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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틈새 ㅣ 여성 디아스포라 3부작
이금이 지음 / 사계절 / 2025년 8월
평점 :
슬픔의 틈새
#이금이 #사계절
주인공이 누구인가 생각해 본다.
표지에 나온 사람이 당연하겠지.. 싶어 표지에 그려진 그림을 한참 본다.
멀리 눈 덮인 산줄기...
그 앞에 윤슬이 반짝이는 호수가...
이 풍경은 한복을 입고 있는 여성이 손으로 짚고 있는 자작나무 사이로 보인다.
그저 겨울인가? 싶지만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알겠지. 여긴 그 겨울이 우리보다 훨씬 긴 사할린의 어느 지역 모습이란 것을...
그럼 그 여인은 누구인가?
이 책 속 이야기에는 참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조정래 님의 소설 속에서 1200명의 인물들이 창조되어 우리의 험난한 역사를 생생하게 재현해 내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사실 부끄럽게도 태백산맥만 읽었지만 말이다.
어찌 보면 더한 느낌이기도 하다. 이유는 사람은 한 몸인데 그 사람의 한국 이름, 일본 이름 결국 러시아 이름에다가 집에서 부르는 별명까지... 그 모든 것이 그 시대가 만들어낸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작명, 누군가의 출생과 시대적, 사회 변혁과 함께 이름을 짓는 것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다시 주인공 이야기를 꺼내본다.
책을 읽은 사람들은 별다른 이견 없이 주단옥을 주인공으로 꼽을 것이다.
부정할 수 없지만 자꾸 '덕춘', 주단옥의 엄마 이름이 자꾸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모든 이야기에 덕춘을 제외하고 설명을 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덕춘의 죽음이 갑자기 페이지를 넘기며 훅~나타나는 것에 놀라움이 컸던 것이 더욱 그랬던 이유이다.
하지만 그 갑작스럽고 덕춘의 성격이 잘 드러난 조용한 죽음(독자들에게는 놀라운)은 이후 단옥의 행동에 그대로 비친다.
단옥이 그리 행동하는 데 있어 단옥은 늘 덕춘이 살아있다면... 어떤 잔소리를 했을까? 칭찬했을까? 궁금해하며 행동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유가 '엄마잖아~'라는 그런 간단한 답은 아닌 듯하다.
입체적이고 다면적인...
엄마이면서, 같은 피해자이고, 가족이지만 생각이 다르고... 같이 늙고... 단순히 엄마와 딸이라서가 아닌...
이 책은 '여성 디아스포라'라고 표현된다.
#거기내가가면안돼요? #알로하나의엄마들 과 더불어 이 책을 묶어서 말이다.
사실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버샤 와 #어느날난민 과 함께 묶어 학생들과 읽는 활동을 했었는데 이제 알로하, 나의 엄마들로 그 시절 하와이를 생각했다면 이제 슬픔의 틈새로 그 아픈 시절의 사할린을 다녀왔다. 아직 읽지 못한 책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를 읽고 또 한 번 그 시절에 아픔을 공감해보고 싶다.
일제 강점기의 가장 후반부에서부터를 읽었고 사진 신부가 나오는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을 듯하다.
작가의 인터뷰에서 알게 되었다.
'슬픔의 틈새'라는 제목은 '슬픈 틈새의 땅'이라고 불렸다던 사할린이란 장소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그곳에서 강제 징용되어 굴곡진 삶을 산 한인들의 경계인이자 주변인, 소수자로서 틈새 속 삶을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해방 후에도 역시 고국은 그들을 방치했고 일본, 러시아, 북한 다양한 나라 틈새에서 어쩔 줄 몰라했던 사람들... 어느 한쪽으로 가야 하나? 무국적으로 살아야 하나? 고민하는 사람들 이야기이다.
몇 학생들에게 이야기했다.
이 책을 읽은 느낌을 말이다. 그리고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알로하 나의 엄마들을 함께 읽을 학생들 여기 모여라!라고 했다.
마저 읽고 다시 글을 남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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