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 - 오프라 윈프리, 세기의 지성에게 삶의 길을 묻다
오프라 윈프리 지음, 노혜숙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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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지혜의 책, 오프라 윈프리가 세기의 지성과 대화에서 얻은 삶의 지혜를 담은 책이다. 미사여구가 많은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남의 말을 신중히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받아 들이고 있다한들 금방 잊고 다른 말들로 그 빈자리를 채울 것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버리는 일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 된지 오래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짧은 담론 속에 의미 있는 말을 담기 어려운 법인데, 이 책은 통찰력 있게 짧은 대화 속에 중요한 의미를, 한마디로 말하면 지혜를 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얻은 단어 두 개가 있다. ‘멈춤현재이다. 누구에게나 멈춤이 필요하다. 새로운 상황이나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삶의 경험을 마주하면 치유가 필요한 모든 것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고 한다. 이럴 때 잠시 숨을 돌리고 마음을 가라앉히며 기도를 하는 시간을 갖아야 한다고 말한다. 즉 누구에게나 멈춤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현재의 중요성은 두말할 것도 없이 중요하지만 과거에 얽매이거나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고 온전히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법을 알려주는 이 책은 오래도록 곁에 두고 길을 잃을 때마다 펼쳐볼 삶의 가장 든든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현재를 즐겨라. 바로 실천해야 할 말이다.

 

위즈덤은 오프라 윈프리가 <슈퍼 소울 선데이>에서 대화를 나누는 동안 마음 깊이 와닿은 말들을 순간순간 기록해둔 작은 노트에서 비롯되었다. 이 책은 연금술사의 파울로 코엘료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엘리자베스 길버트,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시리즈의 저자 잭 캔필드,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의 에크하르트 톨레, 마음 가면의 브레네 브라운, 깨달음의 스승 틱낫한과 디팩 초프라, 세계적인 기업가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CEO와 아리아나 허핑턴 등 현재 가장 존경받는 명사 80인의 핵심 사상을 담은 지혜의 바이블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시대의 지성, 삶의 스승이라 불리는 세기의 명사들은 오프라 윈프리와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직접 경험한 깨달음의 순간들, 좌절과 고통을 극복하고 새롭게 살아가게 된 계기, 구도의 길을 떠나 얻은 삶의 지침들을 생생하게 전한다. 그들이 평생에 걸쳐 축적한 사상과 통찰은 삶의 확실한 목적과 방향을 찾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밝은 빛이 되어준다. 오프라는 우리 삶의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해 스스로 고민한 것들을 분야와 종교를 넘어 오랜 통찰과 지혜를 지닌 시대의 지성들에게 묻고, 그 답을 10개의 키워드로 나누어 전한다. ‘깨어 있음에서 시작한 여정은 의도마음챙김’, ‘용서를 거쳐 사랑과 연결에서 끝이 난다. 아리아나 허핑턴은 성공만을 바라보다 건강을 잃고 쓰러졌던 경험을,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불편함을 피하려 라는 대답을 계속하다 관계가 어긋나버린 경험을, 웨인 다이어는 네 살도 안 된 아들 셋을 두고 떠난 아버지를 용서한 경험을 들려주며 어떻게 절망의 순간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라는 영원한 질문인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이 책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속독으론 그 해답을 찾지 못할 것이다. 천천히 문장 간의 깊은 의미를 음미하고 또 음미하다보면 어느새 감탄과 함께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 감정 없는 말이 난무하고 있지만 바로 이와 같은 때의 이 책은 금과옥조와 같은 문장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그리고 책이란 이런 것이다, 라는 생각을 갖게 할 것이다. 마법 같은 지혜를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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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 세계를 장악한 글로벌 파워 엘리트 389명
피터 필립스 지음, 김정은 옮김 / 다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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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이고 도전적인 책이다. 예전에도 지금처럼 빈부의 격차가 이렇게 심했는지, 불평등의 간극이 커져서 오늘날처럼 삶의 만족도가 고두박질 치고 있었는지, 그 해결책은 무엇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의문점이 생겼다. 이 책은 세계의 자본이 어떤 매커니즘에 의해 움직이고 운용되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가공할 만한 부의 집중화가 숨어 있는데, 만약 한 사람이 전체 부를 소유해서 전 세계 자본을 뒤 흔든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모든 인간은 더 나은 삶을 누릴 자격이 있다. 행복해지려는 욕망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갈수록 불평등은 더 심해지고 삶은 점점 팍팍해져 가고 있다. 이런 결과를 누가 원했는가. 왜 이런 사회가 되었을까. 그 근본원인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자이언트라는 슈퍼클래스에 속해있는 초국적 자본가 계급 파워 엘리트에 대한 폭로이자 경고이다. 당사자가 들으며 핵폭탄 급 쇼크를 당할지도 모를 막강한 내용의 비밀문서라 할 수 있다. 왜 이런 책까지 나오면서 그들의 비밀을 파헤치는지 자못 궁금하지 않은가. 그건 바로 만연해 있는 불평등을 없애고 모든 만민이 평등하게 살 수 있는 그날을 위해서이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 책은, 세계의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1%에 속해 있는 자이언트를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첫째는 세계적 거대 자산운용사를 세계 자본주의의 핵으로 보았다. 두 번째는 거대 자산운용사를 이끄는 글로벌 파워 엘리트인 경영자측면에서, 세 번째는 초국적 자본가 계급의 파워 엘리트 정책 결정 센터인 조력자에 대해서, 네 번째는 파워 엘리트를 보호하는 국가와 기업인 수호자측면에서, 다섯 번째는 제국, 전쟁, 자본주의를 파는 대중매체인 이념가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 그들의 실명(이름, 회사명, 국가 등)을 거론하고 있는데 과히 놀랄만하다. 마지막으로 거대한 힘에 맞서는 민주주의 운동과 저항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데, 이 책의 핵심 주제 또는 결론이라 보면 된다.

 

그 결론은, 시민단체들의 힘을 집결시키는 것이다. 이게 핵심이다. 우린 가장 최근에 있었던 촛불집회를 비롯해서 광주민주화 운동, 더 멀리 바라보면 3·1운동까지. 시민들이 분노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그리고 어떤 혁명이 일어나는지 민중의 분노, 민중에 의한 분수효과를 톡톡히 보여주었다. 이젠 1퍼센트의 자이언트에 의한 낙수효과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되었다. 이미 보이지 않는 손처럼 많은 시민단체들이 음지 또는 양지에서 다각도로 움직이고 있다. 아직 가야할 길은 멀지만, 언젠가는 99퍼센트의 민중의 양심이 설날이 분명 올 것이다. 시민들의 힘을 모은다면 시장 규칙은 우리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모든 국가들에게서 이루어질 민주주의 운동세력은 저항세력을 결성하여 글로벌 파워 엘리트에게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 이 책의 저자인 피터 필립스가 그 중에 한 사람이고,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용기에 작은 힘을 보태고 싶다. 언젠가 이 작은 울림이 나비효과가 되어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살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그날, 그날은 반드시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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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의 심리학 - 비로소 알게 되는 인생의 기쁨
가야마 리카 지음, 조찬희 옮김 / 수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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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김형석 교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100세 노신사의 지혜로운 경험담을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 그 중에 가장 감명 깊은 말은 일의 가치였다. 그는 자기보다 일찍 죽은 친구의 몫까지 생각하며 일하고 있다고 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경제적 활동이 아닌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후배들에게 전해주려고 노력한다는 얘기를 했다. 아직도 그의 걸걸하고 둔중한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진솔함이 귀에서 떠나지 않는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결국 위에서 말한 그의 말처럼 자신만의 확고한 가치관을 확립하고 그것을 선의의 목적으로 사용할 때 빛을 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 또한 나이 듦의 삶의 지혜를 전하고 있다. “나이 들수록 설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눈앞을 가로막던 안개가 걷히는 듯하더니, 더 넓은 세상이 펼쳐졌다. 이 상쾌한 느낌이 계속되면 좋겠다.”, “여자의 정년 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잘 늙는 법이 뭔진 모르지만, 앞으로의 인생은 내 뜻대로 살아 보겠습니다”, “나이 듦을 앞두고 아등바등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등 많은 사례를 들고 있으며 몇 살까지 일할 수 있을까요?”, “이 나이의 패션, 무엇을 입을지 고민입니다.”, “연애는 몇 살까지 가능할까요?”, “나이가 들면 건강이 나빠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육아를 하지 않는 여성의 진짜 속마음”, “아직 끝나지 않은 중년의 성 이야기”, “부모 간병이라는 중요한 도리와 나의 건강한 삶 사이에서”, “싱글로 쭉 살아갈 사람들에게 접기등 나이를 먹으면서 어렴풋이 알고 있거나,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다양한 질문을 하면서 그에 대한 해답을 명쾌하게 답변해주고 있다.

 

또한, 저자는 정년에 대한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었는데, 정년 이후의 삶을 어떻게 대처하는지, 가치 있는 노년의 삶은 무엇인지, 의사로서 환자들을 접하면서 얻은 경험을 사례를 들며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말해주고 있다. “이렇게 일을 계속 해야 하나? 실적에 대한 고통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그만 두어야 하나?” 등 우리는 회사를 다니면서 이런 저런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정년까지 일하고 싶지만 과연 그게 가능한 일인가? 만약 정년까지 일하지 못한다면 몇 살까지 일할 수 있을까? 정년으로 인한 삶의 변화는 무엇이고, 어떻게 대처하는 게 효과적일까? 이런 수많은 질문을 끌어안고서 말이다. 어떻게 보면 정년이라는 말은 직장인들의 로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문제는 그리 쉽지 않다. 말 그대로 로망은 로망일 뿐이다.

 

정년까지 갈 필요가 없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억지로 정년을 채울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정년이 보장된 삶이 행복의 기준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이보다는 각자의 인생관이나 가치관을 세우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게 없으니까 가벼운 바람에도 흔들리는 게 아닐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삶의 지혜를 다각도로 활용해보면 노년의 삶이 윤택해질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연금정책 등 일본과 우리나라의 정책이 비슷함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심리측면에서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깜작 놀란 것이 하나 있는데, 다름 아닌 남편이 시골로 가고 싶다고 했을 때 아내의 반응, 그것이었다. 그땐 몰랐는데 이젠 알게 되었으니, 일거양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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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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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세 모녀 이야기가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세 모녀는 생활고를 못 이겨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 글은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어느새 무감각해진 가슴에서 무겁고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경종을 울리는 소리였다. 동그래진 눈과 짝 벌린 입은 놀라움을 금치 못한 모습, 그대로였다.

 

이 소설은 세 모녀의 이야기와 닮은 두 모녀의 이야기이다.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죽음보다는 희망을 보여주었다는 데에 있다. 소설의 힘은 이런 데서 발휘되는 것 같다. 현실과 다른 상상으로 희망을 부여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소설의 작가는 어른이 아니다. 소설의 주인공과 나이가 비슷한 십대다. 십대의 감성이 책 곳곳을 가득 채우며 전업 작가와는 다른 냄새를 물씬 풍기고 있다. 아울러 전체적인 플롯이나 문체가 어른들 못지않다. 오히려 초등학생이 쓴 글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아이, 다나카 하나미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아이는 아이답게 커야하지만 이미 훌쩍 커버린 하나미를 볼 때, 마음 한 구석이 짠한 감정이 일어난다. 특히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에선 진한 감동이 밀려오는 데, 여기서 작가의 감수성에 다시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두 모녀의 애틋한 사랑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어쩌면 그건 같은 또래의 작가가 주인공에게 이입되어 발생하는 순수 그 자체라고 얘기할 수 있다. 그 점이 성인 작가가 어린 주인공을 내세워 쓸 때와 사뭇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다섯 개의 단편에는 희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언젠가 어딘가에서에서 담임 선생님께 어느 가정에나 비밀로 해두고 싶은 것이 있다는 의미인 장식장 안의 해골이라는 말을 듣고 우리 집 해골은 이 찻장으로는 다 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던 하나미는 꽃도 열매도 있다에서 비록 바늘 끝처럼 보잘것없는 희망이라도, 희미한 빛이라도, 환상이라도, 그게 있으면 어떻게든 매달려서 살 수 있다는 겐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안녕, 다나카에서 입시 스트레스 때문에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며 고통받는 신야에게 다나카 모녀는 인생의 가치란 좋은 학력과 부에 있는 것이 아님을 일깨워주며 다시 살아갈 힘을 선사한다. 작가는 이 소설을 펴내며 희망이 느껴지는 소설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고 하니, 될 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옛 속담을 떠오르게 한다. 더욱이 죽어버리고 싶을 만큼 슬픈 일이 생기면 일단 밥을 먹으렴. 한 끼를 먹었으면 그 한 끼만큼 살아. 그렇게 어떻게든 견디면서 삶을 이어가는 거야.”라는 엄마의 말은 희망이란 이처럼 단순하면서 명쾌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희망이란, 무엇인가. 혹독한 강제수용소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게 한 원동력이 희망이라는 두 글자였다.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이, 또 자주 이 단어를 떠올리는가.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이 소설의 두 모녀처럼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살았으면 좋겠고, 그렇게 살기를 희망한다. 이와 같은 소중한 단어를 상기하게끔 해 준 이 책의 저자와 주인공에게도 감사함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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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 -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에 단호해지는 심리 수업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한윤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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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속에 살고 있는 우리.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우주와도 같은, 밤하늘에 수많은 별처럼, 해변의 모래처럼 무수히 많은 관계 속에 우린 정처 없이 떠돌며 외롭게 사는 하나의 독립체이다. 깎이고 깎여도, 닳고 달아도 나는 나인 것이다. 그러나 우린 혼자서는 살수 없는 불안한 존재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얼마나 될까. 밀림 속에 혼자 덩그러니 있다면 우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린 나라는 독립된 인격을 가졌지만 그것을 지킬 수 있는 나만의 무기가 없거나 빈약하다. 이 말의 뜻은 단정적인 것보다 보통사람들이 느끼는, 그들이 그렇다고 생각하는 일반적인 의미의 확장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정글 같은 관계 속에 빠질 수밖에 없고, 그 관계가 좋든 싫든 경험을 한 후에야 쓴 맛이 무엇인지, 달콤함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그만큼 우리는 연약한 존재이고 혼자서는 살 수가 없는 고독한 존재다.

 

이 책을 읽으며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데이트 폭력이다. 사랑이라는 미명하에 벌어지는 끔직한 사건들.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싸움들. 상대보다 나를 더 생각하고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르는, 아니면 성격이라고 치부하는 우발적으로 발생하고 통제되지 않는 감정들. 그 감정의 폭발로 인한 폭력. 그로인한 상처들. 누구나 여기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인간은 이성을 가진 동물이므로 통제되지 않는 감정에서 비롯되는 폭력에 대한 결과는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사랑은 법으로 통제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폭력에 노출되기도 한다. 나르시시즘, 자기도취증, 자기애에 빠져 있을 때 폭력의 강도는 더 심해진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신을 더 사랑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사랑의 뜻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는다. 사랑을 하면 나보다는 상대방을 더 배려하고 좋아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말이다. 이 책에서 정의한 나르시시즘의 정의 다음과 같다. “나르시시즘에 빠진 남성과 연인 관계인 사람 중 대부분은 비관적인 감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이런 사람들은 사랑에 고통이 따른다고 믿는다. 연인 관계를 지속하면서 마음에 상처를 입고, 상대에게 거부당하며 모멸감을 느끼고, 이별과 재결합을 반복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심하게는 언어폭력이나 성폭력을 감내하는 경우도 있다. 어린 시절에 이런 비정상적인 관계를 경험한 적이 있다면, 성인이 되어서도 인간관계를 맺을 때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이런 성향은 그 사람의 사고방식을 결정한다.” P. 193

 

우린 하나의 독립체이며 인격체이다. 그러므로 주체적인 삶은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주체적인 삶은 나르시스트처럼 자기애에 빠진 사람이 아니고 타인에게도 의지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오히려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이며 상대방에게 얽매이지 않는 당당하고 떳떳한 주체적인 사람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는 자유로운 삶,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는 용기 있는 삶을 우린 살 수 있다. 이제 상처뿐인 관계를 끝내고, 자신의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는 자유롭고 용기 있는 삶을 시작할 시간이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타인은 악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관계가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린 그 관계 속에서 나 자신을 잘 돌보며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 삶의 주인공은 나이므로 이 생각을 늘 곁에 두면서 살아야 한다. 용기 있는 사람만이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다. 이 책의 주인공 소냐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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