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윤경 작가의 두번째 성장소설을 읽었다. 자신의 말처럼 “나의 아름다운 정원”에 동구가 희생적 캐릭터였다면 “설이” 속에 나오는 윤설과 곽시현은 반항적 또는 주체적 자아를 보여준다. 인생이 똑부러진 답이 없듯이 설이는 두 번의 파양을 겪고서도 양육모인 김은숙과 다시한번의 삶을 이어간다. 사립학교로 전학 가고 이어 괴롭힘을 당하면서 곽시현이 친 사고의 결과로 부 곽은태 청소년과의사의 집에서의 경험은 조기교육의 폐해와 그 속에 사는 아이들의 고통을 보여준다. 가난함과 멸시의 환경과 부러움의 공간을 모두 아우르고서 자신의 존재의 시작을 모두 알고서 그로부터 과거와 화해하게 된다. 인생은 거짓과 진실, 그리고 생존의 이유를 가진다.
한동일 신부님의 로마법 수업을 들었다. 라틴어 수업, 그래도 꿈꿀 권리에 이어 세번째 책을 만난 것이다. 신부님이 과연 변호사님이시구나 하는 말을 하게 된다. 약자가 보호받는 세상을 바라며 모든 법의 기초가 될 로마법의 정신을 보여주며 현재의 법질서와 대화하는 공간이 이 책이 아닐까한다. 식상한 법에 대한 이야기를 천년을 건너 뛰면서 새롭게 법이 왜 필요하고 서 있어야 하는지, 어떤 상으로 세워져야하는지를 고민하게 했다.
내가 한 것에 대해 그 여파가 어디에 어떻게 미치는지 알 도리가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미처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주인공 석균이가 자신이 한 추리의 결과가 틀리고 그로인해 정신적 피해를 본 친구에 대한 기억으로 초등학교를 마치면서 친구관계가 틀어졌다. 이후 좋은 관계 속의 엄마마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자 은둔형 아이로 변해 버렸다. 어둠의 터널을 나오기까지 숙련된 은퇴간호사와의 만남은 소설의 중심을 잡고 변화를 이끌었다. 확정적 답을 알고 있다기보다 행여나하는 마음으로 부족함을 채우려다보면 구멍나고 헤어진 곳 섭섭한 부분을 찾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사회복지직 공무원으로 잘 아는 지인이 글쓰기에 도움을 주려고 선물해 준 책으로 정수현의 글쓰기를 접했다. 따뜻한 사회복지사가 행복한 사회복지사의 지향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 김동찬 선생의 철암도서관 운영, 거창의 월평빌라, 저자 자신의 김제복지관 마을김장담그기가 기억에 새롭다. 또 하나의 새로운 발견은 공유가치를 지향하는 푸른복지 출판사의 가치다. 널리 인세보다 수익을 재투자하며 재생용지를 쓰면서 최대한 좋은 글을 보급하려는 마음이 귀하다.
당년 13세 소년 전이수가 동생의 글을 말미에 조금 보태 낸 책이다. 이보다 더 순순하고 맑은 책을 만날 수 있을까! 동심의 눈으로 본 세상은 바닥에 고여있는 진실을 퍼 올린다. 각종 이해와 욕심으로 일그러진 세상의 눈이 아니라 본질을 성찰하게 한다. 반면 작은 장난거리라도 찾아 조롱을 일삼는 모습도 보여준다. 어리다는 것은 그러기에 더 본능에 충실한 것인지고 모른다. 말 실수에 대해 아파하는 마음과 쓸어담을 수 없다는 반성 속에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들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참 편안한 글을 만났다. 힐링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