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생활 풍경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아모스 오즈 지음, 최정수 옮김 / 비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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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생활 풍경

글쓴이 아모스 오즈

옮긴이 최정수

비채

-모던&클래식-

 

 

  나는 책을 읽는 분야가 정해져있다. 스스로도 인정한다. 편식이 심하다는 걸. 좋아하는 장르만 주로 읽는 편인데, 이렇게 정적인 표지와 내용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접하기를 다소 꺼려했던 것은 사실이다. 먼저 말하자면 책을 덮은 뒤의 느낌은 ‘재미있다’기보다 ‘마음이 따뜻해진다’라는 느낌이 더 일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러한 느낌을 가진 적이 있었나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어렸을 적 나는 사람이 아닌 책이 되고 싶었다. 집에는 이미 고인이 된 작가들의 책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나는 오직 책만이 오래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_아모스 오즈

-p.4-

 

  작가 아모스 오즈의 이름을 처음 들어본다. 이스라엘의 대표 작가로 이스라엘 문학상, 괴테 문학상, 하인리히 하이네 상, 페미나 상, 런던 윙게이트 상, 율리시스 상 등 많은 문학상을 수상했고,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평화상, 이스라엘 상, 프랑스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 등을 받았다. 그는 현대 이스라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최근 십여 년동안 노벨문학상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기도하다. 추리/스릴러 관련 책을 읽을 때는 어떤 상을 수상했는지 보고 고르는 부분도 있어서 그 관련 상은 대충 아는 정도인데, 아모스 오즈가 수상한 상은 많기는하지만 아는 상은 하나도 없어서 부끄럽기만하다.(하하;)

 

총 여덟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시골 생활 풍경>의 배경 텔일란은 이스라엘이 건국되기도 전 개척자들에 의해 세워진 가공의 마을이다. 아모스 오즈는 이 작품에 대해 “젊은 작가는 이런 책을 쓸 수 없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 동감을 한다. 작품에 녹여져있는 연륜과 작품 속 분위기, 감미로운 자연의 묘사는 다시금 고개를 끄덕이게한다. 책에서는 여러 가지에 대한 묘사가 눈에 띄는데 그 장면이 감미로운 듯 머릿 속과 입 속을 맴돈다.

 

“이 새끼 고양이 좀 봐요, 미키.” 라헬이 말했다. “겨우 삼 주 됐어요. 어떨 땐 다른 새끼 고양이 앞에 한쪽 발을 가만히 내려놓는다니까요. 계단을 내려가려고 하고, 조그만 털실 뭉치처럼 끝까지 굴러 내려가려고도 하고, 그러고는 세상에,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표정을 짓는다니까요. 그런데 이 녀석은 쿠션 뒤에 어떻게 숨는지도 알고, 정글 속 호랑이처럼 나를 쳐다보는 법도 배웠어요. 조그만 몸을 납작하게 엎드리고 와락 뛰어오를 채비를 한 채 좌우로 들썩거리죠. 그런 다음엔 정말로 와락 뛰어오르고요. 하지만 거리를 잘못 재서 바닥에 배를 대고 풀썩 엎어져버려요. 일 년쯤 지나면 마을 암컷 고양이들이 이 녀석의 매력에 저항하지 못할걸요.”

-p.69-

 

  특별한 것에 대한 묘사가 아니다. 어찌보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소소한 풍경들을 이렇게 읽는 이로하여금 특별한 것으로 보이게 묘사하는 것이야말로 작가의 능력이 아닐까. 살인 사건들이 난무하는 책을 읽다 이러한 정적인 분위기의 책을 읽으니 덜컥 겁부터 들었지만, 잘 읽었다는 생각이든다. 앞서 말했다시피 재밌다는 감정보다 어딘지 콕 집어 말할 순 없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을 읽고싶다면 이 책 추천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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