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자와 죽은 자 스토리콜렉터 3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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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 넬레 노이하우스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전에는 책을 잘 안 읽다가 스릴러류를 읽게 시작하게 해준 책이 몇 권 있었는데 그 책 중 하나가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라 할 정도로 충격 받았던 것이 다시금 떠오른다. 요즘 육아를 핑계로 책을 잘 안 읽다가 한 권, 두 권 서서히 책을 읽고있는데 또 그 중 하나가 넬레 노이하우스이 책이라니. 아이러니하다고나 할까.

  벌써금 넬레 아주머니의 책이 7번째라니 감회가 새롭다. 백.공을 읽고나서 넬레 아주머니 책을 다 모으겠다 혼자 호언장담하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 책꽂이에 있는 건 「바람을 뿌리는 자」​,「너무 친한 친구들」을 포함하여 총 세 권이다. 사실 백.공의 엄청난 인기 이후 넬레의 백공 이전의 작품들도 출간이 된 터라 백공만큼 마음에 들었던 건 아니었었는데, 이번의 「산 자와 죽은 자」는 정말 마음에 든다, 아니 그 이상이다.

  사실 「산 자와 죽은 자」는 가제본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아, 정말 책을 읽으며 이후의 내용이 궁금하다는 느낌을 오랫만에 받았다. 그 느낌에 영화, 드라마보다 책을 읽었는데, 책 읽는 속도가 느려서 읽는 걸 멀리했었는데 그런 내가 야속할 정도이다.

편안한 포켓스프링 매트리스, 따뜻한 오리털 이불, 부드러운 다마스크 천으로 된 침대보, 눈 튀어나오게 비싼 샤워젤, 보송보송 부드러운 수건, 섬유유연제 향기가 나는 속옷. 그는 거품을 잔뜩 내어 면도를 했다. 감옥에서는 이런 호사를 누리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오늘 저녁 모든 게 끝날지도 모른다. 아니면 사흘 뒤, 아니면 2주일 뒤가 될지도 모른다. 이런 불확실성은 그를 흥분시켰다. 이렇게 신경을 간질이는 듯한 스릴은 오랜만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그가 그 일을 곡 해야만 했기에 따라오는 부수적인 현상일 뿐이다. 그들에게 다른 방법은 도통 먹히질 않았다. 그들은 옳고 그름을 구분할​ 줄도 몰랐고 죄책감도 느끼지 못했고 반성도 하지 않았다. 단 한 사람도 반성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그가 반성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려는 것이다.

-p.210

산 자는 벌을 받을 것이고 죽은 자는 원을 풀 것이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책 뒷면​

  넬레의 소설은 주인공들이 꽤나 많다. 중요한 것은 각각의 인물들이 따로 놀지 않는 것이다. 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는데 타우누스 시리즈에서는 피아 형사와 보덴슈타인 반장이 주인공으로 그들이 계속해서 나온다. 피아와 보덴슈타인 반장의 결혼과 이혼, 일, 일로 인한 연인과의 갈등, 일 때문에 일어난 심리적 압박 등 이야기는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것만 나오는 것이 아닌 인물들의 개인사도 나온다. 그래서인지 친근감있고 더 반가운 인물들이다.

 

  이번 「산 자와 죽은 자」​에서는 장기 기증 때문에 일어난 이야기이다. 여기서 다른 사건과 다른 점은 사건의 가해자라 할 수 있는 이들이 죽는 것이 아닌 가해자가 아끼는 가족이 죽음을 당한다. 연쇄 살인이라 "살인"이라는 측면에서는 거부감이 일지만 그들이 한 짓도 "살인"과 다를바 없으니 어찌보면 본인이 재판관이라고 생각해서 저지르는 일들이 옳은 것인가 싶기도하고 여러가지 생각을 안겨준다. 얼마 전에 종영한 OCN의 <나쁜 녀석들>이 생각나기도한다. 나쁜 짓을 한 사람에게 백번을 말한들 그들은 본인이 한 짓에 대해 아무런 죄책감이 없는데, 그의 가까운 사람이 죽음을 당하면 그제사 사건의 심각성을 깨닫는 걸, 왜 본인은 그런 일을 당한다 생각치 못하는지.

이야기는 스나이퍼의 시선과 피아와 보덴슈타인의 시선을 오간다. 오랫만에 넬리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읽어서 작가의 이전 작품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내용 흐름이 더 나아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지만 번잡스럽지않고 이야기가 진행이 되고, 전반적인 이야기 마무리도 만족한다. 넬레 아주머니의 읽지 못한 전작품은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졌다. 한 번 찾아봐야겠다. 참, 「산 자와 죽은 자」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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