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교수의 위트있는 글쓰기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처럼 글을 쓰려면 어떤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돌려까기로 특징지워지는 묘한 매력,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도 그냥 글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비판받는 대상들, 그러나 폐부 깊숙이 이해되고 심어지는 의미들이 서민적 글이 갖는 강점일 것이다. 연설에서 노회찬을 당하기 어렵듯이 칼럼에서 서민을 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재미와 본질을 꿰뚫는 글들이 대중의 눈높이로 전달되는 글쓰기가 확산되었으면 한다.
한지운 작가에겐 항상 기다리지 않고 가면 만날 수 있는 윤성현이라는 바리스타이자 따뜻하게 자신을 받아줄 남자가 있다. 언제나 지친 상태로 있는 남편은 자신은 원하는 마음이 없으니 갈구하는 마음이 있으면 의무방어는 하겠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사랑하는 마음이 전달되기보다 매너리즘과 별다른 느낌없는 권태 속에 당연한 의무는 숨막히는 답답함이고 견딜 수 없는 공간에 가두는 것이었다. 눌리고누른 감정들도 어느새 끊임없이 올라오는 흐름을 막지 못하고 서로 소통하며 사랑의 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가면서 진실은 확인되고 새로운 날들은 날들이 가지는 의미를 그들이 가지는 일상의 따뜻함으로 편한하게 꾸려간다.
여덟 살에 시작한 기타, 순수한 음악가의 열정은 대중악기라는 한계와 그로인한 클래식 기타리스트에 대한 삶의 전망으로 고뇌하고 목표에 대한 부담과 두려움으로 22세로 포기하게 된다. 그후 문학대학원을 거쳐 디지털미디어 세계에서 성공한 10년이 지난 시점에 다시금 기타를 잡는 순간 놓지만 6개월을 보낸후 과거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최고의 경지에 이루지 못할지라도 음악에 대한 사랑으로 인생에 대한 사랑으로 연습을 이어간다. 완벽한 연주에 이루기 위한 답을 찾는 연습은 계속된다.
소설이란게 참 쉽지않다. 현실 속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삶의 다양한 양태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닐 것이다. 해인의 삶 속에서 그가 느끼는 엄마 혜진, 그리고 아빠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무미건조한 가족의 모습 속에 정 붙인데 없는 고등학생 생활. 안나의 삶 속에서 사랑을 쫓아 불륜의 부담 가운데도 헤쳐가는 모습들, 그리고 그것 안에서 벌어지는 상처는 사랑이란 무언가하는 깊은 고민을 안게 한다. 그리고서는 결국 그 질곡을 통과한 이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담담하게 자신의 삶을 바라보고 사랑을 받아들이게 하고 있다. 가족에게 상처는 있고 그것에 대한 기억을 내탓이나 너탓이 아닌 아픔으로 같이 울고 이겨가는게 어떨까싶다.
기생충 학자 서민의 재치있고 알기 쉬운 정치이야기, 보수와 진보를 넘어 상식에 바탕한 비교판단을 제공하는 서술이다. 군데군데 반전과 기발한 비평은 읽는 재미를 더한다. 특히 노동분야에 대한 설명은 OECD 평균의 노동조합 조직율과 노동조합의 존재로 인한 이익, 그로인한 전체 사회의 유익 등을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최근 10여년에 걸친 사례들에 대한 논평과 민심을 담은 주장들도 귀담아 그리고 예시로 전달하기 좋은 것들이었다. 정치에서 멀어질수록 관심을 갖지 않을 때 권력은 오히려 자기들 마음대로 하게 됨을 확인하며 서민을 위해서라도 정치를 깊이 있게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