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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서바이벌 - 올리버쌤 가족의 1,600km 로드무비
올리버 그랜트.정다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26년 8월
평점 :
아메리칸 서바이벌
_올리버샘 가족의 1,6000km 로드무비
#21세기북스 #아메리칸서바이벌 #올리버그랜트 #정다운 #올리버쌤
작가 소개가 필요할 듯하다.
유튜브 채널 '올리버쌤'을 운영하는 이백만 유튜버, 사실 난 ebs 영어 회화 방송 강사님으로 더 잘 알고 있었던...
한국인 아내와 두 딸, 그리고 반려동물과 텍사스에서 거주하다가 이런저런 일을 겪고 미네소타로 이주하는 과정을 이번 책에서 이야기로 풀어냄.
이번에는 눈에 보이는 책 소개를 해볼까.
이 그림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큰 눈에 털모자와 목도리, 눈 내리는 배경, 책을 읽고 나서야 여기는 미네소타이겠구나 싶은데 올리버쌤이 맞겠지? 큰 띠지와도 같은 표지커버를 벗겨내면 사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장면이 표지 그림으로 보인다. 뒤에 트레일러를 매달고 아무 차도 없는 밤도로를 차량 하나가 달리고 있다. 주위에는 전나무 같아 보이는 침엽수가 길게 단일수종으로 눈이 덮여 있고, 그 와중에 계속 눈은 내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뒤 표지 간단한 그림도 참 맘에 든다.
'아메리칸드림의 환상이 깨진 날, 우리는 길을 나서야 했다'라는 문장과 세로줄, 그리고 그 줄 오른편에 트래일러가 매달린 자동차 한 대가 그려져 있다.
왜? 세로줄로 표현했을까? 선은 도로이니까 그저 아무 생각 없었다면 수평으로 긋고 그 위에 차를... 왜 굳이 자동차와 트래일러를 수직으로 세워놓은 이유는?
따져 물어본다.
텍사스에서 미네소타는 북쪽으로 올라가니까?
올라간다. 올라가려는 행위에서 힘겹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렇게 작가님의 여정이 힘들다는 것의 암시인가?
책을 다 읽고 난 뒤 느낌은... 조금 속상하다.
이 문장이 기억난다.
'~몇몇 사람들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저희가 처한 슬픔이나 위기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정치적 댓글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우리에게 대답할 의무라도 있는 것처럼 우리가 어느 쪽 진영인지 날을 세우고 따져 물었습니다.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벼랑 끝에서 간신히 동아줄을 붙잡고 매달려 있는 저희를 향해 "네가 잡고 있는 그 줄이 빨간색이냐, 아니면 파란색이냐"를 깨물었습니다. 저는 그저 내 가족을 살릴 튼튼한 줄이 필요했을 뿐인데 그들에게는 오직 그 줄의 색깔만이 중요해 보였습니다.'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이 부분 말고도 미국에 이미 건너와 미리 정착하신 분들로부터 받은 항의? 와도 같은 말들도 떠오른다. 갈등을 일으키고자 선택한 것이 아니고 그 상황을 글로 적은 것이 아닌 그저 한 가족의 여정을 함께 나누고자 했을 뿐일 텐데... 돌아오는 건 격려와 응원이 아니라 전혀 생각지 못한 날카로운 반응이라면...
글을 적는다는 것은 곧 누군가에게 보일 것이고 평가받을 것이라는 것을 작가님도 잘 알 것이다. 읽는 누군가의 서로 다른 가치판단에 따라 오해를 살 수 있고 글을 적은 의도와 달리 다른 판단에 의해 평가받을 수 있다. 말보다 글이 더 강한 증거가 되기에 더욱 검토하고 검증하고 신중하게 적었을 텐데 어쩔 수 없다는 말로는 치유되지 않는 상처가 되는 반응들이 이 책 곳곳에서 보인다.
한 가정의 단편적인 신변잡기적 이야기라기보다는 한국과 미국의 다르다는 것, 텍사스와 미네소타가 다르다는 것, 텍사스의 이전과 이후가 지금 달라지고 있다는 것, 반려동물과 잦은 이사를 한다는 것, 미국에서의 이주자 가정이 겪는 고민과 힘듦이 무엇인지를 그저 함께 이야기하면서 같이 듣고 읽고 말하고자 했을 뿐일 텐데 우리들 중 일부 누군가의 반응은 뾰족하기만 하다. 아마 그 뾰족함에서 생긴 상처도 함께 말하고자 함이 담겨 있다고 보인다.
완벽하게 비판 없는 세상을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무조건 작가 편을 들자는 것도 아니다.
"나 이렇게 살고 있어요."
들어주면 되고, 듣기 싫다면 자리를 살짝 비우면 될 일 아닌가?
작가의 이야기가 나와 내 지인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을 터이고 그땐 듣기 싫은 소리는 귀중한 조언이 될 텐데...
누가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인가? 그런 고민의 과정을 거쳐 글로 적어 모두에게 보여주었다면 어떤 선한 의지가 있을 터이고 위로와 격려가 필요해서 이지 않았을까?
텍사스의 더위와 가뭄, 미네소타의 눈과 추위, 낯선 곳의 더딘 행정, 의료 시스템보다 더 모진 사람들이 있다.
안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