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트레크 저택 살인 사건
쓰쓰이 야스타카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로트레크 저택 살인사건

글쓴이 쓰쓰이 야스타카

옮긴이 김은모

검은숲

 

 

IQ 178의 천재 작가라는 문구에 마음이 동한다. 손이 멈칫한다. IQ 178의 작가 쓰쓰이 야스타카라는 문구 자체가 미스터리 독자를 도발시키는 듯하다. 자, 한 번 맞춰보려면 맞춰 보시려든가. 거기다 초판 한정 봉인이라는 중요 부분을 뜯어야지 알 수 있는 그 부분은 어떠한가. 미스터리 애독자라면 누구나 이 작품에 대해 멈칫할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레크(1864~1901)

유명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로트레크는 귀족으로서의 행복을 맛보기도 전에 가혹한 형벌을 받았다.

열네 살 때 의자에서 떨어져 왼쪽 허벅지 뼈가 부러졌고, 그다음 해에는 오른쪽 다리마저 부러져버린 것이다.

그 후 그의 다리는 더는 자라지 않았고, 결국 그는 150센티미터 정도의 키에 하반신이 짧은 난쟁이 형상으로

살아가야만 했다. 기형적인 신체와 추한 외모로 좌절감을 떨칠 수 없었지만, 그림은 그에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었다.

파리 밤 세계의 무용수와 가수, 매춘부와 서커스 단원의 웃음 뒤에 가려진

 인간의 비애를 그리는 그 누구보다 절묘하게 잡아내었다.

-<로트레크 저택 살인사건> 앞 부분-

 

 

로트레크 저택은 저택의 이름이 아닌 별명이다. ‘나’가 여덟 살 때 미끄럼틀을 타다 사고를 당해 척추를 다쳐 이후부터 키가 더 이상 자라지 않은 것이다. 마치 로트레크처럼. 그 사고가 일어났던 저택을 사고 때문에 로트레크 저택이 별명처럼 굳어진 것이다.(혹은 현재 주인인 기우치 후미마로씨의 수집품이 로트레크 작품 수집이어서 그럴수도.) 신체적 결함이 있는 주인공을 내세움으로써 독자가 생각하고자하는 정형화된 틀을 깨뜨리는 것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젠장-! 인정하겠다. 책 뒷면의 decca님의 “작가는 마치 답안지를 채점하듯 친절하게 ‘복기’를 해준다. 허겁지겁 다시 읽어야만 하는 독자는 이미 게임에서 패배한 상태이다. 아, 정말 얄미운 작품이다.” 이 말 그대로다. 봉인을 열고 허겁지겁 앞면과 비교를 했다. 짜증나게도 작가는 속아 넘어간 독자를 비웃듯 아주 친절하게도 몇 페이지 몇 번째 줄이라고 친절히 표기까지 해준다. 속았다. 그리고 즐겁다.

 

 

<여기서부턴 의도치않게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주의해주세요.>

 

 

  사실 책의 서술하는 부분은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걸 제외하고는 미스터리 소설같지가 않다. 일반 소설의 느낌이다. 시점의 변화도 ‘거의’ 없고, 물 흐르듯이 넘어간다해야하나. 촉각을 곤두세우고 본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특별한 부분은 나오는게 없어보인다. 물론 작가의 트릭을 발견한 분도 있으시지만, 작가가 원하고, 독자를 함정에 빠뜨리고자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아닌가싶다. 서술 트릭이라는 것 말이다. 별안간 튀어나온 그것이, 그 부분이 그가 말하고자하는 트릭이라는 것을 깨닫고 허둥지둥해버렸다. 그래, 이 느낌에, 이 기분에 미스터리 소설을 보는 것이다. 서술 트릭이라는 이름 아래 요리 조리 피해다니며 독자를 가지고 놀고도, 가지고 논 것임을 깨달아도 기분 좋은 느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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