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하는 생활 - 좋아하는 것을 조금 더 오래 좋아하는 법
모호연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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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하는 생활 

_좋아하는 것을 조금 더 오래 좋아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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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도 

책 표지 디자인도 

한 줄평 같은 부제도 너무 멋진 책이다. 

지나가버린 여름 녹음 같은 연두에 굵은 선으로 쓰이고 그려진 선들이 참 맘에 든다. 

책장에 한 동안 길게 쑤욱 꽂아 놓지 말고 표지가 보이도록 놓아두고 싶다. 

책을 수리하는 경우? 는 없을 테지만 자주 먼지를 털어주고 한쪽 모서리를 접어둔 페이지를 다시 읽으면서 오래오래 조금 더 오래 좋아하고 싶은 책이다. 


책을 읽다 보면 '호더'라는 말이 나온다. 

"나는 어쩌다 호더가 되었을까?"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한다. 

쓸모를 되찾을 가능성이 있는 존재들을 '가능성의 상자'애 쌓아두는 사람, 그리고 쌓아두고 수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물건의 구조, 작동원리에 관심이 많아지고 사소해 보이는 부품이 지닌 기능과 역할이 마음에 새겨지는 행복감을 아는 사람... 단순히 물건을 쌓아두는 사람을 '호더'라고 부르며 편견을 갖기에는... 


'쓸모'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한다. 

사람은 고쳐 쓰는 거 아니라는 말이 뜬금없이 생각난다. 

사실 나도 수리받고 싶다. 

곧 근 1호봉이 되면 호봉에 따라 월급이 인상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저 소득이 줄었다고 하는 말이 아니라 뭔가 국가와 조직이 나에게 더 이상 기대하는 바가 없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말하는 건가? 

'쓸모에 집착하는 사람이 자신의 쓸모를 모르게 되면 깊은 절망에 빠진다.'는 문장은 적고 또 적어보았다. 요즘의 내 이야기인가? 

그 절망은 위험하다. 쓸모를 자기 존재의 이유와 동일시하는 순간.... 무섭다! 

멈춰버린 기대? 더 이상 쓸모없음? 수리받으면 좀 더? 멋지게 말하면 요즘 회복 탄력성 뭐 이런 말일 텐데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쓸모'에 집착하는 작가님이 사는 동안 '나는 쓸모 있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는 것, 많이 공감했던 부분이었다.


킨츠기(금잇기)에 담긴 이야기도 인상 깊다. 

작가님이 수리한 그릇 사진이 한 장이라도 실렸으면 더욱 좋았겠다. 싶은 페이지였다. 

'그릇 수리하는 영역에 감정적으로 이입하는 이유는 인간이 상처를 입고 그것을 이겨내는 과정도 이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한 번이라도 자기 자신을 이어 붙여본 사람은 스스로를 아낄 수 있다. 수리하는 사람은 흠집을 미워하지 않는 법이니까' 


그리고 

이 책을 읽고 갖고 싶은 것이 생겼다. 

이전부터 야광 나침반 키링이 그렇게 갖고 싶은데 일본에 가는 지인들마다 해당 브랜드 그 제품만 품절이라고 안타까운 메시지를 남긴다. 

그냥 지리를 전공해서 나침반이 갖고 싶은 건가? 사실 산속에서 길을 잃을 이유도 없고 운전 중 내비게이션은 큼지막한 나침반을 보여주는데 말이다. 

왜 그렇게 갖고 싶냐고 하면 사실 딱히 답변할 근거가 없었는데 책에서 찾았다.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 


그냥 멋지다고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쓴 작가님도 이 책도 쫌 많이 멋지다. 

시간과 사연이라는 '때'가 탄 물건에 집착하는 사람도, 그 시간도, 그 사연도, 그 물건도 멋지고 그것을 더 오래 좋아하기 위해 수리하고 가능성의 상자에 담아두는 것도 쓰레기라고 부르지 않고 더 이상 짐이라고 부르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품은 자원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다 멋지다고 생각이 든다. 

그렇게 자원순환을 생각하며 지구에 더 쓰레기를 만들어내지 않으려는 가치와 태도 역시 멋지다. 


서평을 급 마무리하기 전에 뒤표지 글은 옮겨놓아야겠다. 


'산다'와 '버린다' 사이에서 발견한 다정하고 경이로운 생활의 방정식. 

좋아하는 방식으로 물건을 쓰고 낡으면 고쳐가며 오래 곁에 둔다. 

아무리 아름다운 새것도 누군가의 소유가 되는 순간부터 헌것이 되는 운명을 피하지 못한다. 그러니 새것과 헌것이라는 단순한 구분은 나에게 큰 의미가 없다.~물건을 오래 사용한다는 것은 물건의 생애를 늘리는 일인 동시에 나의 시간을 그것에 남기는 일이기도 하다. 


멋지다! 그저 멋지다! 따라 해야지~라고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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