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좋아요? 그럼 팔로우! - 인플루언서 세계의 진짜 이야기 ㅣ 탐 그래픽노블 10
귀르반 크리스타나자야 지음, 조제프 팔종 그림, 권지현 옮김 / 탐 / 2025년 6월
평점 :
이 책 제목도 뭔가 요즘 감성 뿜뿜이고, 표지도 귀엽고 캐주얼해서 많이 기대했다. 읽으면서 인플루언서의 전반적인 내용과 그 세계가 이렇게까지 현실적이고 냉정한 줄은 진짜 몰랐다.
요즘 나도 SNS 자주 하고, 인스타로 맛집 찾고, 유튜브로 쇼핑하고, 틱톡 보고 따라 웃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인플루언서들 콘텐츠도 계속 보게 되는데, 그들의 삶이 마냥 자유롭고 부럽게 느껴졌었다. 예쁜 배경, 여행, 광고, 선물, 협찬… 아 진짜 나도 잘만 하면 저렇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환상도 있었고. 근데 이 책은 그런 내 환상을 아주 시원하게 깨부숴 주면서 현실이 이렇구나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가장 먼저 충격이었던 건, 팔로워를 돈 주고 사고파는 세계. 팔로워가 500명, 1,000명만 있어도 몇 유로에 팔리는 구조가 존재하고, 그걸 전문적으로 유통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이 너무 낯설면서도 현실 같아서 무서웠다. 심지어 이게 사기와도 연결돼 있다는 얘기까지 들으니, 갑자기 내가 팔로우했던 어떤 계정들이 진짜인지 의심되기 시작.
그리고 드롭시핑이라는 단어. 처음 들었을 땐 무슨 단어인가 했는데, 내용 보니까 완전 상술 그 자체. SNS에서 이거 대박템이에요~ 하면서 올리는 물건들이 사실은 중국에서 싼 제품을 떼와서, 포장만 예쁘게 다시 하고 브랜드처럼 보이게 만든 거라니. 그걸 소비자들은 유행인 줄 알고, 세련된 브랜드라고 착각해서 몇 배나 비싼 가격으로 사는 거고. 너무 현실적인데, 그만큼 씁쓸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런 광고에 너무 쉽게 낚인다. 인플루언서가 스토리 하나 올리면, 제품을 꼼꼼히 확인하지도 않고 가격 비교도 안 하고 그냥 사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책에서 유명 인플루언서 수입의 60%가 이런 계약 기반 광고에서 나온다고 하니까, 이게 단순한 SNS 놀이가 아니라 진짜 거대한 시장이자 비즈니스라는 게 확실히 와닿았다. 게다가 수익 구조도 너무 세세하게 나와 있어서 현실감이 더 컸다. 예를 들면, 팔로워가 1만 명 이하인 경우 게시물 하나당 약 100유로. 8만 명 이상이면 1,000유로, 천만 명 이상이면 무려 3,000유로. 여기에 슈퍼스타인 호날두나 메시 같은 사람들은 게시물 하나로 100만 유로 넘게 받는다고 하니까 진짜 입이 떡 벌어졌다. 사진 하나 올려서 억대 수익이라니… SNS는 진짜 좋아요와 조회수가 돈으로 직결되는 세상이구나!
책에서 특히 흥미로웠던 건, 인플루언서를 정치적으로 활용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냥 연예계나 광고계만 이 세계를 이용하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정치인들까지 SNS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것. 선거 전략, 여론 조작, 이미지 메이킹… 모두 SNS 인플루언서들과 연관되어 있다는 게 너무 놀라웠다.
이런 내용들이 글로만 되어 있었으면 조금은 딱딱했을 수 있을 텐데, 그림으로 상황을 보여주니까 훨씬 쉽게 이해됐고, 현실감도 더 컸다. 작가가 직접 강아지 시리우스의 계정을 만들어 인플루언서를 체험한 이야기나, 실제로 팔로워와 광고가 연결되는 구조를 설명하는 장면들은 재미와 정보 둘 다 잡은 느낌! 책을 다 읽고 나니, 지금의 내 SNS 습관을 진지하게 돌아보게 됐다. 좋아요 한 번, 팔로우 한 번, 무심코 올린 게시물 하나, 누군가가 보여준 예쁜 일상… 이 모든 게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자본과 이미지의 전쟁터라는 생각이 몰려왔다.
이 책을 통해 배운 건 단순히 인플루언서 세계의 민낯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얼마나 쉽게 조종당하고 있는지를 자각하라는 메시지였다. 그냥 좋아 보이는 것, 유행하는 것, 남들이 다 사는 것에 휩쓸리지 말고 한 번쯤 멈춰서 생각해 보는 게 진짜 중요하다고 느꼈다. 요즘엔 이런 영향력이 쌓여서 세상을 바꾸기도 하고, 누군가의 수입원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 어쩌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작고 큰 인플루언서가 아닐까.SNS 속 반짝이는 세상 뒤에 숨겨진 자본의 그림자를 알게 된 책.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솔직히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