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누군가를 돌볼 수 있을까? - 청소년을 위한 첫 돌봄 수업 ㅣ 사계절 1318 교양문고
최유나 외 지음 / 사계절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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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누군가를 돌볼 수 있을까? 


#사계절 #최유나 #조기현 #이해령 #오현아 


'청소년을 위한 첫 돌봄 수업'으로 소개되고 있다. 

기꺼이 돌보고 돌봄 받는 '돌봄 시민'이 되기 위한 안내서이며, 사회복지학 연구자, 돌봄 활동가, 의료사회 복지사, 미술치료사인 네 저자가 책을 통해 따뜻한 위로를 전하기도 하고 타인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갈 힘을 기를 수 있는 이야기를 해준다.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해두고 싶다. 

오늘 아침만 해도.. 다리가 부은 어머니에게 툴툴대며 하루를 시작하였다. 

오늘이 어제가 공휴일이었던 토요일이라서 진료를 하는지 안 하는지 미리 알아보지 못했고, 워낙 진료받는 환자가 많아서 예약도 못한 상태에서 일단 가야 하는 상황에 살짝 짜증이 낫고, 곧 예약일에 대학병원 가서 진료받을 텐데 굳이 한의원을 가느냐고 핀잔을 하는 또 한 분의 어르신을 말리는 일도 해야 하고... 

그냥 가족들 사이에 오가는 이런저런 말이고 상황이라고 가벼이 생각하고 넘기려 하지만 가끔 고개가 숙여지고, 한숨이 나오고, 어깨가 쳐진다. 

다녀오면서 다음 주 예약된 병원 진료에서 의사 선생님은 과연 무엇이라고 처방을 내릴지 그 이후 수술은? 약은? 

동생이 가장 걱정하는 집 계단 오르내리는 문제는? 그렇다고 아파트를 구해? 지하방은 답답해서 싫다고 하시고... 부모님의 간병도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서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결정이 어렵고 선택에 혼선을 빚기도 한다. 


그냥 이렇게 길게 주절주절 적어 내려 가는 걸 보면 '돌봄'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내가 하고 싶은 모양이다. 

헌데 더 중증의 부모님을 간병하며 정서적 지지와 경제적 지지까지 해내야 하는 영 케어러의 입장이라면... 난 오십이 넘었지 않은가? 직장을 다니고 있고, 시간적 여유가 존재하며 적어도 몇 년 간 간병에 필요한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인데도 그저 힘들다.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깃드는데... 


자신이 하고 싶은 꿈, 아니 그저 일상의 생활 유지마저도 고민해야 하는 상황 속 영 케어러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공감해 본다고 고백한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 중에 영 케어러는 이전에도 있었고 올해도 있다. 

과연 난 그들에게 무지한 실수를 저지르지는 않았는지, 혹시 그들이 건네는 신호를 눈치 재지 못했는지, 아무런 도움도 요청하지 않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이야기해 줄 만한 '돌봄 시민'의 역량을 갖추었는지.... 

책을 읽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공기처럼 순환되는 돌봄'의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우리의 삶 전 과정에서 다양한 맥락의 취약함을 절대 피할 수 없다는 것! 자신의 취약함을 받아들이고 주변 사람들의 취약함을 살피면서 적절한 도움을 주는 삶이어야 한다는 교훈을 이제야 알다니... 


돌봄은 그저 타인에게 베푸는 선행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지지해 주는 행위입니다. 

돌봄은 어머니가, 또는 자식이... 의무로서, '효'로서 그저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이고 그것을 안 하고 회피하는 것에 대한 자책, 후회, 피로와 우울감이 오기에 절대 중단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 누가 되었든 절대 혼자서 감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래서 돌봄을 모두가 할만한 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것을 이제야... 


실수나 일시적 좌절을 치명적인 존재의 결함으로 자기 비판하는 사회, 꽤나 괜찮은 노동자가 되기 위해 돌봄을 등한시하는 사회, 돌봄을 받기만 하고 감당하지 않으려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사회를 지양하고 누군가의 취약함에 응답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 즉 상호 의존성을 키우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 우리가 온전히 사회권을 주장하고 국가는 복지로 답해야 한다는 것! 돌봄이 대가와 경쟁으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가치로 여겨져야 한다는 것! 이런 진정한 돌봄의 가치가 살아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 '자기 돌봄'이라는 것! 


옮겨 놓고 싶은 문장이 한둘이 아니다.


내가 잘 알아야 나도 내가 매년 만날 수 있는 영 케어러 일수 있는 내 제자들에게 나 역시 너처럼 돌봄을 하고 있고, 돌봄을 받는 사람임을 인식하고 내가 아는 누군가가 홀로 무너지지 않도록 삶의 무게를 나눌 수 있을 역량을 키워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드는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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