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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 - 171회 아쿠타가와상 후보작
사카사키 가오루 지음, 원선미 옮김 / 달로와 / 2026년 7월
평점 :
해안가
#사카사키가오루 #원선미 #해안가 #달로와 #소설
이 책이 처음 끌렸던 것은 가짜 버스 정류장이었다.
가라라엔 요양원에 있는 가짜 버스 정류장, 요양원에 가짜 버스 정류장을 만들어 놓은 이유는 책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여긴 내가 있을 곳이 아니야"
"제발 부탁이니까 우리 아들에게 전화 좀 해줘"하면서 떼를 쓰고 투정 부리는 노인을 일단 이 버스 정류장으로 데리고 와서 "영 안 오네요" 같은 말로 달랜 뒤 "오늘은 안 오는 것 같으니까 내일 다시 와요"하고 적당한 시점에 방으로 돌려보낸다. 이렇게 진정을 위한 장소로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사토 씨는 오늘도 두 시 즈음 이곳에 나왔고 무엇을 하냐고 물으면 버스를 기다린다고 대답을 하고 주인공이 퇴근할 시간이 되어도 "좀 더 기다릴래요"라고 하고 기다린다. 계속 기다리고 있다.
기라리엔 요양원의 청소 업무를 맡고 있는 구즈미씨가 주인공이다.
그리고 우간다 이주 여성 마리아 씨가 등장하고 이들은 가라라엔 요양원의 여러 노인들의 숙소와 여기저기를 청소하며 얼마의 일상을 공유하기 시작한다.
크게 변곡점이 없는 이야기가 계속 펼쳐지는데 중간에 개인적으로 나름의 이야기의 여정 속 고비? 살짝 긴장되는 부분이 있다.
마리아의 초대로 커뮤니티 공간에 구즈미씨가 갔을 때 이름을 지어준다는 말에 거절하는 순간이다.
사실 왜 거절했을까? 거절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어느 정도 선 안으로 같이 묶이지 않겠다는 것인가? 이름은 그런 것이니까~.
그리고
'냄새' 이야기로 반 페이지 정도가 할애된 부분을 읽었을 때이다.
'흑인은 땀샘이 아시아인과 조금 달라서 그렇다고 어디에서 읽은 적이 있다. 냄새가 고약하다는 것과는 또 다르다. 향기로운 것도 아니다 그것은 더, 오래된 기억에서 비롯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냄새가 난다. 아시아인과 다르다. 친하게 지내는 듯 하지만 결국 다르다는 것인가?
어떤 새로운 갈등 국면을 예고하는 것인가?
소설의 후반부 사토 씨가 퇴소하면서 마지막 구즈미 씨와 버스를 탔을 때 장면이다.
앞자리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나", 함께 있던 어머니도 "그러네", "무슨 냄새지?" 그리고 조용히 하라는 경고 뒤 남자아이의 말 "근데, 아는 냄새야", "나, 이 냄새 만난 적 있어."
나는 빙그레 웃었다.
사실 이 장면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무슨 냄새일까? 아이는 냄새를 만난 적 있다고? 냄새를 맡은 적이라고 쓰지 않고 작가는 냄새를 만난 적이라고 적었다. 왜 그랬을까?
이 전에 구즈미 씨가 마리아 씨를 편들어 주고 요양원에서 마리아 씨와 추던 춤을 춘 장면과 연결이 되는 것인가?
아니면 마리아 씨가 사토 씨를 가짜 버스 정류장에서 처음 만나 인사를 하고 살짝 등에 손을 댄 던 것처럼 구즈미 씨가 사토 씨가 버스를 타던 순간 했던 행동과 이어지면서 다르다고 앞서 말했던 냄새가 다르지 않게 풍긴다는 것인가? 마리아 씨의 냄새, 구즈미씨의 냄새가 같은... 아니면 사토 씨의 냄새인가? 가짜 버스 정류장에서 배인 냄새는 진짜 버스 정류장에서 나는 냄새와 다르지 않고 연결되었다는 것인가?
"당신들이 아는 마리아는 가짜 마리아다!"라는 말과 가짜 버스 정류장
그리고 진짜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탄 사토 씨와 버스 안에서 만난 진짜 마리아의 냄새
가짜와 진짜, 이주민과 현지인, 남성_쎄보와 여성_냐보 그리고 쎄보가 쎄보루(농땡이 치는 남자?)인 듯 웃었고 규슈의 강한 남존여비 행태는 비웃음을 사고... 작가는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듯하다. 누가 가짜이고 누가 진짜인지... 무엇이 가짜이고 무엇이 진짜인지 굳이 구별하려 드는 것을 경계하는 거도 같다.
'가짜'라는 단어를 갖고 말이다. '냄새'라는 단어를 보태어 말이다.
뒤 표지에 적힌 인용된 본문 중 일부를 옮겨본다.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 여러가지 중 하나는 분명 알듯하다.
'~진짜 버스가 찾아온다면 사토 씨는 그 버스를 타고 어딘가로 멀리 떠나버릴 테니 가짜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가짜에는 가짜의 의미가 있고 긍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