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미순 작가의 돌봄과 가난을 둘러싼 서사를 담은 소설이다. 명주는 화상으로 노동이 힘들어진 가운데 엄마에 대한 돌봄을 떠 안는다. 준성은 고3의 나이에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돌보게 된다. 돌봄의 시간은 경제활동의 제약과 사회적 관계를 끊어 놓는다. 그 과정은 곧 가난의 굴레를 만들고 헤어날 수 없는 바닥으로 이끌어간다. 명주는 절망의 순간에서 목숨을 다시 돌리며 새로운 전망을 가진다. 생존이라는 이유로 도덕을 넘어서고 자신의 기반을 총동원하여 오르막으로 올라서려 하고 있다. 빛은 어쩌면 어둠의 밑바닥에서 먼저 발견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