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할 수 없는 모중석 스릴러 클럽 30
할런 코벤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당신을 용서합니다."

이토록 간결한 문장이 어떻게 마음 깊숙이 자리잡을 수 있을까.

<용서할 수 없는>의 작가 할런 코벤은 오랜만에 지친 내 머리를 상쾌하게 정리해준다. 많은 작품이 출간되었지만 정작 작가의 작품은 <아들의 방>으로 첫 번째 만남 이후 이제 두 번째 만나게 되었다. 몇 달 지나지 않았지만 그 기간동안 다른 작가의 작품을 만나서인지 <아들의 방>을 어떤 느낌으로 읽었는지 잊어버렸다. 할런 코벤이 어떻게 다가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책을 덮고서는 1,000피스 퍼즐을 맞춘 느낌이 들었다. 그 퍼즐을 완전하게 맞춘 듯한 느낌에 이전 작품을 읽었을 때도 이러한 느낌을 받았었지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시작은 언제나 사소한 것이 문제다. 거창한 것이 문제가아닌 일상 생활에서도 생각할 만한 그런 것들이 충동적인 행동을 이끌어내는 시발점이된다. 어떤 일로 시작이 되든, 여기저기서 쌩뚱맞게 줄이 튀어나온 듯하지만 그렇지않다. 정신없이 튀어나온 듯한 줄을 거슬러 올라가면 어느새 그 줄들이 가지런히 묶여져있는 것이 보인다.

 

헤스터는 두 주먹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허리를 구부렸다. 많이 구부리지도 않았는데 앉아 있는 워커와 눈높이가 비슷해졌다.

"난 당신이 시체와 흉기를 찾아내고, 내 의뢰인이 아이들을 성폭행한 그 빌어먹을 녀석을 자이언츠 스타디움에서 8만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쏴 죽이는 생쇼를 벌였다고 해도 10분도 안 지나서 빼낼 자신이 있단 말이에요."

-p.135

 

<용서할 수 없는>은 분명 스릴러라는 장르에 속한다. 스릴러긴한데, 긴박감보다는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짜맞춰지는 퍼즐과도 같은 느낌과 캐릭터의 매력성에 더 눈이간다. 연쇄 살인마나 사이코패스, FBI, 피 튀기는 사투 등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어랏. 정확히 집어내자면 피튀기는 몇몇 장면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주된 내용은 아니다. 표지의 붉은색 문에 "그 문을 열면 내 인생이 끝장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라는 긴장을 자아내는 문구가있다. 그래, 긴박감이 아닌 긴장감이다.

작가는 안타까움과 안도감으로 감정을 빠르게 전환되도록한다.

 

겉으로만 본다면 간단할 수도 있는 사건이지만, 작가는 사건을 풀어나가는 상황을 지겹지않게 묘사한다. 맞다고 생각한 것이 틀린 것으로 밝혀질 때, 자신이 행했던, 옳을 줄 알았던 행동의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담담하게, 그렇지만 지겹지않게.

"당신을 용서합니다." 만약 당신이 이 상황에 처해진다면 용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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