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운배라는 제목에서 내용은 알수 없었지만 왠지 세월호가 생각나는 제목이다
1부에서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 조선소에서 진수식까지 끝낸 2002호배가 어느날 쓰러져 누워버렸다
그 누운배를 상대로 보험회사와 손해사정인과의 협상과정과
회장님의 의지에 따라 누운배를 일으키려는 과정에서의 조선소 내 회사 직원들의 감정과 상황이 세밀하게 그려져 있다
2부에서는 채권단에서 선임한 황사장의 혁신운동으로 인해
그동안 관행적으로 행하여진 일들의 문제점들이 드러나게되고....
회장파 이사들과 황사장과의 보이지 않는 다툼으로 회사 여기 저기에서
마찰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2년동안 누운배를 힘들게 일으키지만 그 배는 이미 회상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있다
주인공인 문대리는 바람풍이라고 하는 자들은 나가고 바담풍이라고 하는 자들이 승승장구하는 회사에 희망이 없음을 보고 퇴사한후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글을 쓰기로 한다
나는 사장님의 지시 사항 때문에 연락했다고 바로 묻지 않았다. 바쁘실 테지만 조간 회의에서 나온 지시 사항을 사장님께 보고해야 하는데 실제 상황이 어떠한지 확인하려고 전화드렸습니다. 하고 물었다. 어떻게 할 건지 묻는 대신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하고 물었고 언제까지 할 건지 묻는 대신 예상 기한은 어는 정도 걸릴 거라고 보십니까, 하고 물었다. 또 황 사장이 지시한 내용만 묻지 않고 담당자, 실무자로서 생각하는 문제점과 어려움, 다른 부서의 협조는 필요 없는지, 그 사람이 회의 시간에 말하지 못한 것은 없는지도 물어봤고 그것을 오해가 없게, 현장 사람들이 흔히 하는 거친 말을 다듬고 정리해 전체 맥락과 진의에 맞게 덧붙였다. 황 사장의 지시를 이행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명종처럼 일깨워주고 그 이행을 확인하는것이 내 일이라는 점을 대화 속에서 분명히 했다. 그것이 사실이기도 했다.
황 사장은 상상할 줄 알았다. 혁신이라는 말을 알듯 상상이라는 말도 알았다. 임원들에게 없던 그 그림이 황 사장의 머릿속에는 있었고 그것도 세부까지 묘사하고 교정한, 아주 상세한 것인 듯했다
권부사장은 조간 회릐를 비롯해 주요 회의를 주관했다. 각 부서에서 올라온 의제를 신중히 분석하고 적절하게 판단했지만 올바르게 결정할 수는 없었다. 권 부사장은 황 사장처럼 사람들을 몰아붙이지 않았고 궁지로 내몰리지 않은 사람들은 문제 속의 문제, 문제의 뿌리까지 꺼내 보이지 않았다. 문제의 뿌리를 캐내지 못했으므로 대안과 대책은 합의에 그쳤고 합의였기 때문에 책임은 한 사람의것이 아니었다. 책임이 모든 사람에게 있었으므로 어느 한 사람도 책임질 필요가 없었고 책임질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이 아니었다. 문제는 다른 문제로 모습을 바꾸며 다시 예전처럼 묻히고 덮였으며 그 위로 다른 문제들이 또 쌓였다
앞서간 사람들은 각자 이정표였다. 그만큼 갔다는 것일 뿐 그곳이 끝이라는 뜻도 그 길로만 갈 수 이싸는 뜻도 아니었다. 꿈이나 이상은 인생이 주는 것, 젊음이 주는 것이다. 가능서잉 사그라지고 살아 갈 날보다 더 많은 과거들이 자신의 뒤로 퇴적하면 꿈은 가벼워지고 옅어지며 이윽고 공기처럼 보이지 않게 된다. 자신이라는 지렛대는 꿈과 이상 대신 안정과 평안을 드는 데 쓰이고, 그러다 나중에는 이전 팀장이 말한 것처럼 그것들을 움켜쥐기 위한 세력을 차지하는 데만 골몰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나쁜 일일까? 좋고 나쁜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조차 아니었다. 그저 그렇게 되는 것뿐이었다.
나는 바담 풍 해도 너는 바람 풍 하라는 말이 있다. 최 부장은 그 말이 예전에는 가소롭게만 들렸는데, 그 나이쯤 되니 다르게 들린다고 말했다. "그건 나이 든 사람이 젊은 사람한테 하는 소린 거야. 나는 바담 풍이라고밖에 못 하지만 바람 풍은 바람 풍이 맞으니 너는 바람 풍이라고 해라. 이런 얘기지. 나이가 들면 이리저리 치이고 붙들리니까. 바람 풍인 걸 알아도 바담 풍. 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일이 생기니까. 그러쟎으면 안 꼬일 일도 꼬여버리거든" 이미 숱하디숱하게 겪고 본 일이었다. 나 역시 바람 풍을 바담 풍이ㅏ고 여겼다. 바람 풍이 아니라 바담 풍인 줄 알았다. 배가 누웠는데도 눕지 않은 것처럼 회사는 돌아갔다. 회사 생활이 그런 것이고 그것이 당연하고 유일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황 사장이 와서 바람 풍이 바람풍이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