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야성 불야성 시리즈 1
하세 세이슈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불야성

글쓴이 하세 세이슈

옮긴이 이기웅

북홀릭

 

 

<불야성>의 명성은 출간 전부터해서 여러 말을 많이 듣긴 했어도 이 정도일 줄이야. 아뿔싸...! 등장 인물 누구에게도 독자로 하여금 동질감이 느껴지지않으며(감정이입 자체가 되지 않는다), 그들의 생각과 행동 역시 극으로 내몬다. 마치 죽다 살아난 인간들의 행상처럼 살기 위해 몸부림치고 눈빛이 형형해진체로 주위를 살피며 어슬렁거린다. ‘나’가 살기위해 ‘남’을 죽이는건 일도 아니다. 감성이 어떠한 것인지 모르는 것이다. 아니, 알기는하되 그것을 마음 속 제일 밑바닥, 찾을 수 없게 가라 앉힌다.

 

 

이유는 단 하나,

내가 살기 위해서이다. 친구도 가족도, 연인도 아무것도 필요치않다. 그게 그들의 살아가는 방식이다.

 

 “무슨 헛소리야? 매일 넋두리를 들어 줄 엄마 젖이 필요해? 신문에 따르면 우린 문명세계에 살고 있다고 하지. 그건 사기야.

우린 정글에 살고 있어. 최소한 가부키초는 그래. 하이에나가 남의 먹이 훔쳐 먹기를 관두고 쓸쓸하다며 울기라도 한 대?

그놈들은 살아가기 위해 남의 먹이를 가로채느라 정신없어. 나도 마찬가지야. 쓸쓸? 그딴 걸 생각할 시간도 없어.”

-P.227-

 

 

  검정색의 바탕에 가부키쵸의 빛나는 밤거리를 나타내는듯 건물들이 아침의 것보다 더욱 더 빛을 발한다. 불야성, 정말 제목과 내용의 것을 그대로 표현한듯 표지부터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잔인하고 성적인 장면에 대한 묘사가 너무 적나라한 책이라 들었다. 그럼에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어쩌면 나도 모르게 소설에서의 묘사를 무시한 것일 수도 모르겠다. 영상에서의 충격보다 글로 머릿 속에 그리며 읽는 것이 더 무서운 것임을 알면서도 무시하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정말 노골적이고도 노골적이다.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주인공 류젠이 자체가 별 다른 감정을 지니지 않은 사내이다. 여우와도 같은 두뇌를 가져 주위의 모든 것을 넘겨 자신의 목숨을 연명하는 여우같은 사내-.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이나 어렸을 적부터 어두운 세계에 발디디고 살아온 그에게 ‘살인’은 못할 짓이 아니다. 그의 과거와 현재, 폭력적인 것과 성적인 것 모든 것이 뒤엉켜져있다. 씁쓸하다.

 

  책을 덮고 이 작품이 작가의 데뷔작이라는 것에 놀랐다. 극과 극, 아니 극으로만 치닫는 이들의 생존 전쟁 이야기이다. 그들의 말처럼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일반인들의 눈에야 보이지 않을 뿐이지, 가부키쵸를 둘러싼 이들의 전쟁은 계속된다. 영원한 평화란 없다. 켄이치, 그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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