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 스토리콜렉터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로드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R.P.G.

글쓴이 미야베 미유키
옮긴이 김선영
북로드


 

R.P.G
Role-playing
실제 상황을 상정하여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면서
문제 해결법을 터득하도록 하는 학습법. 실제 역할연기법.
-본문중-

 

  일본 소설에서 미야베 미유키라고하면 그녀의 이름을 모르는 이가 없을만큼 유명하다. 1993년 작품인 사회파 미스터리 <화차>부터 시작해서 <이유>, <모방범>과 같은 사회파 미스터리와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한 <외딴집>부터해서 최근작인 <미인>까지.  그 한계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장르에 손을 대고 드물게도 그 장르마다 거의 모든 부분에 성공을 거두는 작가이다. 부끄럽게도 그녀의 책을 읽은 건 <화차>와 에도시대물인 <얼간이>, <하루살이> 이것 만이라 그녀에 대해 '팬'이라고까지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책이 나온다면 일단 사놓고 보는 작가가 미야베 미유키이기에 그녀의 한국에서는 최신작(일본에선 2001년작) <R.P.G>에 자연히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던 듯하다.

 

  글은 일단 그 표지부터가 섬뜩하다. <R.P.G>라는 용어 자체가 앞서 적었다시피 실제 상황으로 가정하고 역할을 연기하는 것인데 여기선 그 상황이 '가족'이 그 배경경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인터넷상의 게임이니 당연히 서로의 얼굴을 모르는거라 표지는 그걸 반영하듯이 얼굴은 없지만 이상적인 가족상이라 할 수 있는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딸과 아들 한명씩 네명의 가족상의 사진이 휑그러이 놓여있다. 그 앞에는 팔다리가 기괴하게 뒤틀려있는 기묘한 느낌을 주는 인형과 얼굴없는 가족 사진의 표지를 바라보니 책내용이 어떤걸 내포하려는지, <화차> 이후로 읽는 미야베 미유키의 책이라 또 어떠한 사회상을 글로 풀어나갈 것인지 궁금증을 일게 만들었다.


 

 도코로다 료스케, 48세로 평범한 가장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리고 그 비슷한 시기에 이마이 나오코라는 21세 여대생이 교살된 시체가 발견이 되고 전혀 상관없을 듯한 두 시체의 연관성이 발견되자 각각의 수사팀이 한 팀으로 흡수되어 <모방범>의 다케가미, <크로스 파이어>의 치카코가 모여 두 살인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사건의 정황과 단서, 언뜻보면 평범한 듯 보이는 아내와 한명의 딸을 둔 가장 도코로다 료스케는 넷상에서 '아버지'란 닉네임으로 '가족'이란 게임을 해왔던 것이 밝혀진다. 거기다 딸의 닉네임인 '가즈미'는 도코로다의 친딸의 이름이기도하다. 진짜 가족을 내버려둔 채 가상의 가족에 빠져버린 '아버지' 도코로다 료스케, 사회파 미스터리의 대모란 별명에 걸맞게 '가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끔 글은 진행이된다.
 

 사회파 미스터리란 으레 그렇듯 뒷끝이 조금은 씁쓸하다. 씁쓸하다는 것은 글의 끝맺음에 만족하지못해 그렇다는 것이 아닌 작가가 말하고자하는 현실에 씁쓸한 것이다. 그녀의 작품을 읽고 그 여운에 가족에 대해 생각에 잠기게했다. 현실의 가족에 만족하지 못해 가상 가족의 아버지 역할에 빠져버린 아버지 도코로다 료스케와 자신의 이름과 똑같은 가스미란 딸에게 진짜 가족보다 더 극진한 모습을 보여주는 아버지를 보는 딸의 입장은 어떤가 생각을 했고 진짜 가족을 벗어나 이상형의 가족을 찾으려 그러한 가상의 세계에 빠진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나 생각을 했다. 어찌보면 그들은 멍청하게 볼 수도 있으며 불쌍하게 볼 수도있다. 

 

'가족'이란 그 무엇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것에 대한 어떤 환상이 있더라도 그들은 본인이 해라는 대로 하는 '인형'이 아닌 개개인의 인격체이며 무조건적인 이상향의 가족이란 없는것이다. 서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다듬어주는 그런 가족이 아닌 자신의 말에 따르는 그러한 이상향인 가족상이라... 이러한 것을 쫓다가 진정한 가족을 잃어버린 형국이라 아쉽기만하다. 거북한 현실을 담고있지만 역시 미야베 미유키라고 생각한다. <화차>를 읽었을때 다시금 신용카드나 채무관계에 대해 생각을 했던 것처럼 이것은 좀 더 근본적인 '가족'에 대해 생각을 담게 해주었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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