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서 여름, 이윽고 겨울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5
우타노 쇼고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우타노 쇼고란 작가의 이름을 들으면 어떠한 느낌이 떠오를까.

일단 먼저 접했던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와 「밀실 살인게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외에도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해피엔드에 안녕을」 두 권을 더 읽었지만 작품의 만족도는 먼저 언급한 두 작품들이다. 우타노 쇼고는 독자로 하여금 뒷통수를 잡게 만든다. 한참 추리 소설을 읽기 시작한 초반에 읽어서 그 만족감이 더 배가 되었던 것일수도 모르겠지만, 처음 그 작품을 접했을때의 느낌은 뭐라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저 '와 이 작가 미쳤다'라고 생각했다면 그에 대한 내 느낀점을 알 수 있을까.

어쨌든 이번의 「봄에서 여름, 이윽고 겨울」로 오랜만에 접하는 우타노 쇼고의 책에 어떤 책일까 불안감과 더불어 어쩔 수 없는 기대감에 책을 받자마자 펼쳐보았다.

 

그간 출간된 책을 읽지않아 문장에 있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는 모른다. 다만, 이번에 느낀 것은 등장인물의 심리 상태를 농밀히 표현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주인공은 불의의 사고로 고등학생인 딸을 잃은 대형 슈퍼마켓 보안 책임자로 50대 중년 남성인 히라타 마코토이다. 물건을 훔친 여자에게 훈계하다가 죽은 딸과 나이가 같은 것을 알고 선의를 베푼다. 그것은 어떤 것을 바라는 것이아니다. 단지 딸과 같은 나이라서 베푼 선의일 뿐이였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실 밀.살과 벚꽃-으로 우타노 쇼고의 충격적인 반전만 품고 본다면 그 마음을 조금은 내려놓았으면한다. 반전이 없느냐, 그러한 말은 아니다. 충격적이다. 그렇지만 작가의 문장력, 흡인력은 이전의 작품보다 더한 만족감을 준다. 딸을 잃은 50대 중년 남성의 마음을 잘 잡아냈다. 반전에만 매달리지 않는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 듯하다. 그걸 싫어하는 독자도 있겠지만 오히려 나는 작가의 능력이 한 걸음 더 높아진 듯하여 만족스러웠다. 50대 중년 남성의 자조섞인 독백, 끊임없이 되묻는 질문, 반복되는 어떠한 날의 잔상들-.

책을 덮고는 그 여운이 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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