 정리된 책이다.

 

p.s. 노선도처럼 자주 보는 부분의 제본이 쉽게 떨어져버려 불편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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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 - "선택은 없다! 햇빛 에너지에 열광하라"
강양구 지음 / 프레시안북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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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톰'과 '코난'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이 책의 기획 의도를

희미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는 세대가 있다. 나도 그러하고.

어린 시절 좋아했던 로봇 '아톰'을 움직이는 원자력 에너지에 대해

비판적 인식을 갖게 된 저자가 '개종'한 셈이라고 농을 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아톰의 시대는 원자력을 대안에너지로 삼는 시대이며, 

우리에게 유일한 대안으로 강요되는 시대이다.

그러나 이 책은 묻는다.

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1, 2, 3장) 

우리에게 보다 나은 대안은 진짜 무엇인가? (4, 5, 6, 7, 8장)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9, 10장) 

왜 석유 정점 시대를 준비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하는지

원자력, 수소 에너지가 왜 대안이 될 수 없는지,

태양광, 풍력, 바이오 매스(화석 연료가 아닌 가축의 배설물, 건초, 나무 등을 통칭하는 말) 

에너지가 왜 더 나은 대안인지 조목조목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편견이나 오해도 명쾌하게 해소시켜 준다.

그리고 한국의 에너지 정책의 현주소와 실상에 대한 진단과 문제제기도 빠지지 않는다.

(물론 대단히 절망스럽지만)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에너지인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는

단순히 지속가능한 에너지, 친환경적 에너지일 뿐 아니라

거대자본이 생산과 유통을 장악하는 기존 에너지와 달리

지역에서 순환시킬 수 있어 지역을 살리고 알자리를 창출하는 에너지라는 점에서

정치, 경제적으로도 정의롭다는 사실이 무척 고무적이었다.

 

저자의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책은 주제와 관련하여 선별된 지식, 정보를 네트워킹하는

에너지 문제의 훌륭한 보고서이자 입문서이다.

게다가 전혀 가치중립적이지 않고(!) 친환경과 공동체주의라는 일관적 관점을 명백하게 취하여

과학기술 저널리즘의 공익적 가치가 무엇일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그동안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게 되는 에너지 관련 언론 보도들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부정확했는가를 알면 화가 날 지경이다.

매장마다 정보와 주장을 소개하고 당신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묻고 있지만

사실 저자의 주관은 확고하다. 표지에 나와 있듯 "선택은 없다. 햇빛 에너지에 열광하라"!

이 책을 읽고 나면, 태양과 바람의 에너지로 전환한 '코난의 시대'를 준비하는 것이

얼마나 자유롭고 즐거운 상상과 실험의 과정일까 기대감에 부풀게 된다.

실제로 독일 윤데의 기적이나 보봉 포럼의 생태마을 사례에 이르면

가벼운 흥분감마저 드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환한 노란 바탕에 커다란 태양을 담은 표지가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짬짬이 독서를 위해 이 책을 집어들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곤 했다.

맞다. '코난의 시대'는 그렇게 즐겁게 만들어가야 한다. 

 

각 장마다 독립적 주제이고 그 자체로 완결성이 있어 저자가 밝힌대로 발췌독이 가능하다.

각 장은 주제와 관련하여 저자가 취재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현재 실태나 상황이 정리되어 있는 본문과

주요한 쟁점과 대립되는 주장들을 소개하는 <깊이 읽기>,

저자의 문제의식을 제시하며 독자의 고민과 판단을 요구하는 <생각하기>,

해당 주제에 관한 저자의 추천 도서를 소개하는 <읽을거리>로

쉬우면서도 비교적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지만,

가끔씩 <깊이 읽기>와 <생각하기>의 경계가 모호할 때도 있다.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좋겠지만, 언뜻 스쳐지나가는 주제들이 지니는 중량감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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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3 14: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24 0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26 00: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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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8 17: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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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추억 - 그의 141구는 아직도 내 마음을 날고 있다
김은식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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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았다. 읽은 건 남편이다.

남편은 "프로야구 키드"에 해당하며, 저자인 김은식씨와 같은 73년생이다.

야구에 일희일비하며, 매년 봄 개막 시즌마다 흥분의 도가니에 빠지는 남자다.

그는 밤마다 잠들기 전, 이 책을 아껴가며 읽었고,

자신이 기억하는 풍경들과 장면들과 이야기들을

야구의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불러내준 이 책에 푹 빠져버렸다.

아마도 조금은 감격에 겨운듯이 보였다.

지금과 달리 80년대 프로야구는 예측불허와 드라마가 있었다고 한다.

프로야구 시스템이 제대로 자리잡기 전에나 가능했던 반전들과 다크호스들 덕분인 셈이다.

하지만 영웅들만 있었던 건 아니다.

오히려 혜성처럼 나타났으나 어느 틈엔가 대중들의 시선에서 멀어져간 무수한 선수들...

또 스타는 아니었지만 묵묵히 자기몫을 다한 선수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과거들을 잘 짚어내고 있는  것 같다.

논술강사라는 저자의 필력 또한 이 책을 읽는 커다란 즐거움이라고 한다.

야구에 일희일비한다고 맨날 구박했는데, 나도 이 책 읽고 프로야구 키드를 이해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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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2-19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프로야구 개막 카운트다운에 해가 뜨고 지는 2월입니다!
야구 관련 도서를 즐겨 읽으시는 분들을 찾아다니다 들어왔습니다.:)
찌질하고 부조리한 삶은 이제 모두 삼진 아웃! 국내최초의 문인야구단 구인회에서 우익수로 뛰고 있는 박상 작가가 야구장편소설 <말이 되냐>로 야구무한애정선언을 시도합니다.
야구 소설도 읽고, 야구 경기도 보고, 소설가가 시구까지 하는 야빠 대동단결 이벤트에 참여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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