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읽는 힘, 사기열전 - 2천 년 전 고전에서 배우는 70가지 인생 수업
김태현 지음, 사마천 원작 / 리텍콘텐츠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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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읽는 책 

사기열전 


#사기열전 #사마천 #김태현 #리텍콘텐츠 #역사 


요즘 고등학교 고3 교실은 면접 준비로 한창이다. 

물론 학교마다 정시 분위기, 수시에서도 면접을 요즘 선호하지 않는 학생들 분위기를 타고 있는 학교 등 다양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면접을 대학별 고사로 보는 학교를 지원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참 다양한 문제가 나온다. 

예전엔 있었던 자기소개서가 사라지면서 대교협 공통 문항은 그대로 면접 문제가 되었고, 급속도로 변하는 사회에 어찌 대처할 것인지를 묻기도 하고, 최신의 트렌드를 묻는 것은 무조건 예상 답변을 준비해야 한다.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인성을 나눠 배점이 상이하다는 것도 알아야 하고... 사실 같이 준비해주다 보면 학생들이 왜 기피하는지도 알겠고, 이렇게라도 사회 나가기 전 쓰고 말하는 연습이라도 된다고 생각하면 힘들어도 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 만감이 교차한다. 

뜬금없이 면접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은 사실 가끔 '롤모델'을 묻는 질문이 생각나서이다. 

농담으로 우리 반 아이들에게는 "제 롤모델은 담임 선생님입니다!"라고 말해주라. 농담도 하긴 하지만 그 말이 끝나자마자 얼굴이 벌게지는 건 진짜 진짜 부끄럽기 때문이겠지. 내 삶이.. 누군가의 롤모델이기에는 말이다. 


사기열전 


수많은 사람들이 나온다. 

누구는 본받고 싶고 누구는 닮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램프의 요정이 나와서 다음 생에는 어떤 삶을, 누구와 같은 삶을 살고 싶은지 소원으로 말하면 들어주겠다!라고 한다면 난 누구처럼 산다고 해야 하나? 

생각을 해본다. 

정말 뛰어난 사람들도 나오고, 그 시대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도 있고, 그렇지만 과정이 순탄한 사람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난 그릇이 작아서 아무리 높은 성취를 이루었다 하더라도 그 과정이 너무 힘들면 조용히 그 삶은 거절하고 싶다. 


그래서... 


누가 부러운가? 누구를 롤 모델로 삼을만한가? 


최고의 자리에 오른 항우? 유방? 

가만 항우보다는 유방? 

그런데 갑자기 생각이 난다.

팽성 패배 후 항우의 추격을 받던 유방이 마차의 속도를 높여 도망치기 위해 어린 자식들을 마차 밖으로 밀어내거나 던졌다고 한다. 하지만 마차를 몰던 태복 지위에 있던 하후영이 급히 마차를 멈추거나 내려 아이들을 다시 태우기를 반복하며 목숨을 구했고, 이를 두고 화를 내는 유방을 끝까지 설득했다는 글이 생각난다. 어린 자식을 던지는 그 마음도 공감되지만 그 장면이 계속 리플레이되는 듯하면서 유방은 별로... 

지위의 고하에 상관없이 이 순간은 누가 더 인성과 사람됨이 나은지 알 수 있지 않나? 

그 자식들은 나중에 아버지를 어찌 기억할지... 

유방이 훌륭한 군주였다고는 하나 선비를 싫어하는 것도 잘 알겠으나 그 싫어하는 티를 내는 모습들이 계속 언급되는 것으로도 난 아무래도 그의 삶으로 내가 다시 사는 것은 별로인 듯하다. 아무리 그래도 관에 오줌을 누다니... 


그럼 누구~ 

잘 알려진 백이와 숙제? 

왕의 자리를 놓고 늘 피 터지게 싸우는 이야기만 가득하다가 백이와 숙제와 같이 서로 양보하며 서로 야반도주를 하는 이야기는 오히려 생소하다. 그만큼 왕위를 서로 양보하는 겸양과 청렴함. 그리고 신하가 임금을 치는 것은 불효이자 불충이라며 그 앞에 당당하게 나선 기개, 부조리에 맞선 의리를 생각하면 참 곧은 삶을 살았다. 싶다. 그렇지만 이런 주나라의 곡식을 먹을 수 없다. 는 그 큰 결심에서 난.... 음.... 고사리만 캐서 먹었다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 그 정도는 되어야 하는 일인데 난? 자꾸 위축된다. 


노중련처럼 말년에 모든 지위와 재물을 물리치고 은거할 것인지, 추양처럼 시기와 질투가 가득한 곳에서 끝까지 의지를 펼칠 것인지 두 인물 사이에서의 선택도 "나라면?"이라는 질문을 던져 놓고 고민스럽다. 

관중을 평생 후원해 준 포숙아, 마부조차도 변화시키는 안영의 존경받는 삶도 부럽다. 이에 관중은 군주의 욕망을 꿰뚫어 패업을 이끄는 것으로 보답한다. 


죽은 말 뼈를 사서 원하던 명마를 얻도록 조언하는 곽와같은 인재부터 되고 나서 고민해야겠지?라고 서둘러 이 상상을 마무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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