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썸머 에디션)
이디스 워튼 지음, 민지현 옮김 / 머묾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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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여름 #이디스워튼 #머묾 #소설 #민지현 



"아주 멋진 하루였어요! 내일은 어디로 데려가줄 건가요?


이렇게 행복했다가 


"모든 게 다 마음에 안 좋아"


이렇게 불행하기도 한 삶이 여러차례 교차하는 어느 시대, 어느 장소에서 벌어진 이야기이다. 


'이 책에 대하여'를 읽고 짧게 요약해 본다. 


워튼의 작품 중 가장 육체적이고 가장 개인적인 소설이다. 

뉴욕 상류 사회의 사교 지형을 해부해 온 워튼이 이 작품에서는 한 번도 정면으로 다루지 않았던 영역_가난한 시골 여성의 사랑의 각성, 뜨거운 여름, 젊음, 욕망의 세계_을 파고든다. 특히 계층의 벽 속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그 결말을 워튼은 도덕적 판단 없이 끝까지 따라간다. 

워튼의 덜 중요한 작품이라는 평가로 시작되었으나 수십 년이 지나 재평가된.... 책이다. 


책을 다 읽고 '이 책에 대하여'로 요약된 글이 이 책의 흐름을 정말 잘 대변해 주었구나. 싶다. 


소설이란 것이 그렇지 않나? 

그 사람이 되어보는 것 

얼마 전 정주행해서 다 보았던 드라마도 주인공만 부각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에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들이 하나하나 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각인되는 멋진 흐름과 상황 속에서 다양한 인간상을 느껴보는 맛이 있었던 것처럼 이번 소설에서도 역시 읽으면서 채리티였다가 허니였다가 로열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도 해보기도 하고 진저리 치기도 하고 채리티가 산속으로 들어갔을 때 채리티를 쳐다보는 각기 다른 시선의 산속 사람들의 마음도 되어 보려고 했다. 아니 의도적이라기보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그들이 되어보는 마음이 든다. 


그리고 살면서 더 이상 뚫을 수 없는 '벽'에 막힌다는 것 

그 벽은 여성이라는 것에서 오는 터부와 편견 

그리고 

삶의 터전, 내가 어디 살고 있으며 어디에서 왔는가? 에 따라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머리 끄덩이를 잡혔거나 멱살을 잡혀 내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보이지 않는 강요가 읽는 사람까지도 속상하게 만든다. 그런데 내가 그였다면... 얼마나 더 좌절하고 슬펐을까? 


무대가 되는 곳은 겨우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좌우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작은 동네이나 그마저도 이 마을이 기준이 된다면 이보다 못한 산속 동네가 또 있다는 설정인데 그 지척의 두 공간에 삶의 모습은 거리와는 달리 현격한 차이가 난다.


오롯이 나의 노력만으로 삶의 질과 수준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구에게 나왔으며 어디에서 태어나 어디에서 자랐는가? 지금 난 누구의 집에서 거주하며 또 어딘가로 이주를 결정하는데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지분과 경제적 여력이 있는가? 


가장 속이 꽉 막혀가는 느낌을 받는 순간은 

마지막 

어쩔 수 없는 판단이라 생각하고 산으로 들어가는 장면 

하룻밤을 지낸 후 다시 산에서 나오는 순간 

그리고 이 소설의 무대에서 가장 고급지고 모두가 살고 싶어 하며 이 세계에 천국 같고 극락 같은 그곳에서 가장 말도 안 되는 삶의 계약이 맺어져 다시 살던 곳으로 돌아오는 그 여정이 정말 속이 터지는 마무리여서 그 답답함이 오랫동안 풀어지지 않는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남의 일이고, 소설 속의 인물에도 마음이 이러한데 동시대를 살며 분명 이런 사실적인 장면에 작가의 상상을 덧대어 만들어낸 인물들을 만들고 그들의 삶을 적어가던 작가도 이런 마음으로 글을 쓰지 않았을까~싶다. 

먹먹해지는 느낌이 내가 이 글을 집중해서 읽었구나 라는 근거가 되는 듯해서 조용하게 차분하게 그 먹먹함을 삭이고 지워가며 책에 대한 기록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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