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행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태동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은 읽으려 벼르던 책들을 하나 둘씩 읽는 시기인 듯하다. 5월에는 스티븐 킹의 「언더더돔」을 읽었고, 지난 주엔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 그 전 주에 「백야행」을 읽었다. 각각의 책들이 3권이 완결인 책들이다. 그 중 가장 얇은 두께를가진(2권으로 줄였어도 무방한) 「백야행」이 가장 가속도가 높았던 건 책의 두께에 비례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일본에선 드라마, 영화로 영상화 됐고, 한국에서도 손예진, 고수, 한석규가 출연해 제목이 눈에 익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도 영화를 먼저 볼까하다가 책부터 읽어야지하고 책을 구매한지 2여년만에 읽었다. 읽고 말았다고 표현해야하나, 드디어 읽었다고 말을 해야하나.

  「백야행」​은 하얀 어둠 속을 걷다라는 뜻을 가졌다. 그래서인지 책의 내용도 전반적으로 어둡다. 느낌상으론 하얀 어둠보단, 새벽 어슴풋의 그 어둠같긴하다. 행복이나 희망이라는 단어는 이 책과는 전혀 연관이 없다. 책의 전면부에는 "이상한 러브 스토리, 그러나 세상에는 이런 사랑도 있다"라는 글귀가 있는데 정말이지 책의 전반적인 것을 한 문장으로 알맞게 요약한 글이다. 책을 덮고서는 작가의 다른 작품인 「용의자 X의 헌신」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전작 또한 일그러진 사랑이라고 해야하는,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는 사랑의 범주가 아니긴했다. 그렇지만 전작은 트릭에 중점을 뒀다고한다면, 이번에 읽은 작품은 '사랑 이야기'에 중점을 두었다.

  '사랑'한다면 그 두 사람이 같이 행복해야 비로서 사랑이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싶지만, 여기선 그런 것은 없는 듯 보여진다. 한 사건을 시발점으로 일그러져버린 것은 서서히 자라나 꽃을 피운다. 피운 꽃은 화사하지만 평생 햇빛 아래 살 수 없는 꽃이다. 이야기는 화려한 꽃과 그 꽃을 지키려는 자의 이야기이다. 책장을 빠르게 넘기는 힘이 있긴하지만, 내용이 아름답지는 않다. 결말 부분에선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그저 그들에게 희생된 이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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