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데아
이우 지음 / 몽상가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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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데아 


#서울이데아 #이우 #몽상가들 #장편소설 #도서협찬 


초록과 파랑이지만 파도 같기도 하고 구름 같기도 한 문양이 새겨져 있는 넓은 띠지가 인상적이다. 

띠지에 적혀있는 글귀를 옮겨보고자 한다. 


여행을 떠난단다. 

어디로 가나요? 

알제리를 지나서 이집트까지 갈 거야 

거기에는 뭐가 있는데요? 

나도 몰라 

모르는데 왜 가요? 

모르니까 가는 거지.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 알았다. 

멘토라고 할 수 있는 옆집 아저씨와 주인공의 대화이다. 아직 한국으로 떠나기 전에 말이다. 

책을 아주 많이 읽은 사람은 아니지만 모로코를 배경으로 시작하고 그곳에서 한국으로 온 후 한국을 무대로 생활하는 여정을 그린 소설이라... 신선했다. 보통은 한국에서 해외로 나가는 방향성에 익숙해서인가보다. 

그리고 왜 모로코 라바트? 리야드? 

소설 속에서 왜 알제리? 이집트? 왜 프랑스 파리? 한국의 서울? 장소, 도시에 대한 출발과 도착이 계속되고 장소는 그저 사는 곳을 너머 주인공에게 커다란 의미를 부여한다. 제목에 '서울'은 그저 그냥 단순하게 우리나라 수위도시의 의미가 아닌 것이다. 


점과 점이 있고 그 점을 양끝으로 하여 잇는 선이 있다고 치자. 

한 점은 이방인이고 나머지 한 점은 한국인이다. 

그 둘 사이 어느 지점에 머무르는 사람도 있고 양 끝점 중 한 점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도 있고... 

아무리 한국인처럼 해도 시각적으로 그렇게 보이지 않는 사람이지만 첫 시작이 한국인이었던 사람의 이야기도 있고, 이방인으로 한국인이 되고 싶은 지향점을 두고 부단히 노력하지만 매번 실해하고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경우를 이야기해주기도 한다. 


신기루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사막의 신기루는 희망이기도 하고 허망한 환상이기도 하다. 

신기루를 쫓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성공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밑바닥이 보이지 않을 추락이기도 한 것이다. 

알제리를 지나 이집트로 나아가는 길은 사막을 관통하는 길이고 신기루를 쫓는 여정이다. 

파리에서 라바트를 거쳐 한국으로 가는 여정은 무엇인가? 

한국에서 보는 신기루는 주인공에게 희망인가? 허상인가?


태어난 고향이지만 이방인으로 시작한 서울 생활에서 여러 가지 신기루 같은 환상을 꿈꾸며 정착해 가는 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일들은 진정한 고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의 선물인지, 파리에서, 라바트에서도 느꼈던 외로움에 더욱 진하게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결말에 도달하는 악마의 덫에 해당하는지.... 오로지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정, 사랑을 쫓는 주인공이 장소와 사람을 동일시하며 겪는 실제와 동굴 벽에 비치는 그림자 같은 허상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야기가 때론 잔잔하게 때론 역동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곁에서 친구가 되어 주고 싶은 심정으로... 

끝까지 이방인이라 자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자신이 있는가에 되물음에 답변이 늦춰지는 망설임과 함께... 

난 주변에 실체가 없는 것들에 둘러싸여 있지 않고 구체적이며 실질적인 삶을 고향 땅에서 이방인들에 비해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인지... 

별의별 생각을 풍부하게 해 본다. 


일고 나면 생각이 많아지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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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다커
앨리스 피니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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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다커 


#앨리스파니 #밝은세상 #장편소설 #데이지다커 #이민희 


학창 시절 과학 실험을 할 때 실험의 조건을 갖추던 것이 생각났다. 

온도는 얼마로, 습도 역시 얼마로 조건과 일치시키고... 진공상태를 가정해서 설정하기도 하고... 


뜬금없이 실험 전 조건을 맞추는 상황을 이야기한 것은 '시글라스'라는 장소의 설정 때문이다. 

간조와 만조 시간에 맞춰 세상과 연결되기도 하고 단절되기도 하는 곳 

유일한 통로가 있어 그곳으로만 세상과 이어지고 소통하며 만조 때는 들어올 수도 나갈 수도 없는 장소,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보호받고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곳이지만 누군가에겐 답답하고 구속되는 듯한 느낌도 줄 수 있는 장소 시글라스. 


작가는 혹시 책을 마지막 부분에서부터 적지 않았나 싶다. 

이 기록에 가족들을 죽인 누군가가 누구다!라고 남겨두기 싫어서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짝 언급을 해본다면 작가님은 처음부터 여러 인물 중에 가해자와 피해자를 어떻게 할까?를 고민했다기보다 인물 설정 처음부터 살인을 한 사람을 이야기의 피라미드 맨 꼭대기에 두고 나무가 뿌리를 뻗어내듯 사건과 이야기 구성을 했을 듯하다. 빈틈없이... 말이다. 

작가가 이렇게 구성한 책을 우리는 처음부터 읽는다면 끝까지 누가 이런 일을 계획하고 실행했는지 알 수가 없다. 왜 나면 뿌리의 끝에서 지면을 뚫고 나무줄기로 가고 있노라면 저쪽 또 하나의 뿌리줄기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동시에 올라오고 있고 또 옆에서 올라오고... 


비디오테이프가 시글라스 집에 수많은 시계의 종소리에 맞춰 하나씩 재생되는 것처럼 그렇게 조금의 시간 차를 두고 과거의 이야기 하나가 밝혀지고 다시 또 하나의 이야기가 밝혀지고 하나의 이야기에 등장인물이 주연이었다가 조연이었다가 거짓말쟁이 가해자였다가 피해자였다가 얽히고설킨 이야기들이 다 모아져야만 그나마 누구라고 의심이라도 해볼 수 있는... 


살아남아 있다는 사실로 살인자로 의심받는 그런 막바지 상황까지 이야기는 끝까지 긴장감 있게 독자들을 몰고 간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수술 한 번 더 하면 완치도 가능하고 생명 연장의 기회가 주어지는데 왜 엄마는 숨겼을까? 

그리고 크고 작은 모든 일에 늘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지는 않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내가 할머니였다면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았을까? 싶은 생각이 가장 컸고, 각자 다 자기만의 슬픔과 억울함을 갖고 살았을 테지만 행복함보다 상대적인 박탈, 고통, 괴로움이 가득했던 다커 가문의 사람들과 그 가문사람들과 인연이 맺어져 이 소설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코너의 운명도... 참 기구하다고 느꼈다. 


기구한 운명이어서 이런 결말을 맺은 것인지... 

기구한 운명조차도 이들이 지닌 본성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된 것인지... 

그저 무엇이 되었든 같은 결말이 참 두렵다고 생각했다. 


바다로 둘러싸여 한번 이곳에 들어온 순간부터 다시 썰물이 되어 나갈 수 있는 시간까지 아무도 나갈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수많은 시계가 한 시간씩 지났음을 알릴 때마다 벌어지는 사건들.... 가족 그 누구도~ 할머니의 생일 축하를 위해 모였으나 생일을 축하하는 사람, 생일을 맞은 사람 단 한 명도 행복할 수 없는 시간을 보내는 짧은 순간의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과거부터 켜켜이 쌓인 이야기들이 비디어 테이프로 재생되며 사람들의 기억과 비밀을 떠올려 새로운 공포에 이유를 설명하고 나름대로 정한 심판을 진행하는 책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재밌다.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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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홈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6
진저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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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홈 


#빅홈 #진저 #장편소설 #미래인 #청소년소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의 종말은 어떠한 모습으로 올까? 

세상의 종말은 언제? 어떤 속도로 내게 다가올지 모르겠다. 


요즘 주가로 말한다면 나름 경제적 상황은 활기를 띠고 있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갈 즈음 혼란을 틈타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소수의 잘못된 선택에 따라 사람들은 또 한 번 크게 실망하고 있다. 그저 단 이틀 사이에 심각하게 말이다. 그들만의 갈등과 자존심 싸움에 따른 선택으로 일부 낙관을 하고 여유를 찾아가던 일상은 다시 불안하게 되었고 이 선택으로 아무 상관없어야 할 초등학교 학생들 16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소식에 참담한 오만가지 생각이 든다. 


소설은 허구다. 

그렇지 않나? 소설은 허구이기에 그 어떤 속상하고 슬픈 이야기라도 잠시 마지막 책장을 덮고 차 한잔하고 날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금세 우울했던 기분을 회복할 수 있지만 자꾸 현실이 소설의 허구와 비슷해져 가는 이런 반복적인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언론을 통해 목도하게 된다면.... 

곧 소설 속 허구는 어느새 아주 빠른 속도로 내게 다가와있을지도... 


방사능 유출, 피폭, 그리고 대를 이어 계속되는 피해 사례 


그에 대한 대책은 그저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가두고 등급을 매겨 격리하는 식의 무자비함 만이 존재하는 세상이 기록되고 있다. 

단순하다. 그저 1층엔 남자, 2층엔 여자 어느 빅 홈에는 경증, 다른 빅 홈에는 중증, 사망하면 태워 재로 만들어 사라지고 그저 하늘과 땅을 녹색으로 만들며 무언가 하고 있다는 표를 내기만 하는 세상 

이걸 몰랐을까? 

알고도 모른 척 한 건 아니고? 

이렇게 되기까지 수많은 과학자, 기술자 그리고 글로 예견한 소설가들까지 한 목소리로 경고한 이 상황을 멀지 않은 미래에 다녀와서 보고 온 사실인 양 글로 쓰여 있다.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고 뒤로 갈수록 긴장은 불안을 몰고 온다.


담을 넘어 전력질주하여 그렇게 가족을 찾아가는 용기 있는 소년, 소녀의 이야기에서 희망을 찾아볼 수 있으나 이 도주의 끝에 과연 희망이 있을지, 이들과 같은 마음으로 시위를 하고 있는 시민들의 시위는 과연 성공할 것인지에 대한 답이 긍정적이지 않을까 또 불안하다. 

그저 처음부터 헤이 남매가 헤어지지 않을 상황이었어야 하지 않나! 내내 그 생각이다. 

피폭에 따른 피해로 누나가 동생을 알아볼 수 없는 그 상황, 결국 바로 앞에서 죽는 순간까지도 그 사실을 모르는 이야기 속에서 사실 그 뒤 이야기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몰입되고 참담한 심정이 된다. 


먹먹해지는 결말을 맞이하면서 지금도 늦지 않았음을 인식하고 뭔가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아직 한낮의 하늘이 짙은 녹색이 아니라 파랗고 맑은 하늘에 예쁜 하얀 구름이 보이는 지금 하늘 아래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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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불안하기 때문이야 특서 청소년문학 46
임지형 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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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불안하기 때문이다 

_불안한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청소년의 오늘을 그린 네 편의 이야기 


#임지형 #장강명 #정명섭 #김민성 #특별한서재 


이 책을 대표할 수 있는 문장을 먼저 기록해보고자 한다. 


'아이들이 느끼는 불안은 사실 부모와 사회에서부터 비롯됩니다.' 

'왜 열아홉 살에 그런 선택을 하게 한 거야? 너무 이른 나이 아니야? 마흔 살이나 쉰 살에 선택하게 만들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뒤표지에 적힌 문장은 작가님과 출판사 마케터님 모두가 추천하는 이 책의 한 줄평~같은 것 아닌가 싶어서 역시 옮겨본다. 


'그 말이 맞나 봐, 별은 어두울수록 더 밝게 빛난다는 말' 

'약속해 줘. 그 어느 때라도 네가 널 지키겠다고._임지형, 손목 위의 별' 

'인간성이 뭔데? 좋은 삶은 뭐고 좋은 사회는 뭔데? 그런 건 다수결로 정하는 건가?_장강명, 졸업식' 

'이제 불안을 떨쳐 보리고 다 함께 즐깁시다! 다 함께 즐길 준비되었나요?_정명섭, 축하 공연' 

'그냥 버티는 거야. 어제의 나보다 오늘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면 충분한 거야._김민성, 안전지대' 


이 책의 화두는 '불안'이다. 

불안을 소재로 여러 작가들이 쓴 단편을 모아서 만든 엔솔러지 형식으로 세상에 나온 책이다. 


과거의 사건이 불안을 야기하기도 하고 

미래에 선택해야 하는 순간과 그 선택에 따른 삶이 주는 불안에 대한 이야기 

본인 스스로를 왕따라고 생각하며 불안해하다가 그 불안을 분노로 폭발시켜 여러 사람들에게 커다란 피해를 줄 뻔한 이야기 

스트레스성 폭력 사건이라 불리며 경시되던 사건들이 점점 심해지며(아주 사소한 자극에 대한 필요 이상의 공격성이 터져 나오는 것), 전염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불안에 빠진 사람들과 그 반대되는 안전지대로 향하는 여정에 관한 이야기가 책에 실려 있다. 


불안을 사전에서 어떻게 정의 내리고 있는가 검색해보고 싶어졌다. 

'위험, 스트레스, 혹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느끼는 막연한 두려움, 걱정, 초조함 등의 불쾌한 심리 상태를 뜻한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막연한'이란 단어는 불안이 공포와 달리 대상이 뚜렷하지 않음을..


일상적인 불안은 자연스럽지만 과도하거나 장기간 지속되어 일상생활이 힘들 경우 불안장애로 분류되기도 한다고 답변이 나온다. 물론 순기능으로 생존에 필요한 위험 감지 및 대비 기능을 한다는 언급도 같이 말이다. 


이 책에서는 불안의 병적 상황 및 불안이 주는 불쾌함 등을 주로 말하는 것 같아도 중간중간 순기능의 역할 역시 표현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불안을 스스로 조절할 줄 알며 이를 생존의 전략으로 활용하는 사람들과 불안에 둘러 싸여 겁을 먹고 뚜렷하지 않고, 구체적이지 않은 막연한 실체 없음에 계속적인 불쾌감을 느끼며 공포에 떠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주인공들이 등장하며 다양한 불안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인간은 존재와 비존재의 불일치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는데 이러한 모순을 하나의 의식 속에 통일시키려는 노력 속에서 인간이 자신의 실존에 불성실한 존재로 살아갈 때 불안이 발생한다고 본다는 철학적 정의를 네 편의 소설에서 적용하며 해당 사례를 모두 찾아낼 수 있을 듯하다. 과거의 사건, 미래의 모호함, 자기 자신에 대한 자존감과 자기 존중의 부족 그리고 그 불안이 분노가 되는 과정, 자신과 동행을 지켜내려는 불안과 남을 자신과 묶어 같은 위험 속에 빠지게 만드는 불안까지 다양한 불안이 이야기 소재가 되어 펼쳐진다. 그중 특히 청소년들이 한 번쯤은 해보았을 만한 불안에 대한 이야기로 청소년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을 한번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 불안으로부터 지켜주고 안정감과 편안함을 주어야 할 책임이 있는 자리에 있는 어른인 나는 어떻게 그 불안을 줄이며, 이겨내도록 도울 수 있는지, 그리고 나 역시 시달리고 있는 과한 불안과 분노가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에 대해 성찰해 보는 시간을 갖게 해주는 이야기를 네 분의 작가님들 덕분에 접하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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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단단하게, 법정의 말 - 내려놓음의 마음 공부 고요하고 단단하게
권민수 엮음 / 리텍콘텐츠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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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게 단단하게, 법정의 말 

#법정 #리텍콘텐츠 #고요하게단단하게_법정의말 #RITEC_CONTENTS #권민수 


갑자기 궁금해졌다. 

또렷하지 않은 기억으로 법정 스님은 입적하시면서 유언으로 자신의 책을 더는 세상에 출판하지 말라고 부탁하셨다 들었다. 

‘내 이름으로 책 내지 말라’고 했고 이유는 “그동안 풀어 논 말 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으려 하니 부디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 주십시오”라고 밝혔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때가 나도 기억나는 것이 그 이야기를 듣고 내 책장에 법정 스님 책 '무소유'가 어디 있지? 찾아 잘 보관해 놓아야겠다. 부산을 떨었던 기억이 난다. 


헌데 이 책은 어떻게 나왔을까? 


검색을 해보니 다음과 같은 기사를 찾을 수 있었다. 

'스님의 가르침이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필요하다는 공감대와 저작권 상속인인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의 결정'이란 기사 언급이 있었고 재구성하는 식으로의 출판이 다시 이루어지는 분위기인 듯하다. 

출판되지 않은 스님의 원고가 정리되어 제자로부터 책으로 우리가 가르침을 다시 얻을 수 있는 기회와 더불어 이번 저자의 책은 기존에 스님의 책과 법회에서의 말씀을 PART1~7까지 각각의 주제로 분류하여 내려놓음의 마음공부라는 큰 주제에 맞춰 채워져 있다. 


필사책이 아님에도 저절로 필사를 하게 되는 책이라고 말해두고 싶다. 

비우고, 내려놓고, 가볍게 하고, 다정하고, 용서하고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셨던 그 가르침을 이야기해 주며 하단에 다른 책에서는 각주에서나 볼 수 있는 작은 글씨체로 우리의 고민들로 독자와 함께 스님의 가르침에 대해 함께 성찰하자는 구성이 돋보인다. 


나는 어떻게 가벼워질 수 있을까?_비움과 자유 

불안은 왜 자꾸 올라올까?_두려움과 신뢰 

일은 삶을 어떻게 바꿀까?_일, 돈, 시간 

관계는 왜 어려울까?_가족, 사랑, 갈등 

슬픔은 어떻게 치유될까?_상실, 병, 죽음 

자연은 왜 스승일까?_숲, 바람, 침묵 

어떻게 계속 걸을까?_단련과 실천


총 7개의 PART로 되어 있고 스님의 가르침과 그 출처, 그리고 저자의 보태는 글과 위에 언급했던 우리들의 고민들 한 줄 까지 본인의 책에 대해 절판을 유언으로 남긴 사실을 잘 알고 계시 듯 스님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으려는 듯 책을 쓰고 구성하여 표현함에 있어 최선을 다한 애씀이 곳곳에 보이고 느껴진다. 


책 내용 중 하나를 사례로 옮겨본다. 


045 내가 뿌린 말, 내가 걷는 내일 

"남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은 결과적으로 나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과 같습니다. 세상에 우연히 일어나는 일은 없습니다. 내가 심어서 내가 거둡니다." 

_'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2001년 11월 4일 뉴욕 불광사 초청법회) 

이렇게 스님의 가르침과 출처가 언급되고 저자 나름의 해석과 보탬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의 고민들 '감정이 앞서면 그 순간, 내가 던진 한마디가 타인에게 어떤 상처를 줬을까?' 


이렇게 245개의 가르침을 읽고 성찰하면서 자신의 마음에 심는 시도를 해나갈 수 있다. 


'내 하루를 그 일에 내주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용서하고 화해와는 별개로 단호해져야 합니다.' 

'외로움은 누가 나를 채워주길 바라는~, 고독은 나만의 속도를 찾는 연습~' 

'사는 것도 내일이고, 죽는 것도 내일이다. 살아 있는 동안은 전력을 기울여 뻐근하게 살아야 하고~' 

'따뜻함은 성격이 아니라 습관이다.' 

'모든 파도는 내 바다에서 일어난다.' 

'타인의 고단함을 내일처럼 짐작해 보고, 무심히 스치는 풍경 앞에서도 한번쯤 멈춰 설 줄 아는 예민한 감각입니다.~잠시 머뭇거리는 감각, 누구를 소외시켜야 하는 선택, 상처가 되는 표현 앞에서...' 

'마음은 빨리 얻고 쉽게 버리는 속도에 지쳐있다.' 

'하루를 산다는 건 우리에게 주어진 목숨의 신비가 닳아 간다는 것이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다 한 목숨이라는 우주 생명의 원리를 믿고 의지하라' 

'서로의 오늘을 받쳐주는 일 누군가의 진심이 내 불안을 덮고, 내 작은 배려가 또 다른 마음을 살립니다.' 


책 속에 보물 같은 문장이 이처럼 가득한 책을 읽고 난 뒤 쓰는 서평은 어쩔 수 없다. 그저 읽으면서 필사하고 다시 기록하며 도 읽고 되뇌이고 내 마음에 심겨질때까지 옮기는 것이 최선의 서평인 것을...어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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