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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 자살 노트를 쓰는 살인자,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2 ㅣ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시인
마이클 코넬리 저
김승욱 역
랜덤하우스 코리아
주말동안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을 했다. 이웃님께 받은 책을 읽을까, 혹은 최근작이지만 책장에 고이 잠들어있는 스릴러 소설을 읽을까, 머리를 띵하게 만드는 미스터리류를 읽을까. 그러다 고른 책이 <시인>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드는 책, 많은 수식어가 있는 책 <시인>. 사실 이 책을 읽는 걸 두려워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책을 읽다가 다른 책을 소설이 아닌 동화책으로 치부할 것 같은 그러한 두려움. 여태까지 재밌다고 생각한게 다 뒤집어질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
대단한 소설이다. 픽션이 아닌 사실같은 소설. 이제서야 이 책을 펼쳐든 나에게 원망을하며 책을 읽어내려갔다.
총 페이지 수가 600페이지에 달한다. 기승전결과 반전, 그리고 스릴러적 요소까지 무엇하나 놓치는 것이 없다. 글은 로키 마운틴 뉴스의 사회부 소속이자 살인사건 기획기사 전문기자인 잭 매커보이의 시선에서 진행된다. 잭은 쌍둥이 형 션의 자살 소식을 듣고 경찰관 자살에 관한 기획 기사를 준비하다 석연찮은 점을 발견하게된다. 그의 시선에서 진행되는 부분이라 그가 의심하는 것, 인간 관계 등 모든 것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묘사하고 하나 하나 모든 것을 의심한다. 모든 것 하나 믿을 수가 없어 빙글 빙글 돌아다니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말로 <시인>을 읽은 느낌을 적어야할지 솔직히 말하자면 모르겠다. 글의 반전도 반전이지만 세세한 부분까지도 놓치지 않는 글에 감탄만 나올 뿐이다.
표지 뒷면의 스티븐 킹의 추천서와 5개의 유명 매거진의 글 모두 동의를 한다. 여태까진 뒷면의 추천글을 보면 책을 읽은뒤 부정적 생각을 더 했었지만 이건 그렇지가 않다. 특히 공감이 간 부분은 선데이 타임스의 "만약 당신이 크라임 스릴러 작가를 꿈꾼다면 이 작품의 표현과 테크닉부터 배울 것."이다. 혼란스럽지않은 강렬한 캐릭터들의 개성, 이야기의 전개, 이후의 결과에 미칠 복선, 인물의 감정변화 모두 허투루 버릴 것이 아니다. 이전에 재밌다고 읽었던 책과 이 책을 비교하니 책 읽기 전의 걱정이 딱 맞아떨어져 어떻게 생각해야될지 모르겠다. 이제서야 재밌는 소설과 그렇지 않은 소설에 대해 조금씩 조금씩 분류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더 많은 책을 읽어야 안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하겠지만, 아직은 읽은 책이 얼마되지않아 입 밖에 내기가 부끄럽다. 스티븐 킹의 "나는 '고전'이라는 말을 가벼이 사용하는 편이 아닌데, <시인>이야말로 고전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 그 말 그대로다. 놀라운 작품이다. 600여페이지에 기가 눌러지겠지만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몰입되어버린 본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이 책을 시작으로 스릴러에 입문한다면 조금 걱정된다. 여타의 스릴러 작품이 다 이러한 책 같지 않다는 걸 명심하고 봤으면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