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유석 판사의 재미있는 사례를 소설로 읽었다. 사이사이 자신의 생각을 수필로 담는 서비스까지 알찬 책이다. 박차오름 중학생, 임바른 선배 소년, 한세상 고시생이 도서관에서 자리다툼으로 시작해서 픽션처럼 중앙지법 44부에 우배석 임바른, 좌배석 박차오름, 재판장 한세상 주장판사로 얽혀 이뤄지는 얘기는 흥미진진하다. 조용하면서도 할말 다하는 임바른, 세파에 찌들어도 초심이 살아있는 한세상, 열혈분자 박차오름이 판사의 재판과정의 고뇌와 그 한계를 진솔하게 보여준다. 전관예우라는 핫한 주제까지 미스 함무라비는 바벨론 시대 약자조차도 상대에게 상당한 부분을 넘어서는 횡포를 당하지 않은 것처럼 우리 시대에도 약자가 법에 의지하여 보호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든든하게 서 있어야겠다
김민식 PD의 어떻게해야 영어에 친숙하고 실력이 나아질까? 그 비결은 상황과 그에 따른 말들을 통째로 외우는 것이었다. 그런 부분에서 특정 상황과 대화를 엮은 이 책이 유용할거라 생각된다. 100개의 대화 패키지를 충분히 익혀야겠다.
수련으로 배철현 교수의 책을 세번째 맞이한다. 수메르어 비롯하여 히브리어 그리스어 등 고대 언어를 통해 진정한 나의 고유성을 발견하고 단련해가는 과정은 오히려 새롭게 빛난다. 자신을 별과 같이 인식하고 그 의미를 아침에 좌정하고 기도하면서부터 쓸데없는 군더더기를 떼어내는 것을 시작으로 하나하나 찾아가는 과정은 뜻깊다. 세파에 흔들리고 답이 없어보이는 답답함 속에 다시금 침묵으로 심연을 바라보게 하는 지혜를 준다. 달과 같은 패기있는 삶, 비움과 채움 그리고 정진하는 길을 걷고 싶다.
임성순 작가의 책을 처음 접했다. 참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었다. 중년의 대기업 부장, 그리고 기러기아빠라는 극히 제한적인 영역을 차지한 사람이 전립선염을 앓고 그 부위에 마사지를 받으며 이후 자가치료를 위해 아네로스라는 기구를 사용하는 스토리는 독특하다. 차크라 요가의 언어로 설명되는 유한자가 전체를 경험하는 일치감을 주인공은 국부에서부터 정수리가 열리는 경험으로 느낀다. 이 소설에서 드라이 오르가즘과 그 상태의 깨달음이 주는 충만 후 모든 것이 무상하고 사소하게 보이며 행복에 젖은 것도 보인다. 말미에 건강보험공단의 가족서비스로 남편을 찾아 갑자기 나타난 가족의 등장이 단편같은 반전의 인상을 준다.
의사이자 사회역학을 연구하는 김승섭 교수의 책이다. 이 책을 보면서 고통이 오게 된 사회환경에 대한 이해, 공동체의 건강함이 개인의 안녕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미국의 이탈리아 이민자 마을 로제토에서 니스코 신부의 헌신으로 단단한 전통문화가 생동하는 조직으로 만들어졌을때 심장병 유병률이 훨씬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총기소지가 그로인한 사망률을 월등하게 높이는 것을, HIV/AIDS가 만성질환으로 바뀌었지만 그에 대한 부정확한 이해로 오히려 질환이 확산되는 것, 동성애가 정신질환에서 완전히 제외된 1974년에서 45년이 지났지만 배제하고 혐오하는 가운데 소수자의 인권이 무너지고 사회도 그만한 손실을 입게됨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150여명의 사망이후 여전히 사전주의 원칙에 따라 개발자에게 신물질의 독성을 규명하는 의무를 경제성장이데올로기로 그 범위에 있어 그 정도에 있어 여전히 완화된 기준은 문제로 보여진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 고통의 사회적 의미가 정확히 해석되고 정책적으로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