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음식으로 유명한 선재 스님이 들려주는 자연과 음식,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음식은 삶이며 생명이다. 내가 아프거나 삶이 안 풀린땐 요즘 무엇을 어떻게 먹고 있는지 질문하고 답해보라고 하신다.
생명을 위해 살면서도 우린 음식에 대해 바쁘다는 핑계로 너무 소홀하게 생각하며 귀찮아 한다
또한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 다니며 과식하는데 선재 스님은 몸에 좋은 음식을 먹기보다 몸에 나쁜 음식을 먹지 않으려고 노력하라고 하신다.
계절에 따라 먹으면 좋은 음식 재료와 만드는 방법까지 소개되어 있어
생각날때마다 다시 펼쳐보며 읽어보려고 한다
내 생명이 소중한 만큼 생명과 같은 음식을 만들어주는 재료들도 귀하게 여기고 그 재료를 키우는 자연도 내 생명만큼 귀하게 여기며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한다고 하신다
음식은 한마디로 바로 삶입니다. 집안에 어려운 일이 있거나 몸이 아파서, 일이 안 돼서 상담을 하러 온 이들에게 부처님을 먼저 이렇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 무엇을 먹고 살고 있는지만 살펴도 고민의 해결점을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음식은 우리의 삶과 사상, 몸과 마음의 근본입니다. 음식이 넘쳐나는 시대, 그럼에도 몸이 아프고 마음이 병든 사람들이 늘어가는 지금, 음식에 대한 생각만 바로가진다면 그 많은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입니다.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어떤 음식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먹고, 어떤 삶을 살아갈지가 목표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음식은 곧 삶의 문제입니다. 어떻게 살아가느냐는 삶의 방식과 직결됨을 알야야 합니다.
정무 스님은 효도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셨습니다. 효도에는 세가지가 있는데, 하품은 맛있는 음식과 옷을 부모에게 대접하는 것이요. 중품은 부모 마음을 편안하게 해드리는 것, 그리고 상품은 부모에게 불법을 전하여 집착과 윤회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얻게 해드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음식을 만드는 이들은 보살이다. 보살은 다른 사람을 구제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구제‘라는 표현은 ‘나‘보다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다. 보살은 4가지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자 비 희 사, 사무량심이다. 내가 가진 것을 베푸는 마음, 다른 사람의 슬픔을 나누는 마음, 남이 잘되었을 때 함께 기뻐하는 마음, 이기심을 버리는 마음이다. 먹는 이를 생각하며 정성으로 만든 음식에는 사무량심이 깃들어 있다
그러나 음식의 진정한 완성은 만드는 사람만이 아니라 그 음식을 먹는 이들의 마음에도 달려있다. 음식에 깃든 정성을 알고 단지 혀로만 먹지 않고 마음으로 헤아려 고마운 마음으로 먹는 것, 그리고 그 음식을 먹고 ‘훌륭한‘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것, 바로 그것이 ‘음식‘의 완성이다
사찰음식의 궁극적 목표는 나와 남이 둘이 아니라는 ‘자타불이‘의 진리를 스스로 깨우치도록 돕는 데 있다. 세상의 모든 만물은 나와 하나이다. 물도 공기도 나와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물과 공기와 흙의 기운으로 만들어졌으니, 그것들이 병들면 나도 아픈 것이 있고 저것이 있다는 불교의 연기법을 깨닫게 되면서 차츰 건강한 마음을 갖기에 이른다. 이를 통해 자기 삶이 바뀌고 가족과 이웃, 주위 사람들마저 변하게 만든다. 한 사람의 자각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니, 이 또한 연기가 아니고 무엇이랴
나를 찾아온 병은 나와 인연이 있어서다. 인연은 인과다. 하나의 원인이 아니라 수많은 것들이 얽히고설켜 사건이 일어난다. 병도 한가지 이유가 아니라 수많은 요인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내 몸 안에서 만들어지는 어떤 변화이다. 그래서 병에 걸렸을 때 누구 탓을 한다거나 무엇 때문이라고 단정하며 원망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세상 모든 것이 마찬가지다. 우주 만물은 서로 끝없이 영향을 주고 받는다. 오늘 나에게 일어난 행운이 꼭 내가 잘해서만도아니며 불행 역시 반드시 내가 잘못 산 결과가 아니다. 우리는 모든것이 여결되어 있는 인드라망의 그물 속에 있을 뿐이다. 그 속에서 나에게 일어난 일들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삶의 태도를 만들어가는 일,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목적은 그것이다
발우공양에는 세상의 도가 모두 들어 있다. 올바른 수행자들이 하나의 발우에 담긴 것으로도 만족하고 충분함을 느끼듯, 우리도 하루하루 주어진 일상에 감사하는 삶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 욕심은 늘 모자라다 느끼는 마음이고, 행복은 이것으로도 충분하다는 마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발우공양의 의미를 오늘 나의 밥상에서 되새겨보자
우리 몸과 자연은 하나로 이어여 있다. 제철의 곡식과 채소들은 우리 몸을 끌어당긴다. 먹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ㅏㄷ. 그러나 더위가 누그러지고 바람이 선선해지면 그 음식을 멀리 하게 된다. 그토록 간절하던 콩국수가 어느 날 갑자기 먹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져버린다. 계절에 따른 음식을 먹어야 몸은 그 계절에 적응한다. 오이가 여름에는 약이지만, 냉한 성질이기 때문에 다른 계절에 먹으면 해로울 수도 있다. 오이를 제철이 지난 다음에 먹어야 한다면 고추장이나 고춧가루를 버무려 먹어야 한다. 냉한 음식을그대로 먹기보다 고추장으로 보완한 음식으로 먹는 것이다
사찰음식은 오신채는 물론 인공 조미료를 쓰지 않는다. 요즘 많은 이들이 건강을 생각해 유기농 채소를 구입해 먹지만, 정작 조미료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음식에 들어가는 양이 적어서도. 싱싱한 유기농 채소 위에 첨가제가 들어간 소스를 듬북 뿌려 먹기도 한다. 화학 조미료, 인공 첨가제나 조제 소스를 넣어 요리한다면 아무리 재로가 좋아도 소용 없다. 부처님 말씀에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다는 말이 있다. 요리에 적용한다면 재료의 자연스러운 맛을 허물지 않고 돋워주는 조미료를 잘 쓰는 데 있지 않을까. 사찰에서는 조미료라 하지 않고 양념이라 한다. 조미료의 조미는 맛을 도와준다는 의미이지만, 양념은 약이 되는 맛을 더해준다는 뜻이 담겨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