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노자, 가파도에 가다 - 비움과 낮춤의 지혜를 배우는 노자 철학 소설 ㅣ 사계절 지식소설 18
김경윤 지음 / 사계절 / 2025년 8월
평점 :
노자, 가파도에 가다
#김경윤 #사계절
여행 관련 책이라면 독자로 하여금 그곳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면 성공이라고 하지 않을까?
소설이라면 나도 주인공과 같은 삶을 한번 살아봤으면 이란 생각이 들었다면 역시 대성공!
'노자'가 부러웠다.
물론 성인의 반열에 오른 대학자 노자 말고, 먹자, 비비자, 숨자에게 먹이를 주는 노자 말이다.
이 책은 나 개인만 놓고 봐서는 작가님은 대성공을 하셨다.
책을 다 읽고 덮은 후 책 표지 앞뒤 그림을 한번 더 살펴보았다.
가파도를 떠나기 전 작가님의 심정 아니었을까?라고 상상해 보면서 말이다.
머무는 것이 아니었기에 떠남도 없다.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잘 모르겠으나 그저 떠나기 전 머물렀던 곳에서 친해진 사람과 함께 식사 같이 한다는 생각처럼 머물렀던 곳에 잠시 내 몸과 맘을 두는 그 행위처럼 책의 구석구석을 만지고 다시 보았다.
본래 한 그림이었던 것이 앞뒤 표지 두 개의 그림처럼 나뉘어 있고, 자전거 대여소에서 선물 받은 자전거, 청보리, 유채, 현무암 돌담, 그리고 나비와 놀고 있는 먹자인지 놀 자인지 달리자인지 모를 고양이 한 마리.. 앗 맞다. 고양이 색을 보면 맞출 수 있는데... ^^
재미있게 잘 읽었다.
책을 읽는 내내 이 책에 잘 머물렀다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완전히 내려놓기 전 가파도에 내가 머문 듯 책에 시선을 머물러보았다.
노자의 은퇴 후 삶은 참 신기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파도에 머물 이유가 생기는 마법 같은 일들이 너무 부러웠다고 할까?
오래 연락이 없던 친구가 불러 시작한 카파도 생활이 한 달 정도 머물다 끝이 날 것이라 예상했던 시간이 1년이 넘고 그저 머물렀다기보다는 살았다~라고 표현하며 가파도 사람이 다 되어버린 그 생활이 참 부러웠다.
매표소, 고양이 도서관에서 다시 티베트로 이어지는 은퇴 후 노년의 과정이 마치 준비성 철저한 MBTI 극 J 성향의 사람이 예비해 놓은 순서대로 착착, 우연을 가장한 무서운 계획 같은 일들이 너무 자연스럽고 흥미롭게 펼쳐지는 그 이야기에 쏙 빠져있었다.
내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무조건 내게 이와 유사한 기회가, 선택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닐진대 말이다.
아무튼 계속 내 은퇴 이후 삶도 이러할 수 있을까? 부러워하며 읽었다. 노자의 가르침은 뒷전인 채로 말이다.
웃긴 것은 노자가 은퇴 전까지 쌓아 올린 노고와 덕, 그리고 노자의 가르침을 공부하며 몸에 밴 지식과 성찰, 아니 노자의 세 가지 보물이라는 검약(검소함)과 자애로움, 그리고 겸양(천하에 앞서려 하지 않음)을 먼저 배우려고 하지 않고 부러워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자의 도덕경을 토대로 이야기하지만 억지스럽게 지식을 주입하고자 강요하지 않고 그저 가파도에서의 삶과 티베트로의 떠남으로 모든 것을 보여준다.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학생들, 주민들, 자연 그리고 고양이에게서 배운 것을 그저 보여준다.
그뿐, 이렇게 책을 채우고 독자에게 보여줄 뿐,
내가 많이 좋아하는 도서관 선생님이 있다.
고양이 도서관 관장님이 주인공인 이 책을 자신 있게 추천해보고 싶다.
난 잘 읽었다고, 그대도 잘 읽을 것 같아 추천한다고...
#도서협찬 #노자 #사뿐사뿐 #도덕경 #노자철학소설 #비움 #낮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