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아
김필산 지음 / 허블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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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로피아 


#김필산 #장편소설 #허블 


p277에 아래와 같은 문장이 나온다. 

'이 사람은 시간 열차를 타봤으면서 이 유명한 일화를 대체 왜 모르는 걸까? 이과와 문과가 살아온 경험이 이토록 다른가?' 


김신주 박사와 완서준이 나눈 이야기 중 하나이다. 


이 책은 시간을 넘나 든다. 

어찌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범위 안에 내가 살고 있는 곳을 중심으로 공간을 외연적 확산을 해나가면서 사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지명, 장소, 공간에 대해 무지함을 느낄 때가 많다. 한데 이제 역사와 세대를 넘나드는 시간까지 고려하여 이 책의 무대는 무한정 펼쳐진다. 

거란, 몽골, 요나라가 나오다가 무대는 게르만, 로마, 이슬람의 세력이 만나는 곳으로 옮겨지며 결국에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 시간은 이미 흘러간 과거로서의 시간이 아니라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시간 여행자가 등장하며 그 안에서 다양한 과학적 지식과 정보를 토대로 이야기의 실마리가 풀려간다. 

그래서 위에 언급한 첫 문장.... 이과와 문과 중 하나로 살아온 경험에 따라 이 책 이야기에 대한 관심과 흥미는 첫 시작이 다를 수 있다. 

작가의 말대로 하드 한 SF소설을 쓰고 싶었다는 글을 읽었는데 당대의 지식인을 책으로 만드는 이야기, 시간을 넘나들며 두 개의 서울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을 준비하고 그를 막기 위한 이야기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읽는 이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야기를 구성하고 써 내려간 작가님이 품고 있는 역량이 상당함을 느낄 수 있다. 


세 권의 책 이야기를 해주는 선지자의 말이 이 책을 전체를 삼등분해서 읽어 내려가게 된다. 

그 이야기를 바로 앞에서 듣고 있는 장군이 된 것처럼... 필경사가 된 것처럼 말이다. 


무협 소설을 함께 읽는 듯한 느낌에서 연금술사의 이야기는 고대와 중세 어느 지점의 신비로운 흑마법이 펼쳐지는 듯한 또 다른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훅 현재를 건너뛰고 미래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저 부지런히 공간을 옮겨 다니며 시간이라는 통로를 타고 과거에서 미래로 오고 갈 수 있는 과학 이야기만 나오는 것이 아니고 그 안에서 지금 우리가 살았던 이 땅에 먼저 살았던 사람들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고, 국제 정치, 외교 등에 대한 풍부한 상상력으로 펼쳐지는 현실 같은 가상 이야기를 공감하며 읽게 된다. 

그러지 말자! 안 그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도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남한의 인구 20만을 위해 500만의 북한에서 칩이 이식되지 않은 사람들을 제거해 나가는 작전을 수행해 나가는 몇 사람들의 죄책감 없는 선택과 행동을 읽을 때는 소름이 끼치기도 한다. 전체를 담보로 또는 근거로 자신의 개인적 안위를 챙기면서 수많은 개인 개인이 모인 사회, 국가의 하부 계층과 자신과 다른 상대를 아무렇지 않게 없는 사람들 취급하는 행태가 보이는 부분에서 과학 기술이 발달하고 시간이 한참 흘러 미래가 오더라도 오늘날과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것인가? 적어도 작가님의 생각으로는 말이다.라는 지점에서 쓸쓸하고 속이 상하기도 한다. 


많이 연구하고 준비해서 써 내려간 이야기라는 것이 느껴진다. 

그저 상상만으로 허구만으로 써내려 간 허구가 아니라 아주 세련된 지식과 정보를 밑바탕에 단단하게 깔고 다진 후 이야기를 구성해나가고 있다. 

봉준호 감독님의 이야기를 인용한 사실을 보면 알 수 있다. 얼마나 이 책을 위해 공을 들였을지를... 


'AI가 절대 쓸 수 없는 시나리오를 어떻게 쓸 것인가 매일 고민하고 있다' 


뛰어난 인간이 되는 방법은 예전에 비해 달라진 게 없다. 매일 고민하는 수밖에. 

작가의 책 말미에 적어놓은 끝말이다. 그 고민의 열매가 이 책에 고스란히 주렁주렁 열려 있음을 책을 읽다 보면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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