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마음은 설명되지 않는다 - 우울증 걸린 런던 정신과 의사의 마음 소생 일지
벤지 워터하우스 지음, 김희정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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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마음은 설명되지 않는다 

_우울증 걸린 런던 정신과 의사의 마음 소생 일지 

#김희정 #벤지워터하우스 #어크로스 


이 책의 첫 번째 매력은 표지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청진기를 목에 걸고 하얀 가운을 걸쳤다. 

제목을 먼저 보지 않았어도 의사 선생님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오른손에 약병을 힘없이 쥐고 있다. 아니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 다시 보면 일부러 약을 버리는 행위 일 수도 있다. 

머리, 얼굴 부분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인지 어떤 이유에서인지 붉은 색연필로 낙서를 해놓았다. 마구마구 아기가 벽지에 마음대로 수많은 원을 겹쳐 그린 것처럼 말이다. 아기들은 모르겠지만 어른이 그렸다면 보통 화가 났을 때 하는 낙서이다. 

입이 보이지 않고 말풍선에 글은 없지만 이런 말을 하는 듯하다. 

"나도 아픕니다."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래요. 우울증은 신경 물질만의 문제로 일축하는 건 삶의 복잡성을 과소 평가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는 듯하다. 


환자의 인생 이야기에 말려들지 말라고 배우고 조언을 들었으나, 환자의 진단명에 가려진 복잡한 사연과 상처를 읽기 위해 애쓰고 환자와의 농담을 주고받는 상황이 적혀있는 부분은 이 책의 표지 매력에 또 다른 매력을 보탠다. 


이 책을 좀 더 특별하게 읽는 조언이 있어서 실천해 본다. 


1. 명명할 수 없어 힘겨운 마음이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주로 그런 마음과 마주하나요? 

_많은 직장인들과 같은 상황 아닐까 싶네요. 


'번아웃'이죠. 

이 녀석이 쎄게 오는 순간이 있어요. 면역력이 떨어진 순간 기가 막히게 몸이 아픈 것처럼 무언가 큰 일을 해냈거나 큰 일을 앞두고 있을 때 무언가 마지막 버텨내던 중심이 무너지면서 "나 왜 이렇게 살지?"라고 되묻는 순간이죠. 지금은 좀 괜찮지만 나도 어느 순간 2년 동안 계속되는 인간관계의 실패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과연 어떤 성과를 남기는지 내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답을 잘 찾지 못하면서 스스로 병원을 찾아간 적이 있으니까요. 그때 의사 선생님 말이 기억납니다.


"스스로 찾아온 환자는 빠르게 치유되어 역시 스스로 치료를 멈추는 순간을 알더라고요. 금방 괜찮아지실 겁니다."라는 말이 기억나고 역시나 선생님의 말대로 난 치료와 약처방을 다른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방 멈출 수 있었다. 


2. 유년기의 상처로 성인이 되어서까지 괴로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분에게도 비슷한 상처가 있었나요? 그로 인한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_음 난 없다고 답할래요. 대신 가난했고 어려웠던 형편에 남들과 같은 유년기에 여러 가지 교육적인 서비스를 받지 못한 저에게 미안해하는 부모님들에게 상처가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난 아무렇지 않게, 아무 부족함 없어 보이게, 유년기에 결핍 따위는 지금 생활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듯 연기하며 살죠. 그분들의 책임이 하나도 없어 보이게. 그분들이 절대 자책하며 상처를 스스로 내지 않도록... 


3. 이 책에는 저자뿐만 아니라 정신 질환을 앏는 다양한 환자들의 에피소드도 등장합니다. 가장 인상 깊은 인물은 누구였나요? 그 이야기를 접하며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생각해 봅시다. 

_아무래도 작가인 벤지 아닐까요? 의사이며 환자인 에피소드. 그리고 또 한 사람을 꼽자면 역시 타리크가 아닌가 싶어요. 가장 중요한 친구로 타이슨과 그다음 위스키를 꼽았고, 실제로 타이슨이 세상을 떠난 다음 다리에서 뛰어내렸으니 말이죠. 열심히 술을 끊으려고 노력하는데 사회복지사가 잡아준 새집이 주류판매상 위층이라고 블랙 유머의 대가인 벤지와 농담을 주고받는 타리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벤지는 그 타리크가 다리에서 뛰어내렸을 때 참 적극적이지 않아서 '웃프다'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펼쳐진 것도 책 속에 큰 에피소드이죠. 

조지프가 벤지에게 "농담을 방어기제로 사용하는군요."라고 했던 부분이 기억납니다. 

나도 그러고 싶어요. 

내게 커다란 무언가 무섭게 다가올 때 농담으로... 툭 털 쳐내거나 까짓 거 별거 아닌 듯 받아칠 수 있는... 여유가 부러워서... 


한줄평을 남겨본다. 

"전혀 심각하지 않고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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