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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페페페
짐리원 지음 / 아작 / 2026년 8월
평점 :
펫페페페
_세계는 끝나기 직전에도 아름답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은 세계를 포기하지 못하게 만드는 오래된 이유다.
"이런 날씨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이상해."
#짐리원 #소설 #아작 #책 추천 #SF소설
뒤 표지에 너무 이 책의 내용이 잘 요약되어 있다.
겨울은 기억 속에서만 내린다.
오래된 아파트에는 투명한 이무기가 산다.
플라스틱을 먹는 오리 그 아이들의 이름은 펫페와 페페
미래인들이 시간을 골라 여행을 온다.
사람들이 살기 위해, 아니 미래에도 있을 권력자들이 살기 위해 사람들의 손과 날개를 자른다.
이런 내용으로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가?
무엇을 살리고
무엇을 보내주며
무엇을 끝까지 기억할 것인지를 오히려 묻는 것인가?
아직 오지 않았지만 곧 길어질 여름, 겨울을 잊을 만큼 길어질 여름이 오는 것을 '변화'라고 말했다가 이제는 '위기'라고 말하는 그 여름이 오기 전, 그 여름을 향한 열 편의 짤막한 이야기가 실려 있는 책이다.
사람들의 상상력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아니 사람들이라기보다는 작가님의 상상력이 되겠지.
그리고 내 상상력에 대해 생각을 바꿔본다.
하루하루 살아 내는 중인데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살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 지를 상상해 본 것은 어떤 계기일까?
출근길 미처 치워지지 않은 허연 쓰레기봉투 안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본 뒤일까?
언론에서 말하는 재난, 재해 때문인가?
얼마 전 네팔의 빙하가 녹은 것이 원인이 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친...
빙하가 녹았다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시커먼 색의 흙탕물과 굳은 시멘트를 부숴버리는 굳기 전 시멘트 같은 그 물줄기 앞에서 무력감이란...
무엇을 보고 이런 상상을 하게 되었을까?
그냥 사는 것은 좀 무의미한 것 같아서 구름 관찰자가 되어 본다고 했다가 파도 관찰자 책도 사보고 곧 여름이 지나가면 사라질 꼬리명주나비를 찾아 영상으로 남겨두려 노력도 해보고 아등바등 살아내는 것 아니라 사는 것 같아 보이려고 노력하지만 오래된 아파트에 사는 이무기가 보이거나 사람들 손목에 날개가 보이지는 않는다.
상상은 오롯이 그 사람의 몫이라서인가 수면에 관한 이야기는 끝까지 잘 모르겠다. 는 생각도 들었다.
철학이나 삶에 대한 성찰이 부족해서인지 어려웠지만 그렇다고 책을 한쪽으로 치워버리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뭔가 심오한 느낌이 들어 책을 더 내 품 안쪽으로 당겨 천천히 읽기도 했다.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는 미래 시간을 살던 사람들이 올림픽 공원에 산책을 하는 이야기였다.
난 어느 시간대를 택할 것이며 그 시간대는 얼마의 가격이 매겨져 있을 것인가?
그 시간에 그 시절을 다시 오기 위해 그 시간에 내 모든 것, 생명과 재산을 걸 수 있을까?
나도 매일같이 야광 머리띠를 할 것인가?
용기를 내어 탈출을 감행할 것인가?
재밌다.
상상은 이런 것이구나.
재밌지만 또 빠르게 우울해지기도 한다.
나한테 아직 닥칠 일이 아니라서 재미있는 것이고 닥칠 수도 있어서 우울해지기도 하는 듯하다.
교과서에서 나오는 그저 이산화 탄소의 양, 해수면의 상승, 국제 협약으로만 말고, 아이들과 누군가 이런 상상을 했더라.라고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나를 마주하는 아이들 중에 나 같지 않고 풍부한 상상을 하고 있거나 바로 발휘할 수 있는 아이가 있을 것 같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하늘을 한번 봐야겠다. 펫페나 페페가 날고 있을지 모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