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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의 길
김철순 지음, 김세현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12월
평점 :
사과의 길
#뭉끄6기 #문학동네 #사과의길 #김철순
꽃피던 시절도 태풍 부는 시절도 지나고
드디어 마음도 몸도 무르익은
잘 익은 시절이죠.
어떤 삶이든 좋은 시절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익은 사과를 보며 깨달았죠.
사과 한 개가 나에게 오기까지
사과가 견딘 수고로운 시간들로
이제 사과는 사과 이상의 사과인 거죠.
위 시는 그림이 되고 그림을 배경을 삼는 또 다른 사과 이야기가 되었다.
김세현 님의 그림이 보태어져 작가님의 표현을 그대로 옮긴다면 시를 만나 나비처럼 춤을 춘다고 표현하고 있다.
어린 자식들을 먹이기 위해 어머니가
오랜만에 찾아온 손님을 위해 주인이
늦게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동네 시장에서 검은 봉지에 여러 알을 사 와 교탁에서 껍질을 깎고 머리수대로 조각을 나눠주던 선생님
사과를 깎는 행위에도 웃음이 배어 있다.
내기를 통해 누가 누가 끊어지지 않게 잘 깎는가? 물론 얇게 얇게 말이다. 사과의 살이 껍질에 너무 많이 붙어 깎이지 않게 말이다.
이렇게 나눔의 정과 재미와 웃음이 있는 사과, 그리고 그 사과를 깎는 행위에 우리가 생각할 것이 더 있는 것이다.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책으로 엮은 알랭드 보통의 '일의 기쁨과 슬픔'을 읽고 그 감동을 기록한 적이 있다.
멋들어진 식탁 위 접시에 놓인 참치 스테이크에 관한 이야기였다.
책에서 작가는 우리의 생각을 이끈다.
그 참치가 한 번도 쉬지 않고 꼬리를 흔들며 헤엄쳤을 바다까지 생각하게 만들어가는 여정을 거슬러 가도록 말이다.
배와 어부, 물류센터와 직원들, 식당과 세프들 그리고 그것을 우아하게 나이프와 포크로 먹고 있는 우리
이 여정 속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과 그 행위, 노동이 갖는 지향점은 무엇이고 노동의 가치, 기쁨, 슬픔까지도 생각해 보자고...
생명력을 느끼는 삶을 이야기하며 말이다.
사과, 그 사과의 껍질을 깎는 작은 행위에서 우리는 작은 생명이 만들어지고 그 생명이 우리에게 오는 그 과정을 살피며, 그 과정과 여정을 우리 삶에 빗대어 우리가 우리를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기회를 준다.
멋진 시
멋진 그림
멋진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