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교전 1 악의 교전 1
기시 유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악의 교전

글쓴이 기시 유스케
옮긴이 한성례
느낌이 있는 책

   

 

  "진정한 악惡, 진짜 사이코 패스."

 

  책을 덮은 후의 첫 느낌이다. <악의 교전>, 개인적으로 중요시여기는 책 표지부터해서 정말 갖고싶은 책이었다. 1권은 노랑색의 바탕에 까마귀 한마리가 멀뚱히 쳐다보고있는 기이한 느낌을 주고, 2권은 핏자국이 뚝뚝 묻어나는 교정의 모습이다. 거기다 책 표지를 벗겨내면 백색의 바탕에 까마귀의 부위가 하나씩 그려져있다. 표지와 속지부터해서 무언가 기묘하면서도 오싹한 느낌을 준다. 기시 유스케... 그의 소설을 아직 읽어보지않아 그 작품을 기다렸던 독자들처럼의 느낌은 아니었지만 왠지 그 느낌이 내게까지 전이되어 <악의 교전>의 출간을 반기었던 듯하다.

 

  사이코 패스란 단어가 그렇게 낯선 단어는 아니다. 범죄관련 드라마를 보는걸 좋아하는데, 사이코패스하니 생각난 드라마는 한동안 푹 빠졌던 연쇄 살인마를 죽이는 연쇄 살인마 이야기 <덱스터>와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마와 그를 잡는 프로파일러들의 이야기 <크리미널 마인드>가 떠올랐다. 앞의 <덱스터>는 소설이 원작이기도한데 이 드라마는 사람을 죽이려는 본능을 주체할 수 없지만 아무나 죽이는 것이 아닌 범죄자만을 골라 죽이는 사이코 패스 덱스터 모건의 시점에서 그려나가는 것이고, <크리미널 마인드>는 매 회마다 전혀다르고 시즌마다 잔혹성이 점점 진화하는 사이코패스와 그들을 잡는 프로 파일러들의 이야기이다. 덱스터와는 다르게 정의는 승리한다는 프로파일러들의 승리를 대다수 다루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각각의 다른 사이코 패스에 대해 나오는데 그들은 일반적인 범죄자와는 달리 냉철하며, 본인의 감정에 충실하고, 평범한 겉보기와는 다르게 사람을 죽이는 것은 자신의 쾌락에 불과한 것으로 일처럼 처리한다.

 

  잡담이 길었는데, 이렇게 대략적으로 사이코 패스 즉 인간적인 감정이 없는 그들의 모습을 이미 영상으로 여러번 접해봤기에 사이코 패스가 주인공이라는 말에 악인이 주인공이라 신선한 감은 있었지만 그 이상의 것은 없었다. 글의 시점은 1인칭의 시점이 아닌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인물의 생각하는 것을 각기 알 수 있지만 그렇게 부단스럽지도 않아 가독성이 뛰어나는 걸로 생각한다. 대체적으로 사이코 선생 '하스미'의 시점이 많이 차지하는데 정말 그가 생각하는 것-말하는 것과 상반된 그의 생각, 그리고 한번씩 회상되는 그의 과거는 끔찍 그 이상이었다. 사이코패스라는 것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태어날 때부터 그런 것이다. 쾌락 살인이 아닌 '나'가 최고가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살해했다는 증거를 남기지 않고 사고사로 죽이는 것은 쉬운일이며, 한술 더 떠 용의자를 다른 이로 둔갑시키는 것조차 일도 아닌 것이다. 어렸을 적부터 차곡 차곡 쌓아온 그러한 것은 성인이 된 하스미는 그야말로 '완성품' 그 자체인 것-.


  

2010년, 2011년 일본에서 미스터리 소설 최고 작품으로 선정
2010년 제1회 야마다 후타로상 수상
2010년 <주간문춘 걸작 미스터리 베스트10> 1위
2011년 <이 미스터리가 굉장하다> 선정 1위
2011년 일본 서점대상(서점 직원이 가장 팔고 싶은 책) 수상(7위)
2011년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2위
2011년 제144회 나오키상 후보작
2011년 제32회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신인상 후보작
 

  1권 하스미의 인간으로서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과 장을 넘길수록 그의 악惡한 모습에 대해 써내려간다. 그는 타인의 감정에 자신의 감정을 동화시키지 못하며, 자신이 악한 일을 하는 것을 자각하지 못한다. 살인이란 자신에게 반反하는 자들에게 하는 본인의 방어적인 행동일 뿐이다. 글의 배경은 '학교'이지만 이런 '학교'가 사이코패스가 등장한다면 이렇듯 힘없이 허물어지는 것을 볼 수가 있다. '학교'가 배경이지만 청춘물에 적합하지않다. 동성 연애, 사제간의 성적 관계, 교사의 실체 등은 청춘물이라는 부류에 접합치 않으며 그 굳건한 배경을 서서히 자신의 색으로 물들여가는 것이 바로 '하스미'의 즐거움인 것이다. 하스미에겐 여자는 '사랑'의 대상이 아닌 그저 욕망을 처리하는 것 그 이상은 아닌 것이다. 가족이 아닌 애완동물-. 1권에서는 '학교'란 틀 안에 볼 수 있는 온갖 것들과 하스미의 과거와 그의 생각하는 것에 대해 알 수 잇었다. 이렇듯 자신에게 반反하는 것들을 하나 하나 없애버려 학교를 자신의 세계로 바꾸는 것이다.

 

2권을 읽으려 책을 넘기려고 할때 살짝 긴장해버렸다. 훙치님의 2권에서 호, 불호를 나뉜다는 말을 들어서도있고 이렇게 예측 불가능한-일반 인간의 감성으로는 이해 할 수 없는- 그의 행동이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악의 끝이라는게 있을까라 생각할 정도로 그의 행동은 거침없이 나아간다.


 

 

-여기서부터는 스포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신코 마치다 고등학교에서는 9월 1일에 벌어지는
축제 준비를 위해 매년 여름방학 중 하루 동안은 학교에 묵으며 떠들고 놀아도 된다고 허락해준다. 
 -
 이날 밤 숙박할 예정인 학급은 2학년 4반뿐이었다.
-p. 143

 

하스미의 폭주는 끝이없다. 사람을 죽이는 것에 대해 아무런 죄책감이 없듯이, 자신을 믿는 아이들의 표정이 일그러지며 경악으로 번지는 표정은 재밌을 뿐이다. 뻔히 자신이 범인이라는 그 상황에 끝까지 믿으려는 아이들의 모습, 멍청하고 멍청하다-. 자신을 바보같이 믿는 아이들을 죽이는 것은 살인이 아니다. 말 그대로 그들은 자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속품'일 뿐이다.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는 학교에 살아있는 모든 걸 죽여야 한 것이다.

 

무대는 완벽하다.

 

학교 안의 유선 전화의 모든 선을 끊고 휴대 전화의 통신을 차단한다. 그리고 그들의 우왕좌왕하는 모습과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 보기 위한 각 교실마다 카메라도 있다. 모든 것이 게임인, '살인'도 게임에 불가한 그의 행동은 정말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가지고 보게 만들었다. 아쉬운 점은 책에서 그의 대적수를 만들지 않았던 것이다. 하스미라는 인간은 철저한 약탈자, 육식동물이며 그 외의 인간들은 그에게 잡아먹히는 초식 동물일 뿐이다.

 

  1권을 펼치고 2권을 읽다가 그만 자야지, 자야지하다가 새벽 4시 반까지 읽어버렸다. 1권의 첫 장부터 2권의 마지막 장까지 그 가독성의 무서움이라는 것을 이번에 제대로 경험했다. 가독성은 상당했다. 상당하나 읽는 내내 등 뒤의 공포감과 불쾌감은 지속되었다. 특히 2권을 읽은 새벽 그 시점에 창문건너 자동차의 엔진소리에 그만 소스라치게 놀라버렸다. 기괴한 현상에 대해 적지 않아도 이렇듯 소설을 읽은 것만으로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을 줄은 몰랐다. 기시 유스케의 사람을 자극하는 그의 힘에 나 역시 눌러버린듯하다. 이렇게 사이코패스에 대해 구역질나게 사실적으로 묘사한 그도 혹시...그렇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한다.

 

 

뭔가 불편하고
책을 덮을때 피냄새와 공포가 섞여 오싹한 느낌을 받지만
그렇더라도 '기시 유스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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