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경제 - 시대의 지성 13인이 탐욕의 시대를 고발한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 마이클 루이스 외 지음, 김정혜 옮김 / 한빛비즈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눈먼 자들의 경제
 

글쓴이 조지프 스티글리츠, 마이클 루이스, 니얼 퍼거슨, 브라이언 버로
마크 실, 마이클 쉬나이얼슨, 니나 뭉크, 도날드 발렛, 제임스 스틸
베서니 맥린, 데이비드 마골릭, 컬런 머피, 엘리노어 스퀴야리
옮긴이 김정혜
한빛비즈 
  

 

  705페이지의 엄청난 두께의 경제서적을 접하게 되었다. 경제류는 잘 읽지 않아서 사실 읽기도 전에 그 방대한 양에 기가 질리고 말았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기 힘들었던 것은 적금 외에 어떤 식으로 돈을 굴리는지에 대해 모르는 무지한 내가 원인일 수도 있겠다. 이렇듯 엄청난 두께를 자랑해 먼저 겁부터 난 <눈먼 자들의 경제>, 뒷면의 문구인 '소설보다 더 흥미있게 펼쳐지는 경제이야기'란 문구에 귀가, 아니 마음이 솔깃해졌다. 실화를 바탕으로한 글이니 과거 어떤 일이 있었는지, 표지 뒷면의 '미국의 금융위기를 중심으로 금융위기 전후에 발생한 사건들의 현장 이야기'를 이렇듯 한 권의 책으로 손쉽게 읽을 수 있는건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라 걱정 반, 두려움 반으로 책을 펼쳐 들었다.

  책을 읽은 뒤 느낌을 먼저 말하자면,
역시 역사는 현재의 반복이라는 것이다.
 

  책은 <1부 월스트리트, 2부 워싱턴 DC, 3부 혼란에 빠진 세상, 4부 메이도프 연대기>4부로 구성되어있다. 이 4부 중 중하다 생각한 것은 1부 월스트리와 4부 메이도프 연대기이다. 2부 워싱턴 DC와 3부 혼란에 빠진 세상은 앞에 말했던 부분보다는 다른 의미로 흥미가 돌았던 부분이었다. 
 


 

특히 2부에서 어이없는 구제 금융 아래의 글들은 정말 경악 그 자체였다. '부실자산 구제계획'이라고 미국 정부의 완벽하게 실패한 금융 계획안이다. 거의라고 할 정도의 모든 은행들을 대상으로하여(말하자면 민주주의의 이름을 내건 공산주의의 느낌이 강함=>반강제적) 억지로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책에선 그 부분을 흥미있게 묘사했다. 

폴슨 장관이 총부리를 겨눈 채 은행들에게 돈을 가져가라고 협박하는 형국이었으니 역할이 뒤바뀐 모양새였다. -p.249
 
정말이지 얼토당토안한 이러한 정책에 정부가 은행에 빌려주는 돈이 마치 100만원, 200만원을 빌려주는 것처럼 억단위를 빌려주는 것이다. 실제 위험에 처하지 않은 은행에까지 긴급자금을 사전계획없이, 말하자면 아무런 생각없이 수백억달러를 그들에게 빌려 준 것이었다. 

  "제무부의 기본 전략이 무엇입니까?"
워렌 의원은 적어도 자신이 아는 한 재무부의 전략은 "돈을 가져가서 맘대로 하세요."라는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p.271
 
이러한 부실자산국제 계획이라는 부분 자체가 흥미러웠다. 세계 최강국이란 호칭을 가진 미국이란 거대국가가 어떻게 이런 계획없이 일을 진행해 국민의 혈세를 이렇듯 허비할 수 있는지, 거대 자금을 돌릴 수 있는 나라가 '미국'이라서 가능한건지. 2부 워싱턴 DC의 7장 '혹 떼려다 혹 붙이다 : 어이없는 국제금융'의 주제로 시작한 부실자산국제 계획의 비판은 9장 '헨리 폴슨의 잠 못 이루는 밤 : 장관은 무엇을 했나?'까지 이어진다. 전 장에서 부실자산국제 계획의 부분에 대해 대강적인 틀이 잡혔다면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인 헨리 폴슨 장관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그 계획에 대해 정리가 되었다. 전 장에서 은행에 자금을 댄 규모가 수백억 달러라고 두리뭉실하게 적은 반면, 이 장에선 7,000억달러가 제공되었다며 구체적인 언급이 있었다. 엄청난 금액의 돈이 오가는 것과 그 중앙 인물 헨리 폴슨 장관과의 인터뷰 내용은 그에게 호의적이지도, 그렇다고 비판적이지도 않다. 글쓴이 토드 퍼덤은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서술하려 했으며, 정책 그 자체는 실패했지만 헨리 펄슨 장관의 평은 독자에게 유보한 듯했다.

 

 

  3부 혼란에 빠진 세상에선 2부와는 다른 부분으로 흥미가 있었다. 2부에선 국가적인 방안이 실패로 끝난 부분에 대한 여러가지 방면으로 바라보는 시도가 있었던 반면, 3부는 개인에 대해 이야기하기도했고 국가적 부도를 맞은 아이슬란드, 그리고 천재나 수재들의 집합이라고 여기는 하버드의 재정상태에 대해 이 부분또한 흥미있는 부분이 많았다. 3부의 첫 시작인 10장 '툰드라의 월가 : 아이슬란드의 국가부도'는 경제에 대해 잘 알지 않지만 안다고 생각하며 본인의 나라에 대해 자부심이 심한 그들의 부채 돌려막기가 실패한 부분에 대해 그 나라의 특성과 역사를 살짝 넣어가며 풀어나갔다. 하버드의 재정상태도 똑똑한 집단이 모인다면 실패란 건 없을줄 알았지만 그다지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아도 되지않는 부분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는게 반복되어 결국 그들의 재정상태가 곤두박질 친 부분에 대해 그들의 사치, 미래를 볼 줄 모르는 부분에 대해 냉소적인 시선으로 관찰했다. 두 사기꾼 앨런 스탠퍼드와 마크 드레이어에 대해 각각의 장으로 나누어 적었지만 이 둘중 눈에 띈 인물은 마크 드레이어다. 마크 드레이어는 자신을 믿은 부동산개발업자 솔로우를 배신한 것이다. 솔로우리얼티라는 유령회사를 건설하여 솔로우의 이름을 내걸며 본인은 그의 대리인으로해서 사기 행각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가 앨런 스탠퍼드보다 더 기억에 남는 것은 마지막엔 자신의 행동을 뉘우쳤기 때문이다. 

 "-
나는 내 아들딸 나이대의 젊은이들이 금융 세계에, 직업 세상에 첫발을 내디딜 때부터 행복과 성공은 어떻게 정의할지
기본적인 선택을 꼭 하길 바랍니다. 나는 분명 그릇된 선택을 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나처럼 잘못된 선택을 하는 사람이 없어야 합니다."
-P.493 
 


 

1부 월스트리트는 굵직 굵직한 사건을 정리했다. 실화를 바탕으로했지만 통계로 분석함으로써 경제에 무지한 나로써도 이해하기가 수월했다. 예를들어 베어스턴스의 몰락과 포트리스, 헤지턴트라는 것의 급격한 성장과 내려감 등 어떠한 기업체가 무너지면 시장이 어떤 결과가 낳는지, 그리고 이러한 몰락(수치상으로 -%가 떨어지는지)은 100년에 한 번, 심지어 400만년에 한 번 일어나는 형식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확연히 알게 해주었다. 1부에서 흥미있었던 부분은 두 가지가 있는데 그 첫번째는 3장 '월가, 또 다시 알을 낳다 : 파생 금융상품과 수학적 모델'의 수학 부분 노벨상 수상자 2명이 설립한 LTCM 헤지펀트의 몰락의 부분이다. 그들이 회사를 설립하고 처음 4년간은 수학적으로 분석을해서 헤지먼트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까지 올라갔지만 결국은 몰락한 것이다. VaR 모델이라고 하는데 그것의 단점은 5년간의 데이터로만 예측하는 것이었다. 예를들어 LTCM은 1998년 8월 최대 손실 금액을 5천만 달러를 예상했지만 실제 금액은 5억 5천만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이었다.(1998.8.21 금, 여기서 400만년에 한 번 발생되는 일이라는 예시가 나왔다.) 수학이라는 분야에서는 그들을 이길자가 없지만, 문제는 그들의 데이터가 불과 5년밖에 되지 않았단느 부분을 단점으로 들어 말하는 부분이 기억에 남았다. 두번째 부분은 5장 '월가의 보너스 : 누가 월가에 막대한 보너스를 허락했는가?'의 그들이 받는 보너스의 금액이다. 그야말로 딴 세상이야기이다. 실제 내 주위에 있는 친구들은 보너스를 안 받는 친구도 있는데 책 속의 이 인물들은 한달에 받는 월급도 엄청난 금액을 자랑하는데, 하물며 보너스란 것은 일반인은 상상도 못할 범주에 있었던 것이다. 보너스도 보너스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은 회사의 경제상태가 악화됨으로써 국가에 빚을 냈는데 그 금액이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준 것과 같은 금액인 일이있었던 것이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골드만삭스란 회사가 있다. 앞에 적었던 말처럼 회사의 재정난을 호소로하여 국가에 109억 달러라는 긴급 자금을 받았지만 그 해 회사 직원의 보너스에 들어간 금액이 109억이 고스란히 들어간 것이었다. 물론 그들은 절대 그러한 돈에 쓰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돈에 꼬리표가 있는건 아니지 않는가?
 

 

 4부 메이도프 연대기, 정말이지 굉장한 몰입력을 가지고 봤다. 믿을 수 없는 현재에 일어난 비극이었다. 불과 2년전 2009년 1월 14일 650억 달러 규모의 폰지 사기를 벌인 버나드 메이도프는 150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현재 연방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폰지사기란?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일컫는 말로,
1920년대 미국에서 찰스 폰지(Charles Ponzi)가 벌인 사기 행각에서 유래되었다.
-네이버 백과사전-

 

 메디오프에 대해 검색하다가 깜짝 놀랄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건 바로 그의 첫째아들 마크 메이도프가 2010년 12월 자살했다는 것이다. 버나드 메이도프의 사기행각의 여파는 그를 희대의 사기꾼이라 칭하는 것부터해서 엄청났다. 그가 대상으로 삼은 것은 한 집안 3대의 돈을 한 순간에 휴짓조각으로 만들어버렸으며 죽은 남편의 연금을 맞긴 과부들과 절친한 친구의 돈과 함께 요리사의 돈, 심지어 아들의 돈마저도 메이도프는 모든 돈을 끌어 모은 것이다. 아들 마크와 앤드류가 메이도프 사기행각에 참여했는지의 여부는 여태까지도 불투명하게 남아있다. 하지만 650억 달러의 엄청난 돈은 살아남은 가족이 죄가 없더라도 끈질기게 괴롭히는 것은 당연한 말이었지만... 설마 그가 이미 자살한지 1년이 다 되가는지는 생각도 못했다. 평생 메이도프의 세상이 갈 줄 알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던 메이도프의 세상은, 그가 경찰에 체포됨으로써 모든 것은 끝나버렸다.

 
 

눈먼 자들의 경제,
사람을 끝까지 속일 수는 없다.
사람들은 끝까지 그들의 손에 놀아날 수는 없다.
신념을 가지고 회사를 꾸렸던 이들은 지속되지만 그렇지않고
'돈'이란 것에 쫓고 쫓긴 이들은 여지없이 파국을 맞았다.
눈먼 자들의 경제,
정말 말 그대로 눈먼 자들의 경제에 관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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