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혜의 두번째 장편소설이다. 밤새들의 도시는 매에 잡아먹히는 고향으로 가는 까마귀떼를 지칭하는 듯하다. 귀소본능을 그만큼 간절한 것이다. 나타샤 레이노바는 한보모가정의 엄마 안나에게 양육되고 스베타 이모를 보며 도전받고 세료자와 니나와 함께 자라고 발레를 배우고 프리마 돈나가 되었다. 양성애자 사샤의 드미트리와의 관계의 비밀을 알고 오랜 연인관계를 청산한다. 말미 나탈리아는 결국 건축가 매그너스를 만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하는 모습을 본다. 황량한 인생이라해도 열심과 삶의 진실을 찾아가는 사람에게 “알리스 볼라트 프로프리스” 자신의 날개로 날아오르는 길은 열리는 것 같다.
존 윌리엄스의 아주 특이한 소설이다. 명상록의 저자 옥타비아누스 황제를 주인공으로 그의 어린 시절부터 숨을 거두는 시점까지를 볼 수 있다. 단 한 사람의 줄기판 서술이 아니다. 다양한 화자가 편지의 주체로 등장하여 여러 이야기와 속내를 드러낸다. 인간이 올라설 수 있는 최고의 경지는 어디까지인가? 황제와 그의 딸 율리아는 거기까지 머무른다. 그러나 신적인간의 배반과 역모, 그리고 저항 앞에 그 권위를 유지하려 한편 절제하고 경계도 한다. 그 흥미진지한 기록, 아우구스투스 소설이다.
언제나처럼 성해나의 글은 담백하게 현실에 맞닿아 있다. 소외되고 또는 주변부의 작은 사람들의 일상을 비춰주고 있다. 그들 각자가 연대하고 소통하며 삶의 질곡에서도 행복을 퍼올린다. 빛을 걷어도 어둠이 아닌 빛이 나오듯이 이 세계는 여전히 긍정의 순수함의 힘들이 살아있다.
성해나의 소설집을 처음 읽었다. 배우 박정민이 넷플릭스보다 더 재미있다고 했다고. 관성적 예상을 깨고 사람들의 감정과 인간의 존재적 가치를 드러내는 글이 아닐까한다. 혼모노, 진짜의 가치는 접신한 신의 힘보다 굿에 임하는 무당의 직업의식이었을까, 다시금 생각할 수 있었다.
멜라닌, 혐오와 차별을 이기고 블루멜라인들의 네트워크를 지향하는 재일, 제이의 삶을 하승민 작가는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