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아데나 할펀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스물아홉

글쓴이 아데나 할펀
옮긴이 이진
비채

 

 

 내 손녀딸이 부러워서 미치겠다.
물론 아무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 것이다.
나이가 들면 지헤로워진다고들 하는데, 어째 나는 조금도 지혜로워진 것 같지가 않다.
일흔다섯 살이 된 것을 축복으로 여겨야 옳거늘, 젠장. 나도 말은 그렇게 한다. 나이 듦의 가장 큰 기쁨은 세월을 통해 얻은 지혜라고. 그래야만 그나마 기분이 나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헛소리다.
-p.9

   아직 스물 아홉이 되지는 않았지만, 20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넘어가는 어중간한 나이 그 사이대이다. 중고등학생때에는 20대의 여자들이 부러웠다. 차려입은 옷과 예쁘게 화장한 얼굴, 그 나이대의 학생보다 더 자유로운 성인들의 모습에 부러웠었다. 막 20세가 되었을때는 술집에서 신분증을 달라고하면 귀찮았고, 2~3년이 지나고 신분증을 달라고했을때는 고마운 것으로 변했고 지금은 그저 황송할뿐-.

  사실 요 한달간 앓음 아닌 앓음을 겪었다. 10~11월 이 시기에 주윗사람만 세명이상 결혼을했는데, 그 중 한 명이 나와 가장 친한 친구도있었다. 가장 친한 친구라 아침부터 부산떨며 화장을하고 10cm 힐을 신고 식 2시간 전부터 가서 사진을 찍고 말동무로 같이 있었다. 친한 친구의 결혼식이라 여러가지가 나에게 다가왔던 듯하다. 대학 졸업후 지금 다니던 직장에 입사하고 나서 정신없이 흐른 3년의 시간이 붕 떠버린 것처럼 닥쳐왔다. 내가 그간 뭘 했는가에 대한 물음과 떠버린 시간에 대한 아쉬움. 이런 후회에 대한 것을 지금이라도 알아서 기쁘다고 해야하나라는 생각들이 이 책을 읽은 시점 폭발하듯 쏟아져 나와버렸다. 하루 하루 아무렇지않게 지나가는 시간과 나이를 먹은 것에 대한 갑작스런 인식과 이후엔 어떻게 해야하는 두려움, 여러가지들이 섞여져나왔다. 지금 하루 빠듯하게 살아오길 급급했지 미래를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이 모든것이 친한 친구의 "결혼"과 책 <스물 아홉>으로 생각할 수 있었던 듯하다.


 

"초를 스물 아홉 개밖에 못 꽂았어요."
-
나는 스물아홉 개의 촛불에 소원을 빌었다.
딱 하루만 스물아홉 살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하루만 그 나이로 살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이번에는 제대로 해보겠다고.
다시는 후회하지 않도록.
-p.34


  일흔 다섯의 생일을 맞은 할머니 엘리 제롬은 자신의 생일 케이크에 꽂힌 초 29개를 보고 소원을 빈다. 단 하루라도 29살로 돌아가게해달라고.

내 나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 책이다. 사실 읽는 책의 장르가 미스터리/스릴러로 제한되어있어 일반 소설을 읽을때는 먼저 긴장부터한다. 나에게 맞지 않은 책이면 어떻하지라고. 그런 생각을 잊게 해준 책으로 고맙다고 생각한다. 걱정인 반면 기대도 했는데, 그 이유는 20세기 폭스에서 영화화로 결정된 문구때문이다.

  정말 깨알같은 내용을 가진 책이었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 피부로 와닿는 것, 느끼는 것 모두 이 책에 녹아있는 것 같았다. 딸보다 더 사랑하는 손녀 루시와 함께 하루를 보내는 엘리! 어떠한 기적으로 하루라도 29세로 돌아간 엘리 제롬의 삶은 지금 내 삶, 하루 하루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수 있었다. 엘리와 디자이너인 손녀 루시의 하루를 보낸 장면 중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루시가 백화점에 입점할 물건들을 검품받고 흥정을 하는 날! 그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백화점의 입장에서는 40퍼센트의 이익을 주려고해서 루시는 승낙하려하나 엘리는 적어도 75%는 받아야된다며 펄쩍 뛰다가 60%로 루시의 이익이 더 높아진 장면이다.

 

"규칙 제 4,000번. 항상 자신감을 가져라. 그러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 사람이 거절하지 않으리란 걸 어떻게 아셨어요?"

"그 사람의 무표정함 때문이었어.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만이 그렇게 심각한 표정을 짓거든. 만약 네 작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예쁘네요', '멋지네요' 같은 말들을 했을걸?"
-p.187

  75세의 엘리는 29세가 되어 손녀에게 여러가지 조언을 해준다. 그건 바로 오래사신 분의 연륜이며 지혜이다.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많은 걸 느끼게 해준 책이고, 공감을 얻은 책이었다. 그녀가 말하는 뼈아픈 오늘의 교훈, "여러분에게는 변화를 이룰 시간이 남아있다." 정말이지 공감이되는 말이고 이 한 문장으로 내 마음을 정리 할 수 있었다. 매 순간에 후회없이 행동하고, 결정하는 것. 어렵지만 항시 내가 생각하고 생각해야되는 것이 아닌가싶다. 주위의 29살이되는 언니나 많은 것을 생각하는 친구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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