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의 정석 - 이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정구철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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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늘 가슴 안주머니에 사직서를 하나쯤 넣고 다닌다. 결국 내가 원하는 방향과 조직이 달리 갈 때 언제든지 멋있게 사표를 쓰기 위해서이다. 아니면 불안에 대한 대비책이라고 해도 좋다. 어떤 표현이 됐든지 간에 이직은 일상이 된지 오래다. 오히려 이직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으로 낙인찍혀 인간관계에도 문제가 있을 거라 치부하기까지 한다.

 

이직의 정석. 과거, 수학의 정석이라는 책이 있었는데, 책 제목은 비슷하지만 내용은 아주 딴 판인, 거기에다 금지어인 이직을 부추기는 책이 나왔다. 책 제목만으로도 눈길을 확 끈 이 책은 직장인들이 가슴속 깊이 넣고 다니던 씁쓸한 사표를 똘똘한 사표로 탈바꿈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말로는 표현할 수 없지만 통쾌할 만큼 뭔가를 우리에게 안겨주는 책이다.

 

이 책은 이직에 대한 이론서가 아닌 실무지침서이다. 연봉책정, 이력서 작성법, 면접 등 이직자에게 실제 도움을 줄 수 있는. AI시대라고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이제 한 곳에 20, 30년 뿌리를 내리며 안정적인 직장인으로서의 삶은 언감생심, 마음에 품을 수 없는 그 무엇이 되었다. 그만큼 시시각각 변하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카멜레온처럼 자신의 옷 색깔을 수시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그걸 사회가, 조직이 원하기 때문이고, 우린 보조를 맞춰야 한다. 그 당면과제를 안고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직은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변화를 두려워한다. 하지만 우린 살기위해 이를 물리쳐야 한다. 살기위해서 가면을 써야한다는 소리다. 가면을 바꿈으로써 표정이 바뀌는 중국 경극처럼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준비를 착실히 해야 한다. 대충 했다간 낭패를 보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60까지는 일을 해야 한다. 나이를 먹었다고 뒤로 물러서 뒷짐만 지고 있을 때가 아니다.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경쟁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해야 한다. 아는 게 힘이다. 무엇이든 배워야 한다. 지혜는 충분하지만 지식이 없어 취업하지 못하면 이 또한 낭패가 아니겠는가. 이직의 정석. 이와 같은 심무 지침서를 옆에 두고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원하는 회사에 덜컹 앉아 있을지도 모른다.

 

우린 변화를 싫어하기도 하지만 카멜레온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살 수도 있다. 우린 이 양면성을 둘 다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는 자가 먼저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인생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느냐, 아니냐 하는 것이다. 큰 목표 안에 있는 작은 일들을 하나하나 성실하게 임하다보면 성취감을 맛볼 수 있고, 원하는 길에 와 있는 우리를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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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좀 빼고 삽시다 - 아픔을 끌어안고 사는 우리들에게
명진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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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참으로 어려운 질문이다. 물론 답하기는 어렵다. 이 책의 저자 또한 다음과 같은 말로 확답을 피해간다. “마음을 비우기 위해서는 나는 누구인가?’ 묻는 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 내가 나를 물으면 라는 존재를 알 수 있을까? 모른다. 내가 나를 모른 채 사는 게 무슨 의미인가. 그 물음이 없었다면 나는 과연 중이 되었을까? 모를 일이다. 칠십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나는 묻고 있다. 이 물음은 아주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다.” 라고.

 

나이를 먹으면 어느 정도 살면서 깨우치는 점도 있지만 풀리지 않는 숙제도 있기 마련이다. 그게 바로 나는 누구인가, 이다. 나의 정체성, 나의 가치관, 내가 왜 여기에 있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가치가 있을까, 하고 자문하는 시점이 오게 된다. 하지만 이 철학적인 질문에 답은 아마 죽을 때까지 모르고 죽을지도 모른다.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 모르지만)

 

이 책의 저자는 유명한 스님이다. 첫 페이지를 읽으면서 느낀 것은 위의 내용과 더불어 이 책은 저자의 자서전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자신의 가족사를 비롯한 솔직한 내용들이 책을 덮을 때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텔레비전에서 본 스님과 다른 이미지의 글 솜씨를 볼 수 있었고 그 진솔함에 흠뻑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여섯 살 때 어머니를 잃고 방황을 시작한 사고뭉치 소년이 묻고 또 묻는 수행자가 되기까지 세속에서 20, 출가하고 50년 동안 '나는 누구인가'를 물었다.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있었지만 돌이켜보니 모두 공부가 되었다고 말하는 명진 스님의 생애를 읽다 보면 자연스레 무엇이 행복이고 불행인지 알게 될 것이다. 본론으로 들어가 그 구성을 살펴보면, 1장 힘들다_나는 누구인가, 2장 힘주다_깨달았다는 착각, 3장 힘차다_스승의 한마디, 4장 힘 빼다_내 생의 마지막 과제로 되어 있고 이는 마치 살아가는 과정, 인생의 여정과도 같은 목차를 가지고 있는 게 특색이다. 이 목차 또한 깨달음에 대한 저자의 다른 표현이 아닐까싶다.

 

반백 년 선방에서 수행한 스님이 이 책을 통해 아픔을 끌어안고 사는 우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단 하나다. '마음에서 힘을 빼라!'고 한다. 마음에서 힘을 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나는 누구인가?' 묻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물으면 알 수 없고, 알 수 없는 상태란 어떠한 것도 결정하지 않은 막막하고 불안한 상태다. 스님은 이 상태를 어떠한 것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 상태라고 말한다.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하기 엔 좀 애매모호하지만, 자의적인 해석을 곁들이면 스스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그 해답을 영원히 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이 될 수도 있다. 또 이런 해석도 가능하다. 삶은 모르는 게 약이라고, 그래야 살 수 있다고, 다 안다면 무슨 재미로 사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오히려 알기 때문에 못살 수도 있다는 말이다. (현문에 우답이 될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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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방문자들 - 테마소설 페미니즘
장류진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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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 중, 인간의 윤리와 존엄에 대한 불평등은 가장 근본적이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가 아닌가싶다. 하지만 이는 침묵으로 대처하거나 초능력을 발휘해서 무마해버리면 안 되는 삶의 근본 조건들이다. 왜 근본 조건이라 하는가. 궁금하다면 이 소설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 이 소설은 페미니즘 소설이다. 밑바닥에는 Me too(With you) 운동이 깔려 있고 그 위에 가령, 그루피, 자발적 해고(갑질과 무용의 양성평등), 미성년자 성폭력 등 조금 수위가 높은 사회적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Me too(With you) 운동으로 사회가 들썩인 게 바로 얼마 전이다. 연예인의 성폭력과 고위관료 등 특권계층의 성폭력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바람 잘 날이 없는 (미사여구를 더 붙이면, 수치스러움을 넘어 파렴치하고 역겨운, 눈 뜨고 볼 수 없는, 볼썽사나운) 이 사회적 빅 이슈는 어디까지 가야 끝이 날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어쩌면 끝이 없을 수도 있다는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한 것은 단 한 가지 이유에서다. 그것은 인간의 욕망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성에 대한 그릇된 욕망, 절제하지 못하는 인간의 욕망, 바로 통제하지 못하는 타락한 성 모랄 때문인 것이다. 성경책에서도 보면 소돔과 고모라라는 도시가 나오는데, 이 도시도 성의 타락으로 인해 신의 노여움을 사 불에 타버리는 끔찍한 구절이 나온다. 신의 심판을 받은 것이다. 작금의 상황을 보면 우리도 언젠가 신의 심판을 받을 날이 멀지 않았겠구나, 하는 자괴감이 밀려오기까지 한다.

 

이 소설은 여섯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여섯 명의 그녀들이 나온다. 눈먼 섹스를 하기 위해 찾아온 남자들의 얼굴을 캡처하는 여자’(장류진, 새벽의 방문자들), 무례하고 어린 남자 상사에게 한 방 먹이고 자발적으로 공장을 그만두는 ’(하유지, 룰루와 랄라), 어른들의 세계에서 어떤 배려도 받지 못한 채 연애라는 이름으로 섹스를 받아들여야만 했던 미성년 ’(정지향, 베이비 그루피), 정치적 올바름을 주장하느라 인간에 대한 예의를 상실한 애인과 친구를 떠나는 보라’(박민정, 예의 바른 악당), 선생들의 추행을 고발하기 위해 학교 복도에 포스트잇을 붙이는 유미’(김현, 유미의 기분), 결혼을 꿈꾸며 함께 저축한 데이트 통장을 전 남친에게 털리고 멘탈도 함께 털린 ’(김현진, 누구세요?)가 바로 그녀들이다.

 

그 중에서 장류진의 새벽의 방문자들이나 김현진의 누구세요?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지금, 여기의 섹슈얼리티란 보는 자의 성적 판타지를 소비하는 행위로 재현된다. 섹슈얼리티가 몸과 영혼을 통합하는 충만한 내적 경험이 되는데 실패하고, 지속적인 박탈감과 자기소외를 안겨주는 이유는 그것이 영혼과 자아, 그리고 몸 전체와 분리된 채 사물화된 몸의 한 부분에만 고착되었기 때문이다. 새벽의 방문자들에서처럼, 섹슈얼리티를 물다방이니 대딸방이니 풀살롱니니 미러룸이니 하는다양한 형태로 사고파는 곳. 혹은 보이는 자로서 느꼈던 공포감에서 벗어나 보는 자가 되기를 이행하는 미러링 소설 누구세요?에서처럼, 여성은 남성의 삶 한 부분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대상인 동시에 남성의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키는데 필요한 섹스의 대상으로 존재하는 곳. 이곳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다.

 

이런 세계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적어도 인간의 존엄성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사수되고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악이 있으면 선이 있게 마련이고 늘 선이 이긴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는 악과 싸워 반드시 승리를 쟁취할 것이다. 아니 쟁취해야만 한다. 그래야 소돔과 고모라 꼴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 소설 또한 선의 입장을 대표할 만한 든든한 무기가 될 터이다. 글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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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마음 - 최고의 리더는 어떻게 사람을 움직이는가
홍의숙 지음 / 다산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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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을 하면서 리더십에 관련된 책을 사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만큼 사람을 움직이는 게 쉽지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무리 훌륭한 역사적인 인물의 책을 읽고 그의 리더십대로 따라 해보아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지금껏 많은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이다. 사람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야, 하고 자조적인 미소를 머금고 말이다.


왜 그럴까. 왜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게 이리 힘들까.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묵혔던 답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마음’ 두 글자였다. 사실 우리는 잘 살기위해 급성장한 탓에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돌보지(인식하지) 못한 채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식으로 현재까지 바쁘게 살아왔다. 그 병폐로 자장 중요한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았나싶다.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 같은 생각을 하면서도 좀처럼 주위 사람들에게 정(마음)을 주지 못하는 것 같아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하다. 하지만 우린 돌아가야 한다. 리더십 또한 마찬가지다. 덕지덕지 붙은 미사여구가 아닌 리더십 본연의 모습으로 말이다. 자신을 들어내 놓지 않은데 누가 와서 붙겠는가. 인지상정이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리더의 자존감 : 조직의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한 수, 2장. 조직 구성원의 마음을 읽는 법 : 논리만으로는 팀을 움직일 수 없다, 3장. 성장하는 팀의 조건 : 리더의 기분으로 성과를 좌우하지 마라, 4장. 내 편을 만드는 리더의 태도

: 강력한 팀워크를 만드는 법, 5장. 새로운 시대의 조직 관리법 : 헌신, 형식, 버티기가 통하던 시대는 지났다. 특히 1장의 왜 리더의 결정만 기다리는 허수아비를 만드는가, 2장의 직원을 믿는 리더와 직원을 불안해하는 리더와 무엇을 위해 리더만 만족하는 일을 추진하는가?, 4장의 편애와 무심함이 소중한 사람을 잃게 만든다, 5장의 서로 불편하다는 핑계로 대화를 피하는 리더들에 대해서는 줄을 치지 않은 부분이 없을 정도로 관심있는 글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 마음에 와 닿은 글귀는 다음과 같다. “리더가 주변 사람을 대하는 태도, 일을 처리하는 자세, 조직을 바라보는 시각 등 겉으로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 태도 하나까지도 조직 전체에 안개처럼 깔린다. 당신은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가? 당신의 말과 행동이 가까운 직원들에게 거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잊지 말길 바란다. 주변 사람들을 하대하지 말라. 최고 리더의 아랫사람 하대 습관은 조직 내 크고 작은 부서의 장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동기를 부여하는 말을 하라. 특히 상대와 정서적으로 교감할 때 진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당신의 조직은 성장의 기쁨을 알고 실행하는가, 아니면 주어진 일을 처리하기에 각자 바쁜가? 리더가 ‘조직 구성원들이 내 의도를 잘 파악하고 있다’고 가정하고 일을 진행했을 때 문제는 시작된다. ‘나는 이미 여러 차례 설명을 했고 노력을 해오고 있다’고 생각하고는,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한다는 이유로 따로 설명하지 않고 단순 지시만 하는 리더들이 많다. 우리는 대부분 다른 사람의 감정을 비언어적인 감정 표현인 표정과 목소리 톤을 통해서 안다고 했다. 직접 건네는 말 한마디보다 말 한마디 뒤에 감추어져 있는 비언어적인 요소들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 책은 리더십 관련 책이지만, 인간관계에 관한 책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인간관계의 근본은 신뢰인데,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신뢰는 따라오기 마련이다. 평소에 인간관계에서의 궁금증, 특히 리더로서 부하 직원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에 명쾌한 해답을 얻어 마음이 흡족하다. 이 점이 다른 리더십 책하고 다른 거라 할 수 있다. 작고 조용하지만 강한 책이다. 부드러운 게 강한 것이니까. 배움의 근본은 실천이다. 마음을 활짝 열고 옆에 있는 팀원들에게 다가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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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가 돌아왔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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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무서운, 소름이 돋는 소설이 드디어 나왔다. 예전 전설의 고향을 보면서 간담이 서늘했었던 경험이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말의 진위를 파악할 수 있었다. 더위를 식히기에는 이만한 게 없을 정도였으니까.


우리는 왜 공포를 느끼는가. 종교가 있는 사람들은 악마, 즉 귀신이 있다고 믿고 있지만, 비종교인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그냥 흘리는, 여름이면 응당 찾아오는 드라마의 한 종류, 또는 이벤트로 여길 수도 있다. 의뭉스런 긴장감이 초반부터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이어진다. 두려움의 대상은 초현실주의 떠나서 늘 내 곁에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진실은 꼭 밝혀지지 나름이다. 이 점을 잊지 않고 독서를 하면 이 책의 매력에 흠뻑 빠질 것이다.


한때는 석탄 채굴 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나 이제는 폐광촌으로 남은 작은 마을 안힐. 그곳에서 다양한 사건 현장을 봐온 베테랑 경찰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 충격적인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사건 현장은 처참했다. 권총으로 자살한 여자의 시신은 정수리가 날아갔고, 주변에는 파리와 딱정벌레 떼가 득실거렸다. 그러나 이 사건이 ‘자살 사건’이 아닌 ‘살인 사건’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여자가 자신의 아들을 망치로 내려쳐 처참하게 살해한 것이다. “아이의 얼굴이 있어야 할 곳에는 분간할 수 없는 시뻘건 곤죽만 남”을 만큼 아이를 잔인하게 살해한 여자는 벽에 피로 한 문장을 휘갈겨 썼다. 내 아들이 아니야. 그리고 이 한 문장으로 인해 가슴 깊숙한 곳에 비밀로 묻어두었던 20년 전 처참했던 사건의 봉인이 다시 열리게 된다. 그 사건이 일어났던 건 20년 전. 조 손이 열다섯 살 때의 일이다. 조와 친구들은 갱도로 들어가는 입구를 찾았다는 친구 크리스의 말에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열어서는 안 되는 문을 한밤중에 몰래 열고 만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내려간 그곳은 놀랍게도 어린아이들의 유골이 가득한 동굴 무덤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조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자신의 어린 동생 애니가 몰래 따라왔을 줄은. 동굴에서 뜻밖의 딱정벌레 떼의 습격을 당한 친구들은 허겁지겁 도망치려 하다가 쇠지렛대로 애니를 치고 만다. 애니는 죽었다. 조와 친구들 모두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 일이 있고 48시간 뒤…… 애니는 상처 하나 없이 집으로 돌아온다. 오빠의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며. 그리고 조의 끔찍한 악몽이 시작되었다.


굳이 결말이라고 말하자면, 잔인하고 충격적인 사건 이면에는 인간의 이기적인 면모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자기 혼자 살려고 진실을 숨기려는 인간의 이기적인 성격, 흉측한 인간의 본성을 이 책의 저자는 소설의 장치를 통해 말하려는 것이다. 거짓은 늘 들통 나게 되어 있고 거짓은 인간의 양심을 두근거리도록 만든다. 반면에 양심과 정의가 살아있는 사람만이 떳떳하게 발 뻗고 살 수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스릴 넘치고 박진감 있는 소설을 읽어서 그런지 기분이 고조되었다. 스릴러 소설을 읽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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