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처럼 성해나의 글은 담백하게 현실에 맞닿아 있다. 소외되고 또는 주변부의 작은 사람들의 일상을 비춰주고 있다. 그들 각자가 연대하고 소통하며 삶의 질곡에서도 행복을 퍼올린다. 빛을 걷어도 어둠이 아닌 빛이 나오듯이 이 세계는 여전히 긍정의 순수함의 힘들이 살아있다.
성해나의 소설집을 처음 읽었다. 배우 박정민이 넷플릭스보다 더 재미있다고 했다고. 관성적 예상을 깨고 사람들의 감정과 인간의 존재적 가치를 드러내는 글이 아닐까한다. 혼모노, 진짜의 가치는 접신한 신의 힘보다 굿에 임하는 무당의 직업의식이었을까, 다시금 생각할 수 있었다.
멜라닌, 혐오와 차별을 이기고 블루멜라인들의 네트워크를 지향하는 재일, 제이의 삶을 하승민 작가는 보여준다.
도선우 작가의 재밌는 소설이다. 옴니버스 형태로도 느껴지는데, 신의 대리인 도가비가 계속 이직하던 민웅과 각종 사고에 얽혀 한강 투신을 고민하는 중호, 인생의 무의미함에 거제도에서 생을 마감하려던 미호에게 개입하는 서사이다. 도가비가 그의 부하 도가희와 함께 민웅에게 소품과 공간 이야기로 새로운 삶을 선사했다. 중호에게는 부친 오상식 소방대원의 미담을 살려, 아버지의 치유와 본인의 사기당함도 해결해 준다. 미호에게도 딸과 남편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고 인생상담역으로서의 소명을 깨닫게 하였다. 무엇이 진실인지 알지 못하고 오해해서 사는 삶에서 하나하나 생을 온전한 눈으로 바라보면 계기를 이 소설을 통해 반추하게 된다.
문미순 작가의 돌봄과 가난을 둘러싼 서사를 담은 소설이다. 명주는 화상으로 노동이 힘들어진 가운데 엄마에 대한 돌봄을 떠 안는다. 준성은 고3의 나이에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돌보게 된다. 돌봄의 시간은 경제활동의 제약과 사회적 관계를 끊어 놓는다. 그 과정은 곧 가난의 굴레를 만들고 헤어날 수 없는 바닥으로 이끌어간다. 명주는 절망의 순간에서 목숨을 다시 돌리며 새로운 전망을 가진다. 생존이라는 이유로 도덕을 넘어서고 자신의 기반을 총동원하여 오르막으로 올라서려 하고 있다. 빛은 어쩌면 어둠의 밑바닥에서 먼저 발견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