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각자 다른 세계를 산다 - 어원으로 찾아낸 감각의 생물학
박재용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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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각자 다른 세계를 산다 


#생명은각자다른세계를산다 #박재용 #청어람미디어 #생물학 #책추천 


책을 다 읽고 이 책이 주는 유익을 생각해 본다. 

책이 주는 유익은 굳이 글로 남기지 않아도 모두가 알 테지만, 지금까지의 다른 책과는 살짝 다른 이 책이 주는 개성 있는 나름의 유익함이 신선하고 색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풍부한 이름, 호명의 어원에 대한 지식과 정보 

이름의 어원을 살핀다. 

어설프게 철자를 암기하고 단어 뜻만 알고 있었던 수준인데 라틴어 어원에서부터 설명을 해주고 최근 학계에서 만들어진 용어라는 식으로 무엇을 설명하든 먼저 이름과 그 뜻, 어원에 대해 먼저 파해를 해나가니 그 뒤에 이어지는 내용이 쉽고 편하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다가 혼자 말도 안 되는 상상을 가능케도 한다. 

이렇게 설명해 주는 라틴어 어원과 영단어를 재밌어하다가 생물학 관련 원서도 읽을 수 있게 되지 않나 싶다~라고.. 


한창 영어 공부한다고 단어를 외울 때 접두사, 접미사에 따라 단어를 분류하고 같은 뜻을 같은 유사한 단어들을 익히던 VOCA~책으로 영어 단어를 나름 재미있게 공부하던 기억이 난다고 해야 하나? 내 전공 역시 땅의 이름, 즉 지명의 유래부터 모든 수업이 시작되기에 이런 접근은 친숙하면서도 또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많이 체계적으로 얻는 기분이었기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듯하다. 


*등장 생물 

각 장이 시작될 때마다 첫 페이지에서 등장하는 개체를 언급해 준다. 

5장을 예를 들면 38 개체의 이름을 나열해 주고 그런 배려는 읽기 전부터 세상에 이런 생명체도 있었구나. 싶기도 하는 호기심이 유발되고 읽다가 그 생물 이름이 나오면 오호 드디어 무대에 등장했구나. 반가운 마음도 든다. 


*질문이 가득 

답이 잔뜩 있는 책이 아니라 읽으면 읽을수록 질문을 할 수 있는 독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책? 

예를 들어... 

생태계의 총합을 알게 해 줄 에너지의 비율과 흐름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고 나서, 그 안에서 예외적 존재인 인간을 등장시킴.


인간이 등장하고 이주, 목축과 농경 등이 인간이 예외적일 수 있음을 설명하고 최상위 포식자로서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동시에 이런 예외적 상황이 다른 생물들의 생태계를 어떻게 침범하고 빼앗는 결과를 초래하는지 또다시 설명함. 

바라보는 대상이 계속 달라지고 어느 개체에 벌어진 상황이 또 다른 개체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는지 궁금해하게 만들어 나가는 글의 빌드업 감각이 장난이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연이어 드는... 


이 부분도 인상 깊었던 이야기의 흐름이었다. 

공생과 기생의 각각 설명한 후 그 둘의 차이를 다시 설명하고, 이후 공생과 기생 모두 대상의 상호진화, 즉 공진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언급으로 자연스럽게 공진화로 넘어가고 포식과 피 속의 관계를 이야기 속에 툭 던져 놓고 다시 이 둘과 공진화를 다시 이야기함. 

사례로는 초원에서의 포식과 피식을 이야기하다가 그럼 숲에서의 포식과 피싱은 어떨지? 의문을 갖게 하고 이런 지식과 정보를 밑바탕에 쌓게 한 후 숲에서 시작된 인간의 진화가 기후 변화에 따라 초원과 숲이 번갈아 만들어진 아프리카 지역에서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화두로 삼아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게 하고 답을 찾게 해 줌. 사족보행에서 두 발로 걷게 되는 과정을 그 어느 때보다 디테일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숲과 초원의 분포를 설명할 때에는 지구과학적 지식을 배경으로 자세한 설명이 보태진 것 역시 인상 깊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생물학 책인데 말이다. 


*인문학을 토대로 한 자연과학책 

마지막 유익한 점을 언급해 보자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인문학 냄새가 폴폴 난다는 것이다. 

생물학의 전문 영역을 계속 사례로 들어주고 언급하는데도 이 책이 그저 과학 수업 교재 같은 느낌과는 달리 따스하다고 느껴지는 이유일 듯하다. 

인간 중심적인 생각을 걷어내고 보는 생물학 이야기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생명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쩌면 나 이외의 생명이 각자의 세계를 살고 있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일인지도 모른다.'


'경계는 자연이 그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렸다. 위계도 중심도 마찬가지다. 그 선을 지워낼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이 책은 생물학의 낯선 언어들, 그 어원(라틴어, 그리스어, 독일어에서 찾을 수 있는...) 속에 숨겨진 뜻을 따라가며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는다. 분류에서 창발까지 공생에서 움벨트까지 각각의 단어 뒤편에는 인간중심주의가 놓쳤던 세계가 있다. 


뒤 표지에 적힌 위 문장들로 이 책이 인문학을 토대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재미있으면서도 따뜻하게 생물학, 물리학, 화학, 지구과학, 라틴어, 영어를 융합해서 수업 듣는 기분 좋음이 머리에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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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새랑 눈이 마주쳤다니까요
이이은 지음 / 보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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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새랑 눈이 마주쳤다니까요 

_치치_칫, 좋아하는 마음이 일이 되기까지 


#보리 #새 #진짜새랑눈이마주쳤다니까요 #치치칫 #이이은 


엥? 작가님의 첫 탐조 장소가 일월저수지라고? 

우리 집에서 큰길 건너 쭈욱 걸어가다 보면 나오는 아파트단지 옆 그 작은 호수? 

성균관대 학생들의 산책로이자 일월수목원의 멋진 파트너 같은 그 저수지가 책에서 언급될 줄이야. 

사실 탐조책장은 언제든 꼭 한번 방문하리라 마음먹고 있는 곳이어서 크게 놀라지 않았지만 작가님의 새에 대한 이런저런 활동의 시작이 우리 동네였다니 괜히 기분이 좋다. 


책을 읽다가 중간에 치치_칫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다. 

역시 또 웃음이 나온다. 

대표자~에 작가님 이름이 보이고 책에서 소개되는 새들이 예쁘게 판매되기를 기다리는 사진으로 보인다. 

특히 물까치가 반가웠다. 

작가님은 일월저수지로 탐조를 하셨지만 가끔 그곳에서부터 서호 저수지까지 이동하는 탐조인 배지를 가방에 단 일행들을 만나는데 그분들이 물까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뒤로 꼬리가 하늘색이라서 까치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다른 새라고 생각하고 굳이 이름도 습성도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얼마 전 고양이 먹으라고 동네 분들이 놓아둔 먹이를 아주 집요하게 서너 마리가 돌아가면서 노리고 있는 것이 보이고 귀에 이름이 들린 후로 내 눈에 자주 띄는 것도 참 신기하다 싶다. 


책 속에 그림이 조금 더 많았으면 좋았겠다. 싶은 아쉬움을 말해본다. 

표지에 그림이 너무 예뻐서 그리고 작가님의 글만으로도 머릿속에 이미지가 그려지기는 하지만 표지에 나오는 그런 둥글둥글 동글동글한 새 그림이 책 안에서도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 읽는 내내 생긴다. 

그림에 두 눈이 모두 그려진 공통점을 갖고 있는 새 그림은 읽는 사람 거의 대부분이 따라 그려보고 싶어 지도록 예쁘게 그려져 있고, 최대한 단순하면서도 특징을 딱 잡아서 표현하고 있는 듯해서 감탄을 자아낸다. 


작가님은 아실 테지만 이 글을 읽는 내 지인들은 잘 모를 흥미로움도 이 책 속에 있다.


어디 한번 이름을 맞혀보라는 퀴즈! 

미리 말해두지만 난 100점을 받았다. 


무슨 말인 즉 하니~ 

왜가리, 백로, 황새, 두루미(학) 그림을 보고 이름을 맞혀보는 퀴즈가 있다. 

집에서 선사시대 유적이 있어서인지 보호구역, 출입금지 지역으로 되어 있는 여기산 가장자리를 따라 걸어서 서호 저수지 쪽으로 가다 보면 서호와 서호천에서 먹이 활동을 하거나 인근 농촌진흥청에서 관리하는 논과 밭을 자유로이 오가는 왜가리, 백로, 황새, 두루미를 볼 수 있다. 물론 지금 열거한 네 종류 중 하나이겠지~하면서 신기한 눈으로 잠시 보다가 제 갈길 갔던... 


이젠 책을 보고 공부도 하고 바로 퀴즈도 만점을 받았으니 나무 위에서 시끄럽게 울지만 우아한 자태로 날갯짓하는 하얀 새가 백로인지, 황새인지 살펴보아야겠다. 가끔 혼자 어딘가를 빤히 쳐다보며 순간 훅~머리를 물속에 넣어 먹이를 잡을 듯한 부동자세의 새가 왜가리인지 두루미인지 맞춰봐야겠다. 

다리 색도 봐야 하고 정수리 빨간 점이 있는지도 잘 봐야겠다. ^^ 제대로 된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내가 그들을 보아온 시간에 비해 너무 늦은 것은 아닌가 싶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밖에서 어떤 새일 지 모를 새가 시끄럽게? 울고 있다. 

먹이가 있다는 것인지, 적이 나타났다고 동료들에게 경고를 해주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전부터 하고 싶었던 두 가지 일을 좀 해봐야겠다. 


마당 단풍나무에 새들이 먹을 수 있는 견과류나 곡식을 둘 거치대?를 놔주고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한번 보고 싶다. 

그리고 탐조 책방을 한번 꼭 가봐야지. 책방에 꽂혀 있을 작가님의 이 책을 볼 수 있을 것이니 그때 또 기분 좋은 웃음이 나올 듯하다. 

하나 더 매번 시간이 남으면 걷던 서호 저수지 말고 일월저수지를 먼저 걷고 서호저수지까지 한번 걸어야겠다. 내 목에 망원렌즈가 걸려있을지 쌍안경이 거 걸려있을지는 나도 궁금하다. 


그리고 참새, 직박구리, 비둘기, 까치 다음 주인공들 그림을 다음 책에서 꼭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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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 아직도 마음이 자라는 우리에게
백영옥 지음 / 김영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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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백영옥 #에세이 #빨강머리앤이하는말 #김영사 #빨강머리앤 


우리 말고 내가 읽는 것이라서 표지의 한 줄을 내 맘대로 바꿔본다. 


'아직도 마음이 자라는 나에게' 


호봉이 더 이상 오르지 않고 멈추며 어느 부서에 가도 이젠 입을 닫고 지갑을 열어야 하는 지극히 높으신 선배여서 이제 내 몸과 마음에 자란다는 표현의 동사는 절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을 때 나는 이 한 줄 문장을 계속 떠올리며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직도 마음이 자라는 나.... 


시간이 흐르면 무언가 사라지고 없어지고 무뎌지고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노화'라는 단어에 매여서만 생각을 하나보다. 

시간은 나에게 선물한다고 적혀있다. 

느리지만 결국 잎을 키우고 꽃을 피우고 나무를 자라게 한다. 

그것을 시간이 하는 일이라 믿는다. 는 말이 내게 힘을 준다. 


곧 여행에 대한 1학기 마지막 수업을 해야 하는데 앤이 초록지붕집에 처음 와서 다음에 쫓겨날지도 모르는 그 상황에서 다시 집에 안심하고 돌아올 때까지의 여정을 여행이라 칭하고 그 과정을 학생들과 한번 말해볼까? 싶은 생각이 든다. 

가장 빛나는 별을 보기 위해선 가장 깊은 어둠 속에서 별을 보는 방법이란 것, 비밀은 모두 어둠 속에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어둠 속 여정마저도 트라우마가 아닌 희망을 찾아내는 빨강 머리 앤의 이야기는 참~ 접할 때마다 나와 다름을 다 커버려서 더 이상 자랄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 어른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을 한다. 


마릴라 부인이 앤을 태워 앤을 보육원에서 데려온 중개인 부인에게 다시 데려가는 장면의 대화는 내 수준에서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 

오자마자 다시 이곳을 떠나야 한다는 긴장 속 아침의 대화에서도 말이다. 


'아주머니, 전 이 드라이브를 마음껏 즐기기로 작정했어요. 즐기겠다고 결심만 하면, 대개 언제든지 그렇게 즐길 수가 있어요! 물론 마음을 단단히 다잡아야 하지만요.'


'저요, 오늘 아침엔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지 않았어요. 아침부터 그런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어야 되겠어요? 아침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에요!' 


"5분 전만 해도 너무 비참해서 태어나지 않았길 바랐는데, 지금은 나 자신을 천사와도 바꾸지 않을 거예요." 


결국 앤은 이렇게 초록지붕집에 머물게 된다. 

앤의 여행이 시작되는 이런 극적인 시작처럼 사실 아주 떠날 수 있었던 장면도 후반부 이야기도 인상 깊다. 아저씨가 죽고 마릴라 아주머니의 건강을 생각해서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초록지붕 집에 남기로 한 그 순간이 가장 인상적인 순간이라 생각이 들기도 한다. 떠나고 싶지 않은 마음.... 


'퀸스에서 돌아와 창가에 앉았던 그날 밤 이후로 앤 앞에 펼쳐진 미래는 좁아졌다. 하지만 발 앞에 놓인 그 길이 아무리 좁다고 해도 그 길을 따라 잔잔한 행복의 꽃들이 피리라는 걸 앤은 알고 있었다. 마음을 다해 일하고 고귀한 꿈을 키우고 마음 맞는 친구들 곁에 두는 기쁨은 오롯이 앤의 것이었다. 그 무엇도 앤의 타고난 상상력과 꿈이라는 이상 세계를 빼앗아 갈 수 없었다. 그리고 그 길 에는 언제나 모퉁이가 있었다.' 예전에 읽었던 기억에서 옮겨왔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 난 그 앞을 '불안'이라고 표현하는데... 앤은 그렇지 않았다. 


'앞으로 알아낼 것이 많다는 건 참 좋은 일 같아요! 만약 이것저것 다 알고 있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그럼 상상할 일도 없잖아요!' 

이렇게 활짝 열린 길에서 시작해서 앤은 다시 길이, 미래가 좁아진 그 길 앞에서도 초록지붕집에 남기로 마음을 먹기까지의 그 여정을 학생들에게 여행이라 말하고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다.


여행은.. 세상은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진 것일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걸요. 

나에겐 불안인 것을 앤은 기대로 바꿔 살고 있다. 

행복한 여행으로... 


그래 빨강머리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보자. 

너희들도 나도 모두에게 앤의 빨강머리가 있을 거야. 그렇게 여행을 시작하다 보면 불안할 수도 있지만 엄청 재미있고 신날 거야. 그리고 어느 순간 여행길이 좁아지고 뻔한 스토리가 예상되는 그 순간에도 우리는 꿈과 상상력으로 그 길에 있는 작은 행복을 놓치지 않고 거둘 수 있을 거야~라고... 1학기 여행지리 마지막 수업에 좀 멋지게 말해보자.


책을 짧게 요약해둔다면 


어릴 적에 이미 애니메이션 노래를 외울 정도로 잘 알고 있고 다행스럽게 최근 소설을 다시 읽었고 따스한 앤의 에피소드가 저자의 인생 경험과 깊이 있는 독서 경험이 덧대어져 독자들이 살고 있는 인생에 겹쳐지는 귀한 공감의 경험과 저자의 부드러운 조언을 들을 수 있는 멋진 그림과 글이 담긴 책이라고 남겨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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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썸머 에디션)
이디스 워튼 지음, 민지현 옮김 / 머묾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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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여름 #이디스워튼 #머묾 #소설 #민지현 



"아주 멋진 하루였어요! 내일은 어디로 데려가줄 건가요?


이렇게 행복했다가 


"모든 게 다 마음에 안 좋아"


이렇게 불행하기도 한 삶이 여러차례 교차하는 어느 시대, 어느 장소에서 벌어진 이야기이다. 


'이 책에 대하여'를 읽고 짧게 요약해 본다. 


워튼의 작품 중 가장 육체적이고 가장 개인적인 소설이다. 

뉴욕 상류 사회의 사교 지형을 해부해 온 워튼이 이 작품에서는 한 번도 정면으로 다루지 않았던 영역_가난한 시골 여성의 사랑의 각성, 뜨거운 여름, 젊음, 욕망의 세계_을 파고든다. 특히 계층의 벽 속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그 결말을 워튼은 도덕적 판단 없이 끝까지 따라간다. 

워튼의 덜 중요한 작품이라는 평가로 시작되었으나 수십 년이 지나 재평가된.... 책이다. 


책을 다 읽고 '이 책에 대하여'로 요약된 글이 이 책의 흐름을 정말 잘 대변해 주었구나. 싶다. 


소설이란 것이 그렇지 않나? 

그 사람이 되어보는 것 

얼마 전 정주행해서 다 보았던 드라마도 주인공만 부각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에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들이 하나하나 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각인되는 멋진 흐름과 상황 속에서 다양한 인간상을 느껴보는 맛이 있었던 것처럼 이번 소설에서도 역시 읽으면서 채리티였다가 허니였다가 로열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도 해보기도 하고 진저리 치기도 하고 채리티가 산속으로 들어갔을 때 채리티를 쳐다보는 각기 다른 시선의 산속 사람들의 마음도 되어 보려고 했다. 아니 의도적이라기보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그들이 되어보는 마음이 든다. 


그리고 살면서 더 이상 뚫을 수 없는 '벽'에 막힌다는 것 

그 벽은 여성이라는 것에서 오는 터부와 편견 

그리고 

삶의 터전, 내가 어디 살고 있으며 어디에서 왔는가? 에 따라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머리 끄덩이를 잡혔거나 멱살을 잡혀 내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보이지 않는 강요가 읽는 사람까지도 속상하게 만든다. 그런데 내가 그였다면... 얼마나 더 좌절하고 슬펐을까? 


무대가 되는 곳은 겨우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좌우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작은 동네이나 그마저도 이 마을이 기준이 된다면 이보다 못한 산속 동네가 또 있다는 설정인데 그 지척의 두 공간에 삶의 모습은 거리와는 달리 현격한 차이가 난다.


오롯이 나의 노력만으로 삶의 질과 수준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구에게 나왔으며 어디에서 태어나 어디에서 자랐는가? 지금 난 누구의 집에서 거주하며 또 어딘가로 이주를 결정하는데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지분과 경제적 여력이 있는가? 


가장 속이 꽉 막혀가는 느낌을 받는 순간은 

마지막 

어쩔 수 없는 판단이라 생각하고 산으로 들어가는 장면 

하룻밤을 지낸 후 다시 산에서 나오는 순간 

그리고 이 소설의 무대에서 가장 고급지고 모두가 살고 싶어 하며 이 세계에 천국 같고 극락 같은 그곳에서 가장 말도 안 되는 삶의 계약이 맺어져 다시 살던 곳으로 돌아오는 그 여정이 정말 속이 터지는 마무리여서 그 답답함이 오랫동안 풀어지지 않는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남의 일이고, 소설 속의 인물에도 마음이 이러한데 동시대를 살며 분명 이런 사실적인 장면에 작가의 상상을 덧대어 만들어낸 인물들을 만들고 그들의 삶을 적어가던 작가도 이런 마음으로 글을 쓰지 않았을까~싶다. 

먹먹해지는 느낌이 내가 이 글을 집중해서 읽었구나 라는 근거가 되는 듯해서 조용하게 차분하게 그 먹먹함을 삭이고 지워가며 책에 대한 기록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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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보면 보이는 미술사 - 시각적 문해력을 기르는 여정 ㅣ 창비청소년문고 48
류지이 지음 / 창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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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보면 보이는 미술사 

_시각적 문해력을 기르는 여정 


#창비 #류지이 #보다보면보이는미술사 #보보미 #창비청소년문고 


안 그래도 말귀도 못 알아듣고 글에서 모르는 단어가 수두룩 한 우리 아이들 걱정이 많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말하는 시각적 문해력이란 또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답을 찾기 위해서는 일단 책을 좀 읽어야 해서... 


예술, 공예, 기술 

위 3가지에 대한 문장이 나와 일단 옮겨본다. 


'조각, 건축, 회화는 오랫동안 예술로 인식되었고, 

반면에 스테인드 글라스, 도자(도기, 자기, 토기, 사기... 등을 모두 포함한다고 생각해 두자)는 공예로 여겨졌다. 

인쇄와 사진은 기술로 치부되다 마침내 예술의 경지에 올랐습니다. 과정미술이나 퍼포먼스는 20세기 등장한 새로운 미술로서 인간의 신체도 미술의 재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사물은 언제 작품이 되었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보이는 많은 것들이 우리의 삶의 일부가 된 오늘날 장르, 매체, 재료라는 본질적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예전에 주로 쓰인 동서양이라는 이분법적 틀이나 화풍, 역사의 흐름에 너무 얽매이지 않은 그런 글이라고 책 속 문장과 단어를 인용하여 기록해 본다. 


자원의 가변성이 떠오르기도 한다. 어느 시절에는 자원이 아니었다가 어느 시절이 되면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지님을 의미하는 단어가 미술사에도 적용이 될 듯하다. 작가님은 그래서 특히 아까 언급했던 장르, 매체 그리고 특히 재료에 초점을 맞추고 서사를 써나가며 우리에게 소개해주고 있다.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많은 이야깃거리가 담겨있기에 이 책을 읽는 동안은 잠시 카이스트 교양 수업을 듣는 ~ 시간과 공간을 이동하듯 집중해 보게 된다. 


비누조각 그리고 건축_르코르뷔지에가 활동한 마르세유와 인도 찬디가르의 건축을 본다. 

회화_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이 잘 그리는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또 찾아보게 된다.

스테인드 글라스와 도자_시누아즈리에서 자포이즘까지 그리고 지금 한류를 살짝 얹어서 큰 흐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패션과 텍스타일_인쇄와 출판으로 넘어가는 그 점이적인 시대에 직물과 여성에 대한 편력, 차별을 함께 생각해 보게 된다. 

인쇄와 출판_책 한 권이 종합적인 예술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살았고 그렇게 책을 만들었던 시절과 지금의 출판 산업도 비교 대조해 보고... 

포스터를 설명하며 언급되고 있는 아르누보에 대한 개념을 좀 더 확실하게 남에게 설명할 수 있는 수준으로 알게 된 듯하다. 물론 많이 부족하지만... 게릴라 걸스의 활동까지 보태어 ^^ 

미술 공예 

사진과 영상_객관적인 사진이 갖고 있는 허점으로서의 숨기고 품은 의미에 대해 

과정 미술과 퍼포먼스의 순으로 다양한 사례를 풍성하게 보여준다. 


한 장면, 한 페이지로는 잭슨 폴록이 그림을 그리는 장면, 오노요코의 컷 피스 자료사진, 리처드 롱의 '걷기로 만들어진 길'이 인상적으로 기억된다. 

안토니 곰리의 트래펄가 광장을 채운 다른 좌대의 주인공들이 모두 영웅임에 비해 나머지 빈 좌대에 다양한 일반인들이 올라 펼쳤던 예술 활동은 예전에 관련된 이야기를 읽고 잊었다가 다시 떠오르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 


예술과 삶을 구분 짓고 예술인과 일반인을 또 편가르는 것 보다 두 영역과 두 부류의 사람들이 섞이지 않는 물과 기름 같은 것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잘 녹이는 것이라는 것, 그리고 이러한 서사를 토대로 우리의 예술은 또 어떤 식으로 변화하며 어느 점을 향해 지향해 나갈 것인지 사뭇 궁금해지는 기회를 이 책을 읽는 행위가 가져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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