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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아이들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29
나지브 마흐푸즈 지음, 배혜경 옮김 / 민음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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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작가 나지브 마흐푸즈는 친영 성향의 부정부패한 왕을 몰아내고 사회 변혁을 추구한 가말 압델 나세르의 7월 혁명 성공 이후 절필을 선언했다. 혁명 초기에 그간에 있었던 사회적 병폐가 치유되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또 다른 사회적 문제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우리 동네 아이들’은 그러한 이유에서 탄생되었다.

 

나지브 마흐푸즈는 한 인터뷰에서 “나는 사회와 나 사이에 간극이 생겼을 때만 글을 쓴다. 1952년 혁명 이후 많은 모순과 오류가 나를 속상하게 했다. 그래서 나는 선지자들과 폭력배 사이의 갈등을 그린 ’우리 동네 아이들‘을 쓰기 시작했다. 내 의도는 혁명과 지금의 사회 체제를 비판하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이 소설은 내용은 성경과 비슷한 내용이 많다. 정확히 얘기하면 모세오경에 있는 성경속의 인물과 줄거리를 작가의 상상력과 주제의식을 가지고 썼다. 주요 인물들은 성경책의 인물들과 대비해서 보면 쉽게 읽혀지기 때문에 등장인물을 비교해보면, 대저택의 아버지 자발라위는 하나님을, 아드함은 아담을, 그의 아낸 우마이마는 이브를, 아드함의 형인 이드리스는 사탄을, 대저택 안에 있는 정원은 에덴동산을, 아드함의 아들 까드리와 후맘은 카인과 아벨을, 자발은 모세를, 리파아는 예수를, 까심은 무함마드로 보고 책을 읽으면 된다. 성경책을 접해본 독자들은 금새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버지 자발라위의 명령에 불복종한 큰아들 이드리스는 대저택에서 쫓겨나게 되고 막내 아들인 아드함이 아버지가 하던 집안일을 도맡아 하게 된다. 아드함 때문에 쫓겨났다고 생각하는 이드리스는 방황하다가 아드함을 살살 꿰인다. 결국 아드함은 이드리스의 꼬임에 넘어간다. 그것이 아버지에게 발각되자 그의 아내와 함께 아드함은 에덴동산 격인 대저택에서 쫓겨나게 된다. 시간이 흐르고 아드함의 아들들이 장성한다. 어느날 자발라위가 후맘을 대저택에서 살게 하려고 한 것에 질투를 느낀 형 까드리드는 동생 후맘을 죽이게 된다. 그리고 그 사실을 숨긴다. 아드함은 까드리드가 후맘을 죽인 것을 뒤늦게 알게 된다.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동네에는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지배층과 피지배층이 생겨나고 그들 간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권모술수와 폭력이 난무한다. 피지배층에 속한 사람들은 대저택에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그들을 시기하고 질투한다. 자발라위는 자발과 리피아, 까심에게 어지러운 동네를 바로 잡으라는 지시를 내린다. 여기에서 리피아는 아내의 배신으로 목숨을 잃는다. 혁명에 의해 정의가 구현되지만 이도 잠시뿐.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어둠의 세상이 된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자발라위가 나선다. 자발라위에게 정의를 바로 잡으라는 명령을 들은 선택받은 사람들은 이를 실행에 옮긴다. 그 중에서 까심은 바뀐 세상을 유지하는 것은 지배층만이 아니라 피지배층에서도 이를 감당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까심이 세운 세상에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시 어지러운 세상이 오고 만다. 이때 아라파가 나타난다. 아라파는 자발라위의 충복을 죽이고 이 충격으로 자발라위도 쓰러진다. 아라파는 마술로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지만, 동네에 정의를 바로잡지는 못하고 죽는다. 아라파가 기록한 마법의 노트를 그의 친구 하나슈가 발견하고 종적을 감춘다. 아라파의 비빌노트가 미래에 세상을 구원하는 희망이 될 것이라는 암시로 이 소설은 끝이 난다. 이 비밀노트가 바로 성경책이다.

 

대서사시처럼 방대한 내용의 글을 한 사람에 의해 쓰여 졌다는 것이 놀랍고, 이것이 성경책과 다른 부분이다. 성경책은 여러 명의 그의 제자들에 의해 쓰여 졌기 때문이다. 전달하려는 작가의 의도는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선과 악에서 악은 반드시 패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작가가 생각하는 정의는 이에 굴하지 않는다. 정의가 부패한 사회를 반드시 정화 시키리라 믿는다.

 

우리 사회에도 정의라는 명백한 기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차가 레일을 탈선하듯 많은 문제점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정의와 부패, 지배층과 피지배층 등 뗄 수야 뗄 수 없는 거북이의 등처럼 단단하게 고착되어 있다. 먼 나라의 얘기가 아닌, 바로 우리의 얘기다. 한 아랍 작가의 울림이 나비효과가 되어 나의 가슴에 작은 파문을 일으켰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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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노프]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리모노프
엠마뉘엘 카레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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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다간 영웅을 그린 소설이다. 소설의 배경은 구 소련이다. 익숙지 않은 러시아 단어와 등장인물들이 많아서 읽기가 좀 불편했지만 그것도 잠시 소설 속 인물에 푹 빠져드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작가는 한 인물에 대한 자서전을 대필하듯 써내려가고 있다. 소설이라기보다는 자서전과 다큐가 한 데 어우러진 미묘한 형태의 소설 형식을 띠고 있다. 참 오랜만에 과거의 역사 속으로 탐험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작가는 주인공인 리모노프를 어린 시절부터 추적하여 그의 성격 형성 과정을 면밀히 알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은 픽션의 형태를 띤 소설이기 때문에 거의 진실에 가깝다고 보아도 될 만큼 현실성이 반영이 된 작품이다.

 

구 소련은 사회주의의 발원지이다. 사회주의를 태동시킨 스탈린을 접하면서 그의 잔인함에 치를 떨었다. 우리는 육이오를 통해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다. 그 실상이 얼마나 잔인하고 끔직 한지를. 동무라는 미명하에 서로 감시하고 프롤레타리아 계급을 만들어 사회주의에 반하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진정한 평등을 원했지만 특권계층의 욕망과 과욕이 문제였다. 그 결과가 공산주의의 몰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사상이라도 그것이 현실에 반영되지 않는 것은 물거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이미 알고 있다. 물론 민주주의도 이로부터는 자유로울 수가 없다.

 

리모노프의 파란만장한 삶은 이런 시대의 산물이라 생각한다. 시인이면서 작가로서 살다가 정치인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볼 때 한 시대의 영웅일지는 몰라도 그 자신은 행복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산 것이다. 평범할 수 없었던 유년시절의 환경과 화목한 가정을 꾸리지 못하는 그의 여성편력 등, 무슨 측면에서 그를 영웅이라 하는지 모를 정도다. 책을 통해 본 그의 삶은 엉망진창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정해진 틀에 박혀 살아야 정상적인 삶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말이다.

 

그런 유년시절을 극복하고 그는 다양한 삶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얻었다. 그것이 리모노프의 생을 정말 대단하게 만들었다. 여러 사람이 겪어야 할 삶을 한 사람이 전부 경험했기 때문에 더 놀랍다. 하지만 누구나 나이 들면 삶의 뒤안길에서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리모노프는 달랐다. 그는 지하철에서 구걸을 하는 걸인을 보고 깨달음을 얻는다. 모든 것을 다 내려놓을 때 진정한 성공과 행복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리모노프 답다. 평범한 삶을 거부했던 그가 진리를 터득하는 순간이다.

 

이 소설은 많은 등장인물로 인해 어느 정도 익숙하다 싶으면 다른 인물이 나와서 문맥이 잘 이어지지 않았다. 다시 되돌아가 읽어야 하는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소설보다는 다큐형식으로 쓰여 졌기 때문에 감수하고 읽었지만,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없었음을 시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은 이 소설을 통해 러시아, 구 소련의 시대적인 배경과 정치이념을 감상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솔제니친’이라는 작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다음번에는 솔제니친의 ‘수용소 군도’라는 책을 읽어봐야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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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셋 리미티드]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선셋 리미티드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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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삶과 죽음에 대해서, 그 중에서 자살에 대해서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왜 사람들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 고민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현대인은 누구나 고민 하나쯤은 안고 산다. 그 경중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고민이 고통으로 변질 되는 순간에 숨이 헉하고 막히낟. 이러한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이 소설을 권하고 싶다. 물론 작가가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죽음에 대해 신중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는 된다. 각자 죽음에 대한 정의를 한번쯤은 내리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선셋리미티드’는 120Km로 달리는 고속 열차를 뜻한다. 이 소설을 쓰게 한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백인 교수가 자살을 하려다 흑인 목사에게 발견되어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다. 소설의 처음 무대는 의외로 좁은 방안이다. 두 사람의 대화를 엿보고 있으려니 몸이 근질근질했다. 왜냐하면 두 남자의 옥신각신 실갱이 하는 모습이 좀 답답하고 우습기까지 했다. 흑인 목사는 대화를 통해 백인 교수의 자살 원인과 재발을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오히려 말리는 쪽이 안절부절 못하는 신세인 것처럼. 자기 논리로 무장한 백인 교수는 이에 뒤질세라 자기주장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좀처럼 좁혀지지가 않는다. 티격태격 하고 있다. 백인 교수는 자살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논리 정연하게 쏟아내고 있다. 죽음에도 다 이유가 있다는 듯이. 물론 삶과 죽음에는 이유가 다 있다. 누구는 가족을 위해 감방 같은 공간으로 고단한 몸을 이끌고 열심히 왔다 갔다 하고 있다. 또 누구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또 누구는 하루하루 개미보다도 얇은 목숨을 연명하기 위해 분주히 살아가고 있다. 그 이유는 한 가지 밖에 없다. 살기 위해서.

 

자살은 현대인의 병이다. 고통이 심하면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한 순간에 목숨을 끊는 사태가 벌어진다. 그 고통의 깊이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얼마나 컸으면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도 없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선택을 하는 것일까. ‘나’란 가치가 없을 때, 사람은 가장 큰 좌절을 겪는다. 백인 교수는 이 함정에 빠져 자기가 죽음을 선택한 것을 포기할 수 없다는 강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여기서 흑인 목사가 슬기로운 대처가 필요한 데, 그 한계가 보인다. 죽음까지 생각했던 자의 마음을 돌리기란 하늘의 별따기보다도 어려울 것이다. 기대를 안고 마지막 한 페이지까지 다 읽었을 때 그 허탈함이란. 한 번 읽어 보기 바란다. 무슨 느낌이 드는지.

 

신을 배제하고 어느 누가 삶과 죽음에 대해 정의를 내릴 수 있을까. 쉽지 않다. 아니 쉽게 내릴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나 또한 삶이 버거울 때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왜 이런 고통을 끌어안으며 살아가야 할까. 왜 이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벗어나려 하면 상대적인 무언가가 더 옭아매는 형국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진다. 이게 삶인 것이다. 이게 삶의 실체이다. 그 고통까지 가슴 속에 묻으며 사는 게 우리네 인생인 것이다.

 

작가가 생각한 플롯은 무겁지만 단순하다. 무거운 주제를 단순한 배경과 인물로 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반된 효과로 죽음의 무게가 한층 더 무겁게 느껴진다. 작은 공간에서 삶과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주제를 가지고 두 남자의 대화는 코믹이 곁들인 심리극을 보는 듯했다. 작가의 말대로 대화로 이루어진 극 형식의 소설은 처음 접했지만 신선했다. 이 소설을 통해 죽음에 대해 재정의 할 수 있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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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26권. 독일 낭만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환상문학의 개척자로 꼽히는 E. T. A. 호프만의 대표작. 허세 가득한 수고양이 무어의 자서전 안에 악장(樂長) 크라이슬러의 미스터리한 전기를 병치하는 독특하고 현대적인 구성을 통해, 지적인 풍자와 아이러니를 펼쳐 보인다. 유럽 문학에서도 가장 예술적 기교가 뛰어나고 유머가 풍부한 소설들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기이한 걸작이다.
호프만의 작품은 환상적이고 기괴한 상상력을 탐험해보자.

 

 

 

 

 

 

 미스터리 소설의 비범한 캐릭터들은 미스터리 소설을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키며 장르 자체에 활력과 매력을 더한다. 《몰타의 매》를 읽고 나서 몇 날 며칠 샘 스페이드에 푹 빠져 허우적거리다 필립 말로에게 더 심하게 반해버린 도로시 파커처럼, 이 책을 읽는 내내 독자들은 매력 넘치는 미스터리 캐릭터들과 변덕스러운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다.

 

미스터리 작가들의 소설에 흠뻑 빠져보고 싶다.

 

 

 

 

 

 

 

< 55세부터 헬로라이프>는 장기 침체에 빠진 일본 사회를 배경으로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4050세대의 다섯 가지 가느다란 희망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이야기들을 통해 무라카미 류는 기존의 '류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부드러운 어조로, 마치 3040세대의 내면을 찬찬이 들여다보듯 이야기한다. 선명하게 살아만 있다면 언젠가 하늘을 나는 꿈을 다시 꿀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인생에서 가장 큰 실패는 후회를 남기는 거라고.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시대로 흘로가고 있어서 왠지 모르게 끌린다.

 

 

 


 

1년 동안 발표된 중.단편 소설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 12편으로 구성되었다. 우리 삶과 사회에 대한 진지한 탐색을 보여주는 작품, 작가적 글쓰기에 대한 탐구가 돋보이는 작품, 삶에 대해 근원적으로 성찰하고자 하는 진지한 노력이 엿보이는 작품 등 올해에도 다양한 주제 의식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한 권으로 만날 수 있다.

여러 작가들의 단편소설을 읽으면서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일본 미스터리의 여왕 미야베 미유키를 탄생시킨 초기 대표작이자, 미야베 월드의 원형인 작품. 현대 사회의 그늘과 윤리적 모순을 미스터리를 통해 해부하여 마쓰모토 세이초의 적자라 불리는 미야베 미유키는 사회파 미스터리란 장르에 그녀 특유의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미야베 미유키만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왔다.
< 형사의 아이>는 우리가 열광하는 미야베 월드가 그 시작부터 창대했음을 고하는 초기 걸작이다. 만 서른이 채 되지 않는 신인 작가 미야베 미유키가 토막 시체, 연쇄 살인 사건, 흉악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 양형 문제와 같은 무거운 사회적 문제와 정면에서 대결하면서도 긴장감과 속도감을 잃지 않으며 독자의 시선을 이야기에서 떼지 못하게 한다.

일본 미스터리 소설을 읽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이 소설 또한 그러리라는 기대를 안고 추천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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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너리 오코너 - 오르는 것은 모두 한데 모인다 외 30편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12
플래너리 오코너 지음, 고정아 옮김 / 현대문학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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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너리 오코너의 소설은 난해했다. 단편소설은 작가의 의중을 알아내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역시 그녀의 소설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난해한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인기 있는 소설로 뽑혔다고 한다. 거기에는 작가만의 위트와 동심의 세계, 그리고 그녀의 색채가 뚜렷했다고 본다. 단편적으로 술술 읽히는 것이 아니라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야 이해가 되는 소설이었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음미하면서 정독을 할 필요가 있다.

 

전체적인 색채는 비슷했다. 자기가 태어난 곳과 어린 시절 이야기 그리고 그때의 시대적 배경. 특히 남부지방은 남북전쟁에서 패한 곳이고 흑백 인종 분리가 엄연히 존재한 지역이었다. 그중에서도 어린 아이들과 흑인이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9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이러한 미국인의 정서가 그들에게 고향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한 것이다. 우리도 과거 육이오사변이 있은 후 그와 관련된 영화나 책을 보게 되면, 코가 시큰거리는 것은 같은 감정일 게다. 작가가 소설 속에 담고자 했던 주제가 이 부분일 것이다.

 

단편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하나의 큰 제목 안에 여러 개의 소제목으로 구성된 목차를 연상케 한다. 이 소설은 크게 두 부분으로 볼 수 있다. 하나는 그 당시 남부지역의 복잡한 사회적 이슈들을 다루었고 다른 하나는 작가의 내면에 있는 신비주의와 영성이다. 그것은 그녀가 카톨릭 신자였기 때문에 그 종교적인 관점이 이 소설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사회적 이슈에서는 흑백 인종 분리를 뺄 수가 없다. 이미 남북전쟁으로 인한 노예제도가 폐지되었지만 남부지역은 과도기였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많은 문제를 낳았다. 시대를 막론하고 ‘을’의 변화에 ‘갑’의 불편함이 발생한 것이다. ‘제라늄’, ‘추방자’, ‘오르는 것은 모두 한데 모인다.’에서는 백인들이 흑인들의 새로운 지위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오르는 것은 모두 한데 모인다.’에서는 버스에서의 인종차별과 백인과 흑인과의 혼열에 대한 인식문제, ‘갑’이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문제였다. 또한 ‘계시’, ‘깊은 오한’에서는 흑인들이 교육을 받으러 북부지역으로 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을 ‘갑’에 입장에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게다. 변화의 바람은 서서히 불었다.

작가가 추구하는 신비주의와 영성에서는 ‘세상에는 통제할 수 없는 신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좋은 사람은 드물다’, ‘당신이 지키는 것은 어쩌면 당신의 생명’, ‘절름발이가 먼저 올 것이다.’에서 평온한 일상 속에서 살고 있는 등장인물들의 인생을 송두리 채 바꾸어 버린다. 이럴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혹스러움을 느낀다. 하지만 이를 통해 통제 밖의 일들이 있음을 알게 된다. 나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일이 전개됐을 때 ‘이것은 내 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신에게 모든 것을 위탁해야 해.’하고 넘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발생 했을 때 이런 말을 하게 된다.

 

이러한 소설은 작가의 주제의식이 농축되어 있기 때문에 독자들로 하여금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한다. 그렇지만 장점도 있다.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는 이점도 있다. 작가는 ‘제가 쓰는 소설의 장점은 정확히 제 글의 바탕이 되는 경험의 특수성 또는 고립성에서 비롯된다고 본다.’라고 한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되었다.

 

루프스병을 앓으면서 12년 동안 이와 같은 무수한 단편소설을 썼다는 것에 감탄을 아니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소재의 소설을 탄생시킨 것은 작가의 문학적 재능이 탁월함을 보여준 것이다. 병마와 싸우면서 작품 활동을 활발히 한 것은 인간승리의 표본이라 본다. 이것이 소설이 주는 힘일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제한된 시야에서 눈앞에 보이는 세계가 다가 아니라는 명제를 우리에게 주고 있다는 것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좁은 시각에서 벗어나 넓게 보고 더 많이 상상하면, 세상에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신비함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이 소설을 통해서 보았다. 먼저 작가가 몸소 실천한 것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인생에는 반전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작가의 그 긍정의 힘을 받고 싶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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