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비채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잡문집雜文集 

글쓴이 무라카미 하루키

옮긴이 이영미

비채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부끄럽게도 여지껏 그의 책을 읽은 적이없다. 말하자면 이 잡다한 것을 묶어놓아 책으로 나온 <잡문집>이 그와의 첫만남인 셈이다. 그의 이름만 아는 내가 이 <잡문집>을 읽고 어떤 것을 느낄지 기대감과 더불어 심장이 두근거렸다.(부끄럽지만...)

어떤 책을 보든 첫인상은 책표지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건 나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책을 본 첫 느낌은 색이 참 곱다라는 것. 회색의 쥐와 깜장 토끼가 인상적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한국에서 출판된 그의 책은 <상실의 시대>가 뇌리에 박혀서인지 왠지 촌스러울 것같다는 느낌을 가졌는데 어째 이건 색부터가 끌리는 표지다싶었다. 1979년부터 2010년까지 미발표 에세이부터 미수록 단편 소설가지, 아직 그의 세계를 접하지 않은 나이기에 어쩌면 이 <잡문집>을 먼저 보는 것이 그에게 더 다가가기 쉬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 만나보는 그는 어떠한 인물일까.

영상매체에서 접하는 소위 잘나간다는 작가들은 아주 거만하거나 겸손하다. 그는 어디에 속한 작가일까.

 

  인간 무라카미 하루키다. 1949년에 태어난 작가는 30세에 소설가로 데뷔했다. 그는 음악을 좋아하고 번역하는 것도 좋아한다는 것, 그리고 글을 적기 전까지만 해도 본인 자신이 소설을 쓸 줄은 아예 생각도 못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여러 상을 받으며 쓴 수상 소감과 일러스트 안자이 미즈마루의 딸의 결혼 축하서인 '좋을때는 아주 좋다'와 같은 글들 모두가 그의 소탈함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어떻게 본다면 그 네임류가 대단해 거만하더라도 별 말이 없는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이웃집 아저씨와 같은 느낌을 준다. 부끄럽지만 만약 지나가다 그를 보고 '안녕하세요' 라고 뜬금없이 인사를 한다면 당황치 않고 마주 웃으며 ‘안녕하세요’라고 할 듯한 느낌을 가졌다. 

 

  사실 에세이를 읽는 부분에선 거부감이 있는 부분인데, 이런 분일 줄이야.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막힘없이, 읽는 이에게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도록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설날 ‘복주머니’를 열어보는 심정으로 읽어라는 걱정하는 부분이 있으나, 정작 그 보따리 안은 능청스럽다. 그가 ‘복주머니’란 말을 정말 했을까 싶을 정도로. 그가 좋아하는 음악에 대한 이야기와 그의 또 다른 취미인 번역의 이야기까지. 무엇하나 허투루 처리하지 않는다. 번역을 ‘일’로 보지않고 ‘취미’로 즐기며 생활하는 무라카미 하루키. 자신이 하고자하는 분야에선 독보적 위치를 가진 그의 이야기 보따리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아! 이 아저씨 정말 재미있다! 솔직하다!

설날 ‘복주머니’로 비교한 <잡문집>,

나는 그 복주머니가 만족스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