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얏상 스토리콜렉터 9
하라 코이치 지음, 윤성원 옮김 / 북로드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음식과 노숙자.

 

정말이지 맞지 않는 단어의 나열이다. 어떻게 음식점의 잘 차려진 밥상에 밥을 먹는 노숙자를 볼 수나 있을까. 흔히 보이는 노숙자 중 깔끔한 복장의 노숙자를 봤던가. 아니지, 꾀죄죄한 몰골에 어두침침한 옷을 걸쳐 입고 아무렇게나 자라버린 머리카락에 얼굴과 손을 때로 뒤덮여있는 노숙자를 누가 음식점에 손님들과 나란히 앉아 수저를 들게 할까. 하지만 조금은 우리들의 그러한 틀을 깬 노숙자'들'이 나온다.

 

 

"흔해빠진 신세타령은 그 뿐인가?"

 

  읽는내내 일본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신선한 회부터 시작해서 소바, 전복 등 등장하는 음식들이 마치 눈앞에 있는 것처럼 다가왔다. 팔딱 팔딱 튀어오르는 새우와 막 잡은 생선들이 눈앞에 생생하게 다가온다. 오마니라며 불리는 한국 여성이 등장함에 반가움을 느꼈고, 다른 요리사들의 인간미 넘치는 행동들과 어려움에 나 역시 그들의 감정에 동질감을 느끼며 화가나기도했다. 웃고, 울고, 화내고 등의 인간의 감정이 녹여져있다. 그야말로 드라마의 요소에 딱 맞는 듯하다. 비록 노숙자 두 명이 등장해 여러 음식점을 돌아다니지만은, 이상하게 연관되는 장면은 조그마한 일본식 선술집에서 따끈한 라면을 먹는 모습이었다. 그 앞엔 막 음식을 가져다 준 주인이 앞치마를 두르고 머리는 두건으로 감싸고, 맛있게 먹으라며 활짝 웃는 모습도 같이 떠올랐다. 따뜻한 느낌이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걸 느꼈다.

 

  사실 첫인상도 음식이 등장하는 소설은 읽어보지않아 나에게 맞을까, 읽혀질까 걱정부터 들었던 작품이었다. 노숙자라는 키워드 자체도 걱정되는 키워드였고. 하지만 다행이다싶었다. 뭔가를 얻기위해 아둥바둥하는 현실은 똑같고 그들이 생각하는 것도 다 현실과 같았다. 전반적으로 따뜻한 김이 모락 모락나는 일본 음식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뭐, 실제로 드라마로 나오더라도 재미있겠다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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