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미스터 타이거 창비청소년문학 148
나혜림 지음 / 창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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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미스터 타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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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대와 같은 세상을 보고 있어요." 

아리따운 목소리의 계손향과 푸른 눈의 노월, 격변의 한양에서 펼쳐지는 애틋한 연애사 


라고 뒤표지에 적혀있고 책을 읽는 중간즈음까지는 '연애 이야기'라고 이미 정해진 사고의 틀 속에서 사고의 확장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 같다. 

그저 이야기를 따라갈 뿐 내가 이 이야기가 어디로 어떻게 뻗어나갈지는 상상하지 않고 읽어 냈던 것 같다. 


하지만 


사실 작가의 의도는 이것뿐은 아니었던 것이 분명하다. 

책을 다 읽은 후 책과 동봉된 작가의 엽서를 다시 읽어보았다. 

서평을 쓰려고 시험이 딱 하루 남은 금요일, 자습하는 아이들 앞에서 서평을 쓰려고 교탁 옆 책상에 앉아서 말이다. 


"선생님 인생이 그렇게 힘든 건가요?" 


작가님 제자들처럼 내 제자들은 아무도 인생의 힘듦을 묻지 않았지만 모두 인생이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아는지 온 힘을 다해 집중해서 문제를 풀고 있는 아이들이 앞에 있다. 물론 아직도 그 힘듦을 모르는지 한쪽 팔을 쭉 뻗고 그 팔 위에 이마를 대고 누워할 것이 없다는 표정으로 누워있는 아이들도 있음이다. 

사범대 진학을 하겠다는 고3 학생이 없다는 사실은 교사의 인생에 대해서는 매일 7시간 이상 봐와서 얼마나 고단한 것인지 잘 알고 있다는 근거인가? 싶다. 


"엄청 힘들다. 그렇지만 또 살아 볼 만하다. 주어진 시간을 있는 힘껏 누려야지." 

작가님이 제자들에게 해준 말이다. 

점심 시장끼에 공중으로 흩어진 대답이었겠으나 결국 이렇게 책 한 권으로 멋들어진 대답을 쉽게 사라지지 않도록 종이에 검은 잉크로 붙잡아 두었다. 

난 이제 책 속에서 연애 이야기 외에도 이 답을 찾아 기록해두고 싶다. 


'혼자였으면 그리 힘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누가 옆에 있어 나와 비교를 시작하는 순간 우리는 무척 힘들어진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


계손향은 엄청 힘들었을 것 같다. 

더 힘들었을 동료, 영월과 같은 동료를 보고 위안을 삼았을 수도 있다. 

물론 만세사건까지 겪은 후 안타까움에 더 힘들었을 수도 있고... 

말도 안 되는 부모의 선택, 한 번도 마음먹어본 적 없지만 같이 태어난 쌍둥이 형제의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 취급 당하고 그렇게 버려지는... 

그래서 어쩌면 혼자 인 것이 나았으리라. 

뜬금없이 갑작스러웠던 친어머니의 방문, 아버지의 병환, 동생이 알린 아버지의 부고 장면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차라리 몰랐으면 어땠을까?' 왜 삶은 계손향을 내버려 두지 않는가?이다. 


노월과의 만남도 그렇다. 

열강의 침략 과정 속에서 여성으로, 그것도 버려진 자식으로, 권력의 구조에서 가장 밑바닥 기생이 되어 살아가는 삶의 고단함은 미루어 짐작하기 어렵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연싸움에서 기억해 낸 그때 그 연처럼... 

꿋꿋하고 곧게 말이다. 개인적인 역경과 시대가 가져온 난관을 이겨나가는 모습 말이다. 

중간 아무 때고 주저앉아 울거나, 쓰러져 모든 걸 내려놓아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고 손가락질받지 않을 그 힘듦을 딱 한번 울었다고 해야 하나? 그 울음도 모든 것을 내려놓는 울음이 아니었으니 그저 슬픔이고 속상함이 터져 나온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인... 


"엄청 힘들다. 그렇지만 또 살아 볼 만하다. 주어진 시간을 있는 힘껏 누려야지." 


성별과 나이에 상관없이 이제 주어진 시간을 누리기 위해 먼 길을 떠나는 레이디 S를 자연스럽게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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