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제국 1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 지음, 이세욱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의 책들은 겉표지부터해서 두껍게 나온다. 책을 사는 이의 입장에선 소장 욕구도 있고 좋긴하지만, 책을 읽을 때를 생각하니 얇다란 책도 장점이 있구나 싶다. 최근에 읽은 얇은 종이 질을 가지고 있었던 책은 먼저 읽었었던 「백야행」이 있고, 그 이후엔 이번에 읽은 「늑대의 제국」이다. 물론 독자의 입장에선 2권, 3권으로 나오는 것보단 되도록이면 권수를 적게, 양을 많게, 돈은 이중으로 들지 않는게 가장 좋다. (누워서 읽다가 책을 손에서 놓지만 않는다면...) 이번에 읽게된 「늑대의 제국」이 본문의 종이가 얇고 책 자체가 가벼워서인지 그냥 이런저런 쓸데 없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가 강렬하다. 앞면에선 측면을 바라보는 늑대를 형상화한 그림이 그려져있고, 뒷면엔 작가의 얼굴이 있다. 강렬한 느낌을 받았지만, 얼굴이 표지라 거부감이 같이 들었다. 어쨌든 한번쯤 읽어보고 싶었던 작가의 작품이라 읽기도 전부터 기대감이 일었다. 작가 그랑제의 작품은 「검은 선」과 「늑대의 제국」으로 2종의 작품을 소장하고있는데, 「늑대의 제국」이 「검은 선」보다 출간일이 빨라 먼저 읽고자 했다.

 

  이야기는 안나 에메스라는 고위 공직자 아내의 시점에서 경찰청 폴 네르토의 시점이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사실 이야기의 초반부는 지루한 감이 없잖아있었다. 알아듣지 못하는 용어들이 주르륵 나오더니, 상관없을 듯한 다른 이의 시점에서 진행되어 뜬금없는 부분이라 느껴졌다. 이야기는 진행되면서 가속도가 붙기 시작한다. 기억상실, 실험 등 다른 이들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공통점이 없는 듯한 이야기가 하나 둘씩 교차점을 찾게되자 긴장감이 극에 달한다. 안나 에메스의 정체, 시페르의 꿍꿍이, 폴과 시페르의 수사 진행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에상치 못한 곳으로 흘러간다.

 

  재밌다, 전반적인 느낌은 몰입감도 훌륭하고 확실히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그런데 후반부로 진행될수록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생생히 살아 날뛰던 캐릭터들이 정체성을 잃은 느낌이었다. 아니, 제멋대로 튀어올라 작가가 캐릭터를 제어하지 못하는 느낌인 것 같기도하다. 어찌됐든 급작스런 등장인물의 죽음은 해당 인물의 이름이 내가 아는 그가 맞는지 되새김질을 해야했다. 그 뿐만 아니라, 결말 부분은 어딘가 정리가 되지않은 느낌까지 들었다. 실메 매달려 열심히 춤을 추던 생동력 넘치는 꼭두각시 인형들의 실이 갑작스레 끊어진 느낌이었다. 초 중반부는 몰입감있게 봤고, 책의 배경지식에 작가에게 감탄을 하며 읽었드랬다. 그렇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내가 해피엔딩에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어찌됐든 작가의 다른 책인 「검은 선은 호평을 많이 받았던 책이라 여기에 「늑대의 제」에 못다한 기대감을 걸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