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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로 팔을 만든 사나이
데이비드 아길라.페란 아길라 지음, 성수지 옮김 / 크루 / 2025년 8월
평점 :
레고로 팔을 만든 사나이
#크루 #데이비드아길라 #페란아길라 #성수지
제목에 '레고'가 들어가 있다.
표지는...'레고'와 '팔'은 레고를 떠올릴 수 있는 빨강, 노랑, 파란색으로 표현되어 있고 나머지는 회색으로, 그리고 자음과 모음 중 일부를 역시 레고 블럭을 그린 디자인이다.
'레고' 아이들이 꼭 한 번은 만들어보고 싶어 하는 그런 장난감? 아닌가? 그런데 그 '레고'로 팔을 만들었다?
이 책에 눈길이 가는 가장 첫 번째 매력적 요소가 아닌가 개인적으로 생각해 본다.
그 매력이 한껏 담겨야 할 표지는 어떠해야 할까?
음...
아마 개인적인 생각과는 조금 다른 표지 디자인이다. 그래서 살짝 표지 디자인이 아쉽다고 생각한 것 같다.
무언가 덜 표현한? 표현을 숨긴? 표현에 주저한 거 아닌가?
조금 더 입체적인 모습의 레고 블럭이 모아져 있는 그림? 사진? 아니면 주인공이 레고로 만들어진 mk-5 의수를 직접 착용하고 있는, 아니면 레고나 나사를 방문했던 사진을 왜 안 했을까?
헌데 이 생각은 책을 읽고 나서 바로 잊혔다.
이 책은 그저 "레고로 팔을 만든 한 팔 없는 청년이 있어요."라는 단순한 사실만 전달하는 책이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제목에 레고 블럭으로 만든 의수 사진이 떡 하니 주인공 사진과 함께 내보였다면 사람들은 아마 이 책을 호기심에 접근했을 수는 있지만 작가가 아버지와 길을 걸으며 몇 초 뒤에 자신을 돌아볼 것인지 아닌지를 내기하는 장면처럼 그냥 그 사실이 가장 궁금한 사람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는 것과 같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기 장면에서 아빠와 데이비드의 대화만 일부 옮겨본다.
"저 여자가 다시 뒤돌아볼 것 같니?"
"누구요?"
"어떨 것 같니? 돌아볼 거라고 생각해?"
"네"
"아빠, 지금이에요."
"그것 봐."
이들은 이런 상황에 맞닥뜨리면 롬페쿠에요!라고 말한다.
즉 사람들이 데이비드를 쳐다보고 지나가는 것만으로는 모자랐는지 데이비드를 지나치고서도 다시 뒤돌아보기 위해 고개를 돌렸는지 맞추는 게임이다.
"저 아이 망코야. 불쌍해라, 손이 하나밖에 없어."
갑자기 맹자의 사단 중 측은지심이 생각난다.
AI에게 자세히 그 뜻을 물었다. 답은 아래와 같다.
'측은지심(惻隱之心)은 남의 불행을 보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을 뜻하는 고사성어입니다. 맹자가 제시한 '사단(四端)' 중 하나이며, 어짊(仁)의 근본이 되는 타고난 도덕적 마음입니다. 곤경에 처한 사람을 보고 연민을 느끼는 마음을 표현할 때 사용됩니다.'
남의 불행을 '보고'... '보고'라는 단어에 또 눈길이 멈춘다.
여기서도 보는구나. 사실 너무 억지를 부리나? 안 보면 모를 테고... 측은지심은 말 그대로 안쓰럽게 여기는 마음이지 이게 데이비드와 아빠의 '롬페쿠' 상황은 아닌데 말이다.
그래도 느껴본다.
측은지심은 내 마음에 드는 착한 마음이지만 그 측은지심은 상대에게 불편함이 될 수 있다는...
그의 인생을 그의 삶을 불행하다. 가엾다. 책 속에서는 '남보다 좀 더 노력해도 모자랄 판에...'라고 선생님에게 핀잔을 듣는, 이렇게 내 마음대로 가치를 매기고 판단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을...
데이비드는 책 앞에 말해두고 있다.
'열한 번째 손가락의 부족함을 아무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은 열까지 세겠지만 나는 다섯까지만 센다. 하지만 나는 이걸로 충분하다.'
'팔 하나가 부족하면 어떤 느낌이냐는 질문에 아직도 답을 잘 모르겠다.'
'아버지가 아들과 함께 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던 그 목록은 물론 그 이상의 것을 아버지와 함께 한 사람'
다시 말해 이 책을 읽는다면 레고로 팔을 만들고 레고 본사에서 연락을 받고 그곳을 방문하고 나사를 방문하는 그런 멋진 일들을 단박에 알 수 있는 제목과 표지만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여러 모습의 데이비드를 알 수 있다.
입학식에 많은 친구들을 보고 행복했으나 갑자기 두려움을 느낀 어린 데이비드, 고백을 하고 거절을 당해 슬픔에 빠진 데이비드, 아부엘라의 죽음을 경험한 데이비드, 친구들에 비해 1년을 더 학교에 다녀야 했던 데이비드 그리고 대학 진학을 앞둔 데이비드에 대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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